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700승까지 승승장구했던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사령탑 커리어 첫 '5수'를 겪게 됐다. 800승 고지를 눈앞에 둔 상태에서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전반기 내 중위권 도약이 더욱 어려워졌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7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8-9로 무릎을 꿇었다. 안방에서 한화에 주말 3연전 스윕을 헌납하고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최근 4연패에 빠진 여파로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꼴찌 키움 히어로즈에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4월까지 시즌 개막 첫 한 달 동안 10위에 머문 뒤 6월 8일 현재까지 여전히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5위 한화와 격차가 8경기까지 벌어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경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8-3 승리로 1승만을 남겨 두고 있는 개인 통산 800승 달성에 네 차례나 아홉수를 겪게 됐다. 100승 단위 경기 때마다 무난하게 기록을 달성했던 예전과는 흐름이 크게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2015시즌 두산 지휘봉을 잡고 사령탑 커리어를 시작한 뒤 2016년 5월 11일 문학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에서 100승을 달성했다. 아홉수 없이 연승으로 100승 기념구를 손에 넣었다.
2017년 6월 2일에는 고척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역대 최소 경기 200승, 2018년 6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KBO 역대 두 번째 최소경기 300승을 달성할 때도 아홉수 없이 웃을 수 있었다.
역대 최소경기 400승을 따냈던 2019년 7월 7일 잠실 SK전은 '3수'를 겪었지만, 역대 최소경기 500승을 수확한 2020년 10월 3일 잠실 KIA전도 연승으로 대기록을 낚아챘다.
김태형 감독의 개인 통산 600승은 '재수'였다. 2022년 5월 4일 잠실 라이벌 LG를 상대로 역대 두 번째 최소경기 600승 타이틀을 얻었다. 2023년 TV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야인 시절을 거쳐 롯데 지휘봉을 잡은 첫해였던 2024년 8월 31일에는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아홉수 없이 700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번 800승 도전은 너무 낯선 '5수'를 겪게 됐다. 만약 오는 9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롯데가 패한다면 '6수' 이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시절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역사상 유일무아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명장' 반열에 올렸다. 베어스를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면서 2001년 창단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014년 전까지 준우승만 네 차례 기록하는 쓴맛을 봤던 팀의 '한'을 풀어줬다.
롯데는 2018시즌부터 매년 '야구' 없는 가을을 보내는 암흑기 탈출을 위해 김태형 감독에게 2024시즌부터 지휘봉을 맡겼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팀 체질 개선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줄 것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롯데는 김태형 감독의 지휘 속에서도 2024~2025시즌 2년 연속 7위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전반기까지 3위로 순항했지만, 후반기에는 KBO리그 역사에 남을 역대급 추락을 겪었다. 그 후유증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과거 찬사를 받았던 김태형 감독의 승부사 기질도 이제는 팬들의 비판에 대상이 되고 있다.
롯데는 일단 연패를 끊어내는 게 급선무다. 공교롭게도 김태형 감독이 700승을 따낸 상대는 친정팀 두산이었고, 당시 선발투수는 곽빈이었다. 롯데가 오는 9일 사직에서 두산을 상대로 4연패 탈출에 도전하는 가운데 베어스의 선발투수도 곽빈이다. 김태형 감독이 2년 전처럼 두산을 상대로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