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독일이 월드컵에서 3회 연속 굴욕을 당했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32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했다.
치욕적인 일이다. 독일은 월드컵 4회 우승을 기록하며, 브라질(5회)에 이어 두 번째로 월드컵 정상에 많이 올랐던 팀이다.
그러나 조별리그 3위로 간신히 32강에 오른 파라과이를 상대로 졸전을 거듭한 끝에 승부차기 3차례 실축면서 일찍 짐을 쌌다.
2014 브라질 대회 우승으로 중흥기를 맞았던 독일은 2018 러시아 대회부터 시작된 조별리그 잔혹사를 맛보면서 휘청였다.
요아힘 뢰브 감독이 2018 러시아 대회 때 멕시코, 대한민국에 패하면서 독일 역사상 최초의 조별리그 탈락이란 불명예에 휩싸이더니 2022 카타르 대회에선 일본에 지고 스페인에도 밀리면서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란 수모를 당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를 끝으로 뢰브 감독이 물러나고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나겔스만 감독 체제에서 강력한 압박과 기동력 있는 공격 축구를 입힌 독일은 슬로바키아에 패하는 일을 겪긴 했으나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무난하게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올랐고, 조별리그에서도 에콰도르에 패했지만, 2승을 먼저 챙겨 E조 1위를 조기에 확정짓고 32강에 올랐다.
반면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에서 힘겹게 6위로 턱걸이해 본선에 올랐고, 본선에서도 미국, 호주에 밀려 D조 3위로 와일드카드를 통해 32강에 올랐다.
레전드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가 대표팀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내부에서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올랜도 힐의 선방 쇼가 나오면서 무려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파라과이는 지난 2010 남아공 대회 때 16강에서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 진출한 뒤 16년 만에 토너먼트에서 승리했다.
독일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나다니엘 브라운, 요나단 타, 안토니오 뤼디거, 요주아 키미히가 수비를 구축했다. 중원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 펠릭스 은메차가 지켰다. 2선에 플로리안 비르츠, 데니스 운다브, 레로이 자네가 포진했다. 최전방에 카이 하베르츠가 출격했다.
파라과이는 4-5-1 전형으로 맞섰다. 올랜도 힐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후니오르 알론소, 호세 카날레, 구스타보 고메스, 후안 호세 카세레스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에 마티아스 갈라르사, 안드레스 쿠바스, 다미안 보바디야가 중심을 잡았고 측면에 훌리오 엔시소, 퇴장 징계에서 돌아온 미구엘 알미론이 나섰다. 최전방에는 가브리엘 아발로스가 나와 득점을 노렸다.
파라과이가 킥오프와 함께 엔시소의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반대편 먼 쪽에서 알론소가 공을 소유한 뒤 왼발 슛을 시도했는데 빗맞으며 노이어 선방이 나왔다.
독일은 전반 6분 박스 오른편에서 운다브가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높이 떴다.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선 헤더 슈팅이 수비에 막힌 뒤, 박스 밖에서 비르츠의 중거리 슛이 나왔다. 하지만 높이 떴다.
계속해서 왼쪽 측면을 노렸지만, 파라과이의 밀집 수비에 고전했다.
파라과이가 오히려 전반 4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넘어온 갈라르사의 크로스를 엔시소가 중앙으로 들어와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독일은 전반 45분 코너킥 상황 이후 박스 밖에서 키미히의 중거리 슛이 나왔지만, 높이 떴다. 추가시간 46분에는 은메차와 키미히의 연속된 슈팅이 나왔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은 파라과이의 리드로 끝났다.
후반 초반에도 엔시소가 번뜩였다. 후반 5분 롱패스를 키미히와 경합하면서 따냈다. 박스 안에서 슛을 했지만, 노이어에 각을 좁히며 나오면서 막혔다.
독일은 계속 하베르츠를 보고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러다가 후반 9분 결국 결실을 맺었다. 왼쪽에서 비르츠가 오른발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하베르츠가 머리를 갖다 대면서 반대편 골망을 흔들었고 결국 균형을 맞췄다.
독일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11분 박스 안에서 레온 고레츠카의 슈팅이 나왔지만, 수비 블락에 막혔다.
하베르츠의 머리가 다시 빛났다. 후반 32분 왼쪽에서 비르츠의 크로스를 하베르츠가 헤더로 연결했다. 그러나 힐의 선방이 나오면서 무위에 그쳤다.
독일은 후반 43분 사네를 빼고 장신의 닉 볼테마데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추가시간 46분 코너킥 기회에서 타의 헤더는 힐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양 팀의 경기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에도 독일은 같은 전략을 고수했다. 계속 높이 싸움을 이어갔지만, 정확도가 부족했다. 연장 전반 6분 프리킥 이후 박스 안에서 볼테마데가 슛을 시도했는데 수비 블락에 막혔다. 핸드볼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장 전반 12분 코너킥이 먼 쪽 포스트로 향했고 타가 돌아 뛰면서 헤더에 성공했다.
그러나 주심이 온필드 모니터를 보러 갔다. VAR 판독 결과 킥이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골키퍼에 파울을 범하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연장 전반 19분 왼쪽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하베르츠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힐이 볼테마데에게 향하기 전에 이를 잡아냈다.
연장 후반에도 독일의 공세가 계속됐다. 연장 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발데마르 안톤의 헤더가 다시 힐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승부차기로 향했다.
독일의 첫 키커 하베르츠가 찬 킥을 힐이 선방했고 파라과이 1번 키커 마우리시오가 성공시키며 파라과이가 앞서갔다. 독일 2번 키미히, 파라과이 2번 고메스 모두 성공했고 3번 키커 무시알라와 갈라르사도 성공해 3-2로 파라과이가 리드했다.
독일 4번 볼테마데의 킥을 힐이 다시 막아내 파라과이가 달아났다. 파라과이 4번 안토니오 사나브리아의 킥이 옆으로 빗나가면서 독일에게 기회가 왔다. 독일 5번 나딤 아미리의 킥이 골망을 흔들었고 파라과이 5번 파비안 발부에나의 킥을 노이어가 막아내면서 이제 서든 데스(한 번의 실패로 승부가 갈리는 제도)로 향했다.
독일 6번 타가 찬 킥이 크로스바 위로 향했고 파라과이 6번 카날레의 킥이 골망을 가르면서 결국 파라과이가 16강으로 향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