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랑스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이 구단의 핵심 선수들을 장기적으로 묶기 위한 재계약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최근 수비수 윌리안 파초와의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강인 역시 재계약 논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이적설과는 다른 방향의 움직임으로, PSG가 이강인을 여전히 중요한 전력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파리지앵'은 20일(한국시간) "PSG는 올해 가을과 겨울을 핵심 선수들의 헌신을 재확인하는 시기로 삼고 있다"며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곤살루 하무스, 그리고 이강인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윌리안 파초의 계약 연장을 시작으로, 구단은 핵심 전력을 장기적으로 묶어두려 한다. 이는 단순한 연봉 조정이 아니라 PSG의 미래 구성을 위한 중대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매체는 "PSG가 기존의 내부 규정을 깨고 파초의 계약을 2030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PSG는 일반적으로 입단 3년 차에 접어든 선수들만 재계약 검토 대상으로 삼지만, 파초의 경우 입단 2년 차임에도 예외적으로 협상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파초가 지난 시즌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으며, 아슈라프 하키미 다음으로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매체는 "PSG는 파초뿐만 아니라 이강인, 하무스, 뎀벨레, 바르콜라와도 같은 시기 안에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파비안 루이스, 세니 마율루, 이브라힘 음바예 역시 재계약 논의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PSG는 주전급 선수뿐 아니라 미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젊은 자원들을 모두 아우르는 대규모 재계약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강인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프랑스 축구 전문매체 '트리뷰나' 역시 같은 날 "PSG는 조만간 이강인과 곤살루 하무스의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며 "두 선수는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필수적인 로테이션 자원으로, 구단이 재계약을 추진하고자 하는 핵심 전력 중 하나"라고 전했다.
매체는 또 "이강인은 이미 2028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으나, PSG는 올겨울을 핵심 선수 재계약의 적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강인은 지난 2024-2025시즌 PSG의 쿼드러플(4관왕) 달성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공식전 45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최다 공격포인트를 쌓은 이강인은 리그1, 쿠프 드 프랑스, 트로페 데 샹피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PSG와 함께 모두 제패했고, 이강인은 주전과 교체를 오가며 팀의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만, 후반기로 갈수록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이강인의 입지가 줄어든 것은 불안한 점이다.
공격진에서는 크바라츠헬리아, 뎀벨레, 바르콜라, 데지레 두에 등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중원에서는 비티냐, 파비안 루이스에 밀려 제대로 된 출전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상대에 따라 전술적 유연성을 중시하며 이강인을 교체 카드로 활용했다.
하지만 대회 결승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들에는 이강인을 선택하지 않으며, 이강인의 입지에도 변화가 생기며 이적설이 고개를 들었다. 아스널, 애스턴 빌라, 노팅엄 포레스트 등 복수의 잉글랜드 구단이 이강인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 꾸준한 이적설에 이어, 2025-2026시즌이 시작하고도 이적설은 계속됐다. 특히 영국 지역 매체 '버밍엄 라이브'는 "애스턴 빌라가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약 5000만 파운드(약 953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거래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으며,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PSG 내부에서도 합리적인 제안이 올 경우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르 파리지앵'의 보도로 볼 때, PSG는 오히려 이강인을 장기 전력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이강인은 현재까지 PSG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95경기에 출전해 13골 11도움을 기록했다. 리그앙 적응에 성공하며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심지어 가짜 9번 역할까지 수행하며 전술적 가치를 입증했다.
여기에 더해, PSG는 유럽 최정상 구단으로서 안정적 환경과 높은 연봉,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무대라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재계약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실제 스포츠 재정 통계 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이강인은 현재 연봉 455만 유로(약 75억원)에 연 보너스 182만 유로(약 30억원)를 받고 있다. 재계약이 성사될 경우 연봉 인상은 당연히 따라올 가능성이 크다.
물론, 재계약이 곧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강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출전 기회다. 내년 여름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과 본선 준비가 본격화되는 만큼, 정기적인 출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강인 입장에서는 재계약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따라서 이강인의 거취는 이제 PSG의 제안보다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만약 그는 파리 잔류를 택한다면, 2030년까지의 장기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꾸준한 출전 보장을 우선시한다면, 올겨울 혹은 내년 여름 다시 이적설이 불붙을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