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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있는 엄마가 도와주신 것 같아요"…'푸른 피의 에이스' 간절함 통했다→45분 지연 개시에도 무실점 QS+데일리 MVP [WC2 인터뷰]

기사입력 2025.10.08 01:12 / 기사수정 2025.10.08 01:12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근한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퀄리티 스타트 쾌투로 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하늘에 있는 어머니께 기도 드린다"며 "엄마가 도와주신 것 같다"는 감동 멘트를 남겼다. 

원태인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5 신한 SOL 뱅크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6구 4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3-0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삼성은 이재현(유격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이성규(중견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김헌곤(좌익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NC 선발 투수 로건 앨런과 맞붙었다. 

우천 지연 개시로 예상보다 45분 늦게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1회초 김주원과 최원준을 연속 탈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박민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데이비슨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원태인은 2회초 2-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원태인은 선두타자 권희동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뒤 이우성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원태인은 서호철을 루킹 삼진으로 잡은 뒤 김휘집을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해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3회초엔 선두타자 김정호를 3구 삼진으로 잡은 뒤 김주원과 최원준을 뜬공 범타로 유도해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원태인은 4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데이비슨과 권희동을 뜬공 범타로 처리한 원태인은 이우성에게 유격수 왼쪽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줘 2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대타 오영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을 막았다. 

그는 5회초 3타자 연속 뜬공 범타로 유도와 함께 와일드카드 2차전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원태인은 6회초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원태인은 박민우와 데이비슨에게 각각 볼넷과 사구를 허용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대타 박건우를 루킹 삼진으로 잡은 뒤 이우성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삼성은 8회말 1사 2루 기회에서 2루 주자 김헌곤의 결정적인 3루 도루 성공과 김성윤의 좌익수 방면 희생 뜬공으로 쐐기 득점을 뽑았다.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8회 2사 뒤 등판해 세이브를 거뒀다. 

원태인은 이날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돼 수훈 선수 인터뷰에 임했다.





이날 경기는 우천의 여파로 경기 시작이 약 45분 지연됐다. 이미 몸을 다 풀고 대기 중이던 원태인은 "두 번 몸을 풀고 던진 건 처음이었다"며 이례적인 상황을 돌아봤다.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갑자기 경기 지연 소식을 들었다. 루틴이 다 깨져서 걱정이 많았다. 열이 식지 않게 계속 움직이면서 기다렸다. 외야로 나가서 다시 몸을 데우고 캐치볼과 불펜까지 다시 했다. 야구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경기인 만큼 핑계는 대고 싶지 않았다. 결국 집중해서 던지자는 마음뿐이었다." 원태인의 말이다.

경기 전 포착된 기도 장면은 원태인의 오랜 루틴이었다. 그는 "매 경기 전 하늘에 있는 어머니께 기도드린다. 오늘도 잘 던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빌었는데, 엄마가 도와주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버텨낸 원태인은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던 4회를 전환점으로 꼽았다. 

원태인은 "4회가 끝나고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이 헛도는 느낌까지 났다. 그래도 5회 김성윤 형의 호수비가 큰 힘이 됐다. 6회 위기 때는 교체될 줄 알았는데 코치님이 올라오셔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시더라. 그 말에 벤치의 믿음을 느꼈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6회초 루킹 삼진 결과가 나온 대타 박건우와의 풀카운트 승부였다. 원태인은 "그전 카운트에서 속구를 안 던졌는데, (강)민호 형이 속구 사인을 냈다. 창원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커브로 삼진을 잡았는데 이번엔 속구였다. 오늘 속구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 있게 던졌다.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가자는 생각이었고, 결국 민호 형의 리드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복기했다.

가을야구 탈락이 가능한 긴장감이 짙은 경기였지만, 원태인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원태인은 "부담감이 컸다. 업셋을 허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올해 팬분들의 사랑이 정말 많았고, 시즌 내내 관중 기록을 세웠는데 이렇게 끝나면 죄송할 것 같았다. 그래서 무조건 준플레이오프는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팬들과 더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삼성은 2회부터 7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못했지만, 원태인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원태인은 "사실 몰랐다. 경기 중엔 던지고 나면 바로 들어오고, 금세 다시 나가니까 알 수가 없었다. 경기 후 중계로 들었는데 그래서 내가 쉴 시간이 없었구나 싶었다(웃음). 1회에 야수들이 집중해서 2점을 내줬기 때문에 그 점수만큼은 내가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추가점이 없어도 흔들리지 않았다"라고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대구 홈에서 강한 비결을 묻자 원태인은 팬들의 존재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원태인은 "힘들 때마다 3루 쪽 관중석을 본다. 정말 많은 팬께서 응원해 주시는 걸 보면서 힘을 얻는다. 또 홈에서는 루틴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어 안정감이 생긴다. 팬들의 응원이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1차전에선 불펜 대기까지 하는 희생정신을 보여줬다. 원태인은 "가을에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리즈 들어가기 전에 투수코치님이 1차전 불펜 대기가 가능하냐고 물어보셨다. 그런 걸 묻지 마시고 벤치 판단에 따라 어떤 보직을 하라고 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드렸다. 가을야구에서는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어느 상황에서든 올라갈 준비가 됐다"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SSG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각오도 전했다. 원태인은 "우리 팀의 목표는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라 그 이상이다. 와일드카드는 지면 끝이라는 압박이 컸다. 그 부담이 경기력에 영향을 줬지만, 이제는 더 편하게 경기를 풀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가을야구 경험이 이번엔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끝까지 잘 버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구, 박지영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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