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오프시즌 주요 과제 중 하나였던 제임스 네일과의 재계약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다만 누가 네일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룰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KIA는 지난달 26일 네일과 총액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재계약했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다. 전년도(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80만 달러)보다 20만 달러 인상된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올해 KBO리그 2년 차 시즌을 보낸 네일은 27경기 164⅓이닝 8승 4패 평균자책점 2.25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내내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1선발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KIA 구단은 "네일은 2년 차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한층 더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팀의 1선발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설명했다.
이제 남은 건 외국인 선수 두 자리다.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진 가운데, 올 시즌 네일과 함께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진 아담 올러는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재계약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KIA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계약한 올러는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했다. 전반기에만 8승을 올렸으며, 팀 내에서 유일하게 10승 고지를 밟았다. 올러의 2025시즌 성적은 26경기 149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3.62.
올러는 계속 한국에서 뛰길 희망한다. 시즌 막판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그리고 KIA에서 보낸 시간은 내게 소중하고 가치 있다. 한국에서 야구했던 게 재밌었다. KIA와 처음 계약할 때도 미국 메이저리그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생각하기도 했다"며 재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바로 부상이었다. 올러는 지난 6월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오른쪽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6월 2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올러의 공백이 길어졌다.
올러는 부상 이후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그동안 KIA는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순위도 계속 추락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6주 이상의 진단이 나와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쓸 수 있는데, 열흘이면 될 줄 알았던 게 6주가 걸렸다"며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수가 빠졌을 때 대체 선발이 잘 버텨줬는데, 올해는 (대체 선발이) 잘 버텨줬으나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불펜이 무너졌다. 올 시즌 실패한 원인"이라고 아쉬워했다.
돌이켜보면 KIA는 지난해에도 외국인 투수의 건강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네일과 함께 2024시즌을 맞이한 윌 크로우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고, KIA는 6월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했다. 시즌 후반에는 네일까지 부상을 당했다. 시즌 도중 KIA 유니폼을 입었던 외국인 투수(캠 알드레드, 에릭 스타우트, 에릭 라우어)들과 국내 투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주긴 했지만, 시즌 내내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KIA도 네일이 두 시즌 동안 큰 부담을 떠안았다는 걸 모를 리가 없다. 그만큼 남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놓고 계속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올러가 구위가 좋은 투수라는 건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나"라며 "보류선수 명단에 들어간 올러를 포함해서 계속 선수들을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네일과의 재계약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다. KIA가 올러와 한 시즌 더 동행할지, 아니면 신규 영입을 택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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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