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조추첨 포트2 진입을 노리는 가운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한국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았던 오스트리아가 2026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루마니아에 충격패를 당해 홍명보호가 어부지리로 FIFA 랭킹 상승을 이뤘다. 홍 감독은 14일 파라과이전 승리를 통해 포트2 지위 지키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앞서 유럽의 다크호스 오스트리아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유럽 예선 H조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오스트리아는 여전히 H조 선두다. 5승1패로 승점 15를 기록 중인 오스트리아는 4승1무1패(승점 13)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3승1무2패(승점 10)인 루마니아보다 앞서 있다. 11월에 열리는 키프러스 원정,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홈 경기를 모두 이기면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하지만 본선 진출과는 별개로 루마니아 원정 패배에 따라 FIFA 랭킹 실시간 순위가 급락했다.
'풋볼 랭킹 닷컴' 등 FIFA 랭킹을 실시간으로 산정하는 여러 해외 매체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루마니아 원정 전까지 FIFA 랭킹 포인트 1601.86점으로 22위였다.
한국이 지난 10일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 0-5 대패 여파로 종전보다 3.44점 떨어져 1589.75점을 기록, 오스트리아에 이어 23위를 달렸다. 지난 11일 미국 원정에서 1-1로 비긴 에콰도르가 FIFA 랭킹 포인트 0.78점을 추가해 1588.82점, 같은 날 캐나다와 격돌해 1-0으로 이긴 호주가 FIFA 랭킹 포인트 4.76점을 얻어 1588.25점으로 각각 24위와 25위가 됐다.
오는 12월6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2026 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선 총 48개국이 12개국씩 4개 포트로 나뉘게 된다. 각 포트에서 한 나라씩 선택받아 A~L조에 편성된다.
그동안 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서 포트3 혹은 포트4에 들어 조추첨 때 포트 1~2의 강팀들과 한 조에 편성됐던 한국은 이번엔 FIFA 23위 안에 들어아 포트2에 들어가는 게 확정된다. FIFA 랭킹 26위인 캐나다가 본선 공동개최국 자격을 얻어 포트1(톱시드)에 무조건 들어가기 때문이다.
다만 FIFA 랭킹 10위인 이탈리아가 이번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노르웨이에 0-3으로 참패, 조 1위가 거의 어려워지고 본선 조추첨 때 무조건 포트4 가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게 되면서 한국은 FIFA 랭킹 24위 안에만 들면 포트2 배정이 가능하다.
그런 상황에서 홍명보호가 지난 10일 브라질에 크게 지고, 에콰도르와 호주가 나란히 평가전을 이겨 한국을 턱밑 추격하는 셈이 됐다. 한국이 에콰도르, 호주에 뒤져 FIFA 랭킹 25위로 내려가면 본선 조추첨 때 포트3 배정이 확실시 된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오스트리아가 루마니아와 무승부로 아니고 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브라질전 참패에도 불후하고 13일 기준으로 FIFA 랭킹이 오히려 오르게 됐다.
FIFA 랭킹은 친선 경기보다 월드컵 예선 등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서의 가중치가 높다. 그러다보니 오스트리아도 월드컵 유럽 예선으로 치러진 루마니아전 패배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오스트리아는 이번 루마니아전 패배로 FIFA 랭킹 포인트 14.88점을 잃었다. 1586.98점이 되면서 호주에도 밀린 25위로 3계단이나 미끄러졌다.
한국은 오히려 순위가 올라 13일 기준 실시간 순위 22위가 됐다. 이 순위만 유지하면 조추첨 포트2 배정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 한국, 에콰도르, 호주, 오스트리아가 FIFA 랭킹 포인트 2.77점이라는 좁은 간격 안에서 2~3개의 포트2 배정을 놓고 다투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 에콰도르, 호주는 11월까지 가중치가 적은 친선 경기만 3차례 하는 반면, 오스트리아는 가중치가 큰 유럽 예선 2경기를 더 한다. 경기 수는 적지만 이길 경우엔 가점이 크다. 물론 지면 감점도 크다.
홍명보호 입장에선 오는 14일 파라과이전 승리, 그리고 11월에 벌어지는 볼리비아전, 그리고 아프리카 한 팀과의 평가전(가나전 유력) 승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3연전을 모두 이긴다면 사상 최초로 포트2에 입성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물론 한국이 남은 3경기를 전부 이긴다고 해서 포트2를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에콰도르, 호주, 오스트리아가 얼마나 FIFA 랭킹 높은 상대와 만나 이기는가도 변수다.
일단 홍명보 감독은 파라과이전에서 본선 대비 실험도 중요하지만 FIFA 랭킹 관리를 위해 결과도 갖고 오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치른 파라과이전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조추첨을 앞두고 포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질문에 "맞다. (파라과이전이)중요한 경기라고 한 것이 그런 것"이라며 "물론 내부적인 테스트도 중요하지만, 결과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사진=고양,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 풋볼 랭킹 닷컴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