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미국 LA, 나승우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선택 중 하나는 황희찬의 선발 기용이었다.
소속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서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던 황희찬은 이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 2차전에서도 후반 교체로 투입돼 뚜렷한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그런 황희찬이 지난 25일(한국시간) 마지막 남아공전에서 선발로 나섰고, 결과는 아쉬웠다. 황희찬은 측면을 시원하게 찢지도 못했고, 상대 수비 뒷공간을 날카롭게 파고들지도 못했다. 왼쪽 윙백 이태석과의 호흡도 좀처럼 맞지 않았다.
한국은 승점 1점만 얻어도 자력으로 32강행을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왼쪽 측면을 맡겨왔던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을 선택했다.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파괴력이 급감했다.
황희찬은 장점이 뚜렷한 선수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직선적인 돌파, 골문으로 침투하는 타이밍은 대표팀에 없는 무기다.
다만 이 장점이 발휘되지 못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는 아니다. 그 장점마저도 경기 감각이 충분히 올라와 있고, 팀이 넓은 공간을 만들어줄 때 가장 위력적으로 나온다.
남아공전은 그 조건과 거리가 멀었다.
남아공은 빠른 수비 전환과 강한 압박으로 한국의 측면 전개를 차단했다. 황희찬은 공을 잡아도 상대 풀백과 윙어의 협력 수비에 갇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렇다고 이태석이 오버래핑으로 공간을 만들고, 황희찬이 안쪽으로 들어가 마무리를 노리는 장면도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황희찬이 바깥으로 벌어지면 이태석이 안으로 들어올 공간이 부족했고, 황희찬이 안쪽으로 침투하려 해도 이를 활용할 전진 패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측면을 파는 것도, 라인을 깨는 것도 아닌 애매한 공격이 반복됐다. 오현규와 함께 고립되는 장면이 잦았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려는 의도는 보였지만 경기 흐름을 흔들 만한 돌파도, 결정적인 슈팅도, 이태석과의 유의미한 연계도 만들지 못했다.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이 벤치로 내려가고 오현규를 선발로 내세운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이재성 대신 황희찬을 선택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
왼쪽 측면에서 이태석, 백승호와 연계 플레이를 고려했다면 이재성은 선발로 나섰어야 했다.
이재성은 윙백과 짧은 패스를 주고받고, 중앙으로 좁혀 들어가 중원 숫자를 늘리며, 수비 시에도 빠르게 내려와 팀 간격을 정리해주는 선수다.
남아공처럼 측면 스피드가 좋고 역습이 날카로운 팀을 상대로는 이런 균형이 더 중요했다.
황희찬을 투입해 공격의 폭발력을 노릴 수는 있었지만 선발로 쓸 만큼의 경기 감각과 팀 내 조합이 갖춰졌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한국은 이날 공수 간격이 벌어졌다. 중앙에서 공을 잃은 뒤 압박이 늦었고, 측면에서도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
이재성이 선발로 나섰다면 적어도 중원 싸움에서 한 명을 더 보태고, 이태석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왼쪽의 안정감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가장 중요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아직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중인 황희찬을 처음부터 꺼냈다. 결과적으로 공격의 날카로움도, 왼쪽 조합의 안정감도 모두 얻지 못하며 실패로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