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부끄러운 잔류였다. 울산HD가 제주SK에 패하고도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동시간대 열린 수원FC와 광주FC의 경기에서 광주가 수원을 꺾으며 간신히 생존에 성공했다.
울산은 30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라운드 맞대결서 0-1로 패했다.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울산은 9위(11승11무15패, 승점 44)였다.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10위 수원FC와는 2점 차로 울산이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 짓기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수원이 마지막 경기서 광주를 꺾는다고 가정했을 때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다득점에서 밀려 9위 자리를 수원에게 내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울산은 제주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막바지 결정적 한 방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수원이 광주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힘겹게 1부 생존에 성공했다.
울산을 꺾은 제주는 11위를 확정,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됐다.
울산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조현택, 정승현, 김영권, 윤종규가 백4를 이뤘다. 정우영,, 백인우가 허리를 받쳤고, 2선 좌우 측면에 루빅손과 윤재석, 중앙에 고승범이 섰다. 허율이 원톱을 맡았다.
제주는 4-4-2 전형을 꺼냈다. 김동준 골키퍼를 비롯해 김륜성, 송주훈, 임채민, 안태현이 수비를 맡았다. 김준하, 이탈로, 이창민, 유인수가 중원에 포진했고, 유리 조나탄, 남태희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 울산이 세트피스를 통해 제주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조현택의 크로스가 동료 머리에 닿지 않으면서 득점으로 이이지지 않았다.
제주도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울산 수비를 당황케했다. 전반 6분 울산의 빌드업을 끊어낸 제주가 역습을 가져갔고, 남태희가 올려준 공을 유인수가 떨어뜨려줬으나 유리 조나탄에게 연결되지 못했다.
제주의 압박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김준하의 슈팅이 수비에 막혔지만 계속 울산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기회를 노렸다.
제주가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수행하면서 울산은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전반 12분 김영권이 공을 몰고 올라가다 이창민의 태클에 맞아 쓰러져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이창민은 경고를 받았다.
전반 19분 울산이 오랜만에 공격에 나섰다. 윤재석이 직접 공을 몰고 전진 후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이날 울산의 첫 번째 슈팅이었지만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나면서 유효슈팅이 되지는 못했다.
울산은 전반 22분 백인우와 윤재석을 불러들이고 이청용, 엄원상을 투입했다. 직후 루빅손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발을 높게 들어올리는 행위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허율도 전반 26분 만에 거친 보디체크로 카드를 받았다.
전반 31분 김동준이 볼 처리가 다소 늦자 고승범이 재빨리 압박해 발을 갖다댔으나 고승범 발에 맞은 공은 골문이 아닌 골라인을 나갔다.
직후 제주 유리 조나탄이 김동준의 골킥을 받는 과정에서 팔로 조현택의 머리를 가격했다. 조현택이 들것에 실려 나갔고, 유리 조나탄은 경고를 받았다. 울산 선수단은 퇴장이 아니냐며 항의했으나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결국 울산은 조현택 대신 박민서를 투입해 전반에만 교체 카드 3장을 썼다.
울산은 무조건 이겨야하는 경기인데도 소극적으로 임했다. 무리하게 공격에 나서지 않고 내려서서 수비에 집중했다. 울산은 전반 42 분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수비에 걸리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다. 울산 루빅손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아크 부근에서 공을 잡은 루빅손은 수비 방해가 없는 상황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결국 득점 없이 0-0으로 전반 종료됐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허율을 빼고 보야니치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측면에 섰던 루빅손이 허율을 대신해 톱으로 올라갔다. 후반 3분이 지나갈 무렵, 광주가 수원FC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울산은 져도 잔류를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후반 11분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했다. 수비 2명을 달고 골문 바로 앞까지 갔으나 슈팅을 때리지 못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제주는 최병욱, 김승섭을 투입하고 유인수 김준하를 불러들였다. 울산은 후반 18분 절묘한 역습을 통해 득점을 노렸다. 루빅손이 침투하는 박민서를 향해 로빙 패스를 찔러줬고, 박민서는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엄원상을 향해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엄원상이 이를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봤으나 공이 한 차례 바운드 된 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땅을 쳤다.
후반 25분 고승범이 보야니치의 프리킥을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이어가봤으나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29분에는 오른쪽 하단 구석을 노린 엄원상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울산은 고승범의 패스를 루빅손이 뒷발로 마무리해봤으나 역시 김동준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울산은 직후 엄원상 대신 이희균을 투입해 변화를 가져갔다.
제주는 후반 41분 이창민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조현우를 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제주가 경기 막판 울산의 골망을 갈랐다. 후반 45분 역습 상황에서 김승섭이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다. 득점은 없었다. 울산이 제주에 패했지만 수원이 광주와 비기면서 부끄러운 모습으로 잔류를 확정하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