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그토록 나가고 싶었던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된 허경민(KT 위즈). 딸의 생일에 소중한 기억을 남겨줬다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허경민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된 2026 신한 SOL KBO 올스타전에 드림 올스타의 감독 추천선수로 출전했다.
KT에서는 총 4명의 선수가 올스타에 선정됐다. 베스트12에서는 외야수 최원준이 선수단 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뽑혔다. 감독 추천선수로는 내야수 허경민, 투수 전용주와 손동현이 선발됐다.
올스타가 처음인 다른 세 선수와는 달리, 허경민은 '경력자'다. 두산 베어스 시절인 지난 2016년 드림 올스타 3루수 부문 베스트 12에 뽑혔고, 2022년에는 감독 추천선수로 올스타 무대에 섰다. 2025년 KT 이적 후에는 처음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허경민에게 두 가지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26년 올스타전의 개최지인 잠실야구장은 허경민이 두산 시절인 2009년부터 2024년까지 홈으로 사용했던 곳이고, 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본인의 세 차례 올스타전 중 2번이 잠실이었다(2022, 2026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허경민은 "올스타전 행사에 와서 보니 '아, 진짜 이 야구장이 내년에 없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지금보다는 야구장을 허물었을 때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날 것 같긴 하다"고 얘기했다.
정든 곳에서 과거 동료들인 두산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도 반가웠다. 허경민은 "라커룸에서 (정)수빈이와 많은 얘기도 했고, (곽)빈이한테도 '공을 너무 세게 던지는 거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여기에 딸 허서우 양의 6번째 생일도 바로 이날이었다. 당초 올스타전 출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을 때 다른 예약을 잡아놨었던 그는 가족들에게 잘 설명 후 이를 취소하고 올스타전에 초대했다고 한다.
실제로 경기 당일 허경민은 '우리 서우 생일을 많이 축하해주시고, 환호해주시고, 박수도 주시고,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보태주시고, 밀어주시고, 배려해주시고, 두루두루 보살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왔다.
허경민은 "마침 날이 그렇게 됐다"며 "작년에는 생일 때 올스타전에 오지 못하고 가족들과 보냈는데, 올해는 다같이 여기 오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딸의 생일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딸이 야구는 좋아한다"면서도 "이 야구장이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했는데, 아직까지는 어려서 그런지 크게 와닿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허경민은 "잠실은 프로 선수가 되고 나서도 여기서 뛰고 싶던 기억도 있었고,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딸에게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영원한 안녕을 고하게 될 잠실야구장을 대신해 새 야구장이 해당 자리에 지어진다. "그때까지 현역 생활을 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웃은 허경민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구장으로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국제대회도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멋진 야구장으로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게 선수들의 바람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허경민은 올 시즌 51경기에서 타율 0.313(163타수 51안타), 3홈런 26타점 33득점, OPS 0.809의 성적을 거뒀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한 시간도 있었지만, 복귀 후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KT 내야진의 중심이 됐다.
"점수를 주기 많이 아쉽다"고 한 허경민은 "선수라면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어야 의미가 있는데, 빈 시간이 너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젊었을 때보다 지금 더 노력한다고 자부한다"며 "실패도 많고 마음대로 되지는 않지만, 매일매일 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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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