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의 팀 간 16차전에 선발등판, 패전투수가 됐다. 사진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1위 탈환을 노리는 2위 한화 이글스가 9위 두산베어스가 뿌린 '초대형' 고춧가루에 호되게 당했다. 선두 LG 트윈스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안방 대전으로 돌아가게 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의 팀 간 16차전에서 0-7로 졌다. 투타 동반 난조 속에 1패 이상의 타격을 안게 됐다.
한화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라이언 와이스가 4⅓이닝 5피안타 2피홈런 1사구 1볼넷 7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무너진 게 뼈아팠다. 와이스는 팀 동료 코디 폰세와 함께 KBO리그 최초 단일 시즌 동반 20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지만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잭 로그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6차전에 선발등판, 8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승을 따냈다. 사진 박지영 기자
한화 타선도 힘을 쓰지 못했다. 채은성이 홀로 멀티 히트를 기록, 분전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무기력했다. 최근 나흘 연속 실전을 치르지 못했던 여파에 두산 야수진의 그물망 수비에도 수차례 막혔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선두 LG와 격차가 2.5경기에서 3.5경기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26~28일 LG와 대전 홈 3연전을 모두 승리하더라도 당장 1위 탈환은 불가능하다.
두산은 에이스 잭 로그가 한화 타선을 꽁꽁 묶어냈다. 6이닝 1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짠물 피칭으로 2025시즌 10승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두산 타선은 박지훈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제이크 케이브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김재환 2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1도루 2볼넷, 양석환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등으로 폭발했다.
◆우천취소→나흘 휴식 한화, LG와 격차 좁힐 절호의 기회 잡았다
한화는 이날 안치홍(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하주석(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이원석(우익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가 선발투수로 출격, 두산 타선을 상대했다.
한화는 지난 24일 문학 SSG 랜더스전이 비로 취소, 나흘 연속 휴식을 취했다. 여기에 선두 LG가 NC 다이노스에 덜미를 잡히면서 2.5경기 차로 격차가 좁혀지는 행운까지 따라줬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의 팀 간 16차전에서 0-7로 졌다. 사진 박지영 기자
한화는 오는 26~28일 1위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최소 2.5경기 차를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김경문 감독도 이 때문에 "전날 LG와 NC 경기는 당연히 (중계방송을) 봤다"고 웃은 뒤 "다른 팀 경기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할 건 아닌 것 같다. 우리에게 남은 페넌트레이스 잔여 경기가 모두 중요하지만 당장 오늘 한 경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분위기를 다잡았다.
또 "뒤에 이어지는 게임은 생각을 안 하고 오늘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도록 선수들과 노력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오해 받는 일 없도록...매 경기 총력전 선언한 두산
두산은 안재석(유격수)~박지훈(3루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정수빈(중견수)~김기연(포수)~조수행(좌익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으로 와이스에 맞섰다. 1선발 잭 로그가 10승 사냥을 목표로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은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상태지만 페넌트레이스 잔여 경기 일정이 묘했다. 당장 이날 1위 도약을 꿈꾸는 2위 한화를 만나고, 오는 26일 맞붙는 6위 NC 다이노스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 있다. 27일 격돌하는 SSG 랜더스도 아직 3위를 확정하지 못했다.

조성환 감독 대행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이겼다. 사진 박지영 기자
두산의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최종전 상대는 공교롭게도 잠실라이벌 LG다. LG도 최근 1위 확정 매직넘버를 크게 줄이지 못한 가운데 두산전 승리가 절실하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은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제가 처음부터 계속 말씀드리고 있지만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할 것이다"라며 "오해 받을 소지가 있는 일을 아예 만들 생각이 없다. 투수 로테이션은 선발투수들을 당겨쓰거나 미루는 것 없이 순서를 지켜서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팀 성적이 올해 좋지 않았다. 다른 팀을 신경 쓸 여력이 없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좋은 경기력으로 시즌을 마치고 싶은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와이스 공략 성공 두산, 초반 기선 제압...리드 잡았다
기선을 제압한 건 두산이었다. 두산은 선발투수 잭 로그가 1회초 선두타자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 리베라토를 삼진, 문현빈을 1루수 땅볼로 솎아 내고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두산 타선도 잭 로그에 힘을 실어줬다.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케이브가 한화 와이스를 상대로 선제 솔로 홈런을 작렬, 베어스에 1-0의 리드를 안겼다.
케이브는 노볼 1스트라이크에서 와이스의 2구째 154km/h짜리 직구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홈런포를 가동,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박지영 기자
케이브는 지난 13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025시즌 15호 홈런을 기록한 뒤 약 2주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강했던 와이스에 일격을 가했다.
두산은 기세를 몰아 2회말 공격에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양석환의 안타, 강승호의 몸에 맞는 공 출루로 주자를 모은 데 이어 정수빈의 우익수 뜬공 때 2루 주자 양석환이 태그업 후 3루까지 진루, 1사 1, 3루 찬스를 이어갔다. 강승호가 김기연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켜 득점권에 주자 2명이 놓이게 됐다.
두산은 김기연이 평범한 내야 땅볼을 치면서 3루 주자 양석환의 득점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이때 한화 유격수 심우준이 재빠르게 타구를 잡고 홈 송구로 연결했다. 그러나 송구 방향이 빗나가면서 백네트 근처까지 흘러가는 실책이 나왔고, 3루 주자 양석환은 물론 2루 주자 강승호까지 득점하면서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한화 타선 잠재운 잭 로그 완벽투 행진, 김재환-양석환 홈런포 폭발
잭 로그는 두산 타선의 득점 지원을 등에 업고 쾌투를 펼쳤다. 2회초 1사 후 채은성을 안타로 출루시키기는 했지만 곧바로 하주석을 3루수 번트 플라이, 최재훈을 삼진으로 잡고 첫 고비를 넘겼다.
잭 로그는 3회초 선두타자 심우준을 2루수 뜬공, 이원석을 중견수 뜬공, 안치홍을 좌익수 뜬공으로 솎아내고 이날 게임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초 리베라토-문현빈-노시환, 5회초 채은성-하주석-최재훈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타자 김재환이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홈런포를 가동,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박지영 기자
두산 타선은 5회말 잭 로그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줬다. 1사 후 박지훈의 2루타, 케이브의 우전 안타로 주자를 모은 뒤 김재환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김재환은 와이스를 상대로 스코어를 6-0으로 만드는 3점 홈런을 작렬, 게임 흐름을 두산 쪽으로 완전히 가져왔다. 풀카운트에서 7구째 151km/h짜리 직구를 공략,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타구를 쏘아 올렸다.
김재환은 타격감 난조 속에 지난 1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 열흘 동안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1군 등록과 동시에 존재감을 과시하는 홈런포로 한화를 울렸다.
불붙은 두산 타선은 멈출 줄을 몰랐다. 김재환의 3점포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양석환도 짜릿한 손맛을 봤다. 바뀐 투수 엄상백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작렬, 두산이 7-0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타자 김재환(왼쪽)이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홈런포를 가동,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박지영 기자
◆QS+ 완성한 잭 로그, 한화에 고춧가루 '팍팍'
잭 로그의 구위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날카로움을 더했다. 6회초 선두타자 심우준, 이원석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고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2사 후 안치홍에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리베라토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잭로그는 7회초에 이어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 8회초 2사 1, 3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리베라토를 2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1루 쪽 두산 홈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응원 속에 등판을 마쳤다.
두산은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최지강이 한화의 마지막 저항을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