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잠시 골 행진을 멈췄지만, LAFC의 '흥부 듀오'는 여전히 MLS를 뒤흔들고 있다.
드니 부앙가의 결승골로 LAFC가 애틀랜타 유나이티드를 꺾고 리그 5연승을 이어갔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최근 7경기에서 무려 18골을 합작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LAFC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내내 상대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던 LAFC는 후반 막판 부앙가의 결승골로 승점 3점을 챙기며 16승 8무 7패(승점 56)를 기록, 서부 콘퍼런스 4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왕성한 활동량과 공격 전개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그의 존재는 상대 수비를 계속해서 흔들며 부앙가의 결승골이 나오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애틀랜타는 수비적으로 매우 조직적인 팀이다. 하지만 우리는 손흥민과 부앙가의 움직임으로 상대 라인을 흔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손흥민과 부앙가, 그리고 티모시 틸만을 전방 삼각편대로 세우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전반 5분 만에 부앙가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경기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 슈팅은 옆그물을 강타하면서 골로 이어지지 않았고, 전반 12분에는 손흥민이 상대의 반칙을 유도하며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부앙가의 킥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LAFC는 점유율을 높이며 상대를 몰아붙였지만, 애틀랜타의 촘촘한 수비를 뚫기 쉽지 않았다.
전반 17분 부앙가는 절묘한 오프사이드 라인을 파괴하며 박스로 침투했으나 슈팅 각도를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 중앙으로 백힐 패스를 내주었고, 손흥민이 이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의 몸을 맞고 굴절됐다. 이어 손흥민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애틀랜타 골키퍼 제이든 히버트가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전반 35분에는 손흥민의 프리킥이 포티어스의 헤더 슈팅으로 이어졌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종료 직전까지 LAFC는 애틀랜타를 완전히 몰아붙였지만, 상대의 육탄 방어에 막혀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애틀랜타는 여전히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했고, LAFC는 손흥민과 부앙가를 중심으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후반 12분 틸만의 오른쪽 크로스가 손흥민을 지나쳐 뒤쪽의 라이언 홀링스헤드에게 연결됐으나, 그의 슈팅은 또 히버트의 선방에 막혔다.
애틀랜타는 후반 25분 공격형 미드필더 바르토스 슬리시의 중거리 슈팅이 LAFC 수비 맞고 굴절되며 골대를 강타하는 아찔한 장면을 만들었다. 요리스가 반응조차 하지 못할 정도의 예리한 슈팅이었지만, 운이 따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40분 부앙가가 승부를 갈랐다. 애틀랜타 수비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볼이 그의 발 앞으로 떨어졌고, 부앙가는 지체 없이 오른발로 때려 애틀랜타의 골망을 흔들었다. 히버트가 수차례 선방으로 버텼지만, 이번만큼은 막아내지 못했다. 이번 골은 부앙가의 시즌 24호골이자 LAFC 통산 99번째 골로, 그는 다시 리오넬 메시와 함께 MLS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해당 장면 직후 인상적인 장면도 나왔다. 이미 한차례 골을 넣은 부앙가가 경기 종료 직전 또다시 단독 찬스를 잡았다. 골문 정면에서 슈팅 각도를 확보한 부앙가였지만 그는 순간적으로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을 발견하고 패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패스가 약간 길게 흘러 손흥민이 한 번에 슈팅을 연결하지 못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득점왕 경쟁 한가운데 있는 부앙가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 역시 그런 부앙가에게 "부앙가가 그냥 슈팅했어야 했다. 내 제스처랑 표정 때문에 패스한 걸 알지만, 특히 오늘은 직접 슈팅해야 했다"며 "사랑한다, 내 친구.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며 농담을 건내기도 했다.
LAFC는 이후 애틀랜타의 공세를 침착하게 막아내며 1-0으로 경기를 마쳤다. LAFC는 이날 승리로 MLS 서부 콘퍼런스 상위권을 굳히며, 정규리그 4위 팀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1차전 홈 어드밴티지를 사실상 확보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입단 이후 9경기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경기당 1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이날은 득점하지 못했지만, 그는 공간 창출과 전방 압박, 연계 플레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MLS 공식 집계에 따르면, 부앙가는 이날 경기에서 7개의 슈팅과 1개의 키패스를 기록했고, 손흥민은 49회의 볼터치와 4차례의 키패스, 4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며 팀 공격의 중심에 섰다.
'흥부 듀오'의 폭발력은 여전히 MLS에서 가장 강력하다. 두 선수는 최근 7경기에서 팀이 넣은 18골을 모두 합작했다. 이는 MLS 역사상 단일 팀의 듀오가 연속 득점을 기록한 최장 기록이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귀국길에 올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한국은 오는 10일과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브라질,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치른다. 한편 부앙가는 가봉 대표팀에 소집돼 월드컵 예선전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 후 체룬돌로 감독은 미국 매체 'ORC'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경기는 보통 무승부로 끝나지만, 오늘 우리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런 승리는 팀에 큰 자신감을 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A매치 기간 동안 손흥민과 부앙가 등 네 명이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공백이 생길 것이지만, 남은 선수들도 충분히 기회를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A매치 휴식기 이후 돌아올 '흥부 듀오'가 다시 폭발한다면, LAFC는 시즌 막판 정규리그를 넘어 포스트시즌 여정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LAFC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