(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를 꺾고 월드컵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경기장에서 펼쳐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에 휩싸였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1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잉글랜드와의 준결승 승리 직후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관련 현수막을 들고 세리머니를 펼쳤고, 이 행위가 FIFA 규정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서 잉글랜드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단은 결승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지만, 세리머니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논란이 불거졌다.
매체에 따르면 미드필더 조반니 로셀소는 경기 직후 'Las Malvinas son Argentinas(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의 영토다)'라고 스페인어로 적힌 현수막을 들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로셀소는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함께 현수막을 펼쳤고, 잠시 접는 듯했지만 다시 잔디 위에 펼쳐놓으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디 애슬레틱'은 "이 현수막이 처음에는 관중석의 아르헨티나 팬들이 들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FIFA와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정치적 메시지 노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체는 IFAB 경기 규칙을 인용해 "선수 장비에는 정치적·종교적·개인적 구호나 문구, 이미지가 포함되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선수나 팀은 대회 주최 측이나 국가협회, FIFA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FIFA의 경기장 행동강령 역시 정치적 성격의 현수막과 깃발, 전단, 의류 등 각종 물품의 반입과 노출을 금지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이번 현수막이 정치적 표현으로 판단될 경우 FIFA 경기장 행동강령도 함께 위반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짚었다. FIFA는 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에서 포클랜드 제도를 부르는 명칭이다. 포클랜드 제도는 아르헨티나 동쪽 약 480㎞ 해상에 위치한 영국령으로, 양국은 오랜 기간 영유권 분쟁을 이어왔다.
특히 1982년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이 포클랜드를 침공하면서 양국은 전쟁을 치렀고, 약 두 달간 이어진 전쟁 끝에 영국이 승리했다. 당시 민간인 3명과 영국군 255명, 아르헨티나군 649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아르헨티나는 지금도 해당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스페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정상에 오를 경우 브라질(1958·1962년), 이탈리아(1934·1938년)에 이어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한 역대 세 번째 국가가 된다. 대기록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지만, 결승전을 앞두고 정치적 세리머니를 둘러싼 FIFA의 판단에도 시선이 쏠리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