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조별리그 탈락으로 막을 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의 실패를 두고 유력 매체 '디 애슬레틱'이 "기대가 컸던 만큼 큰 실망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특히 매체는 수치 하나를 들어 홍명보호가 참패한 남아공전 압박이 2018 월드컵부터 한국 경기 중 가장 떨어졌음을 알렸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30일(한국시간) '손흥민의 절망부터 감독을 향한 살해 협박까지, 한국의 월드컵 잔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축구가 맞닥뜨린 총체적 위기를 조명했다.
매체는 특히 A조 조별리그 최종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의 0-1 패배를 모든 비극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이례적인 질문까지 나왔다. 취재진은 홍명보 감독에게 "경기 전 집단 식중독이라도 있었던 것이냐. 그렇지 않았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기력이었다"고 물었고, 홍 감독은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런 이유를 핑계로 삼고 싶지 않다"며 "이번 월드컵 세 경기 가운데 가장 나쁜 경기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디 애슬레틱'은 "한국이 체코를 꺾고 멕시코에 아쉽게 패한 뒤 남아공전에서 승리하거나 비기기만 했어도 32강에서 캐나다와 맞붙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아공전 충격패로 조 3위까지 떨어진 한국은 다른 조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고, 결국 경쟁국들이 더 높은 승점과 골득실을 기록하면서 탈락이 확정됐다.
전술적인 문제도 짚었다.
이 대목에서 매체는 "남아공전에서 한국의 PPDA(수비 행동 1회당 허용한 상대 패스 수)가 29.6을 기록해 2018년부터 한국의 월드컵 경기 가운데 가장 높았다"며 "FIFA 랭킹이 35계단(대회 직전 한국 25위, 남아공 60위) 낮은 팀을 상대로 지나치게 소극적인 접근을 했다"고 분석했다.
PPDA가 높을 수록 한 팀이 다른 팀에 비해 물러서 있다는 것을 뜻한다. 남아공전 PPDA 수치가 2018 월드컵부터 한국 경기 중 최다였으니, 역시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4 브라질 월드컵 때의 기록을 홍 감독이 다시 깨트렸다는 뜻이 된다.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수비 위주의 스리백을 섰음에도 전반에만 슈팅을 10개나 허용했다.
매체는 남아공전 손흥민의 선발 제외도 지적했다. 가장 큰 논란이라고도 했다. '디 애슬레틱'은 "한국 A매치 최다 출전 선수이자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벤치에 앉힌 결정이 가장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상대 체력이 떨어진 뒤 손흥민을 활용하려 했다고 설명했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끝내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의 월드컵 미래도 함께 조명했다. 매체는 "2030년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공동 개최 월드컵이 열릴 때 손흥민은 38세가 된다"며 "그가 그 대회까지 뛸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이 대회 전 FIF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가 이후 "마지막이라고 단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바로잡았다고 소개했다.
'디 애슬레틱'은 또한 "손흥민이 이번 대회 세 경기에서 끝내 득점하지 못하면서 월드컵 마지막 골이 2018년 독일전 쐐기골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기 종료 후 멍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걸어 나가는 손흥민의 모습을 언급하며 "이렇게 월드컵을 마무리하는 것은 그에게 매우 씁쓸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대회 종료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글도 소개했다. 손흥민은 "아이들의 꿈이 이뤄지는 무대가 눈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거움과 가슴 아픔을 느꼈다"며 "국민과 축구 팬들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다시 모든 것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디 애슬레틱'은 대표팀을 둘러싼 각종 논란도 함께 전했다. 일부 한국 취재진의 손흥민 병역 관련 발언으로 선수단이 국내 언론 인터뷰를 거부했던 일과 멕시코 훈련장 인근에서 드론이 군에 의해 격추된 사건을 언급한 데 이어 귀국 당시 홍 감독이 온라인 살해 협박 여파로 경호를 받으며 이동했고 공항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주 전 멕시코에서 솜브레로를 쓰고 마리아치 음악 속 환영을 받았던 대표팀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 속에서 월드컵을 마무리했다"고 씁쓸하게 정리했다.
결국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황금세대는 조기 탈락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였고, 한국 축구는 대표팀 안팎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