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무릎 수술과 합병증으로 축구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던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이 1년 4개월 만에 그라운드에서 골망을 흔들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조규성은 18일(한국시간) 덴마크 올보르 포틀랜드 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덴마크축구협회컵(덴마크컵) 3라운드 올보르BK와의 원정 경기에서 쐐기골을 기록하며 팀의 3-0 승리와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날 조규성은 후반 13분 교체로 투입되어 짧은 시간 동안 그라운드에서 움직였음에도 후반 34분 팀 동료 에드워드 칠루피아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정확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지난해 5월 12일 오르후스 GF와의 리그 경기 이후 공식전 골이 없었던 그는 무려 493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팬들의 기다림에 보답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덴마크 매체 '캄포'와의 인터뷰에서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 골은 내가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그렸던 그림과 같았다"며 "팬들의 함성을 듣고 달려가 세리머니를 한 순간,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1년 넘게 기다린 골"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조규성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득점 후 포효하는 사진과 함께 "오랜만에 골을 넣었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미트윌란 구단 역시 공식 SNS를 통해 "조규성의 복귀 후 첫 득점은 단순한 골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조규성이 코치진과 포옹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조규성의 이번 복귀골은 선수에게 단순한 득점 이상의 의미다. 그는 2023-2024시즌을 마친 후 평소 통증이 있던 무릎 반월상 연골 절제 수술을 받았고, 이후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발생하면서 1년 넘게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지난해 8월 대한축구협회(KFA)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을 위해 이탈리아에 갔는데, 감염이 생기며 무릎에 물이 세 번이나 차고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며 "한 달간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몸무게가 12kg이나 빠졌고, 하루 3~4번 진통제를 맞으며 밤에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살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조규성은 이러한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올 시즌을 앞두고 미트윌란 프리시즌에 합류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지난달 17일 리그 바일레전에서 448일 만에 공식 경기 복귀를 신고한 뒤 실케보르와 노르셸란전에서 출전 시간을 점차 늘리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날 올보르 원정에서 교체 투입 21분 만에 골을 터뜨리며 복귀 후 첫 득점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이날 골 장면은 조규성 특유의 위치 선정과 침착함이 돋보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날라오는 낮게 깔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정확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는 장면에서 그의 공격 본능이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규성은 득점 후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그 간의 답답함을 털어내는 듯 했고, 이후 동료들은 하나같이 조규성을 안아주며 그의 복귀를 축하했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월드컵 가나전에서 헤딩으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당시 한국 대표팀 공격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부상과 긴 재활 기간으로 인해 대표팀 경쟁에서 일시적으로 멀어졌다.
이번 득점은 다가오는 10월 A매치를 앞두고 홍명보호 공격진에 또 한 명의 최전방 자원이 포함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값진 장면이다.
홍명보 감독은 현재 손흥민과 오현규를 포함한 공격진 조합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로, 조규성이 다시 주전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아직 존재한다.
물론 조규성은 이날 32분간 활약, 아직 90분 풀타임 경기를 소화할 체력은 갖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향후 대표팀에 복귀하려면 경기 감각과 체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조규성의 이번 복귀골은 미트윌란 구단에서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공식전 5경기 출전 만에 첫 득점을 신고하며 그의 본격적인 도약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팬들과 전문가들은 조규성의 전성기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경기는 미트윌란이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 5분 주니오르 브루마도의 선제골과 발데마르 안드레아센의 후반 18분 추가골, 조규성의 후반 34분 쐐기골로 이어지는 완벽한 공격 조합을 보여주면서 3-0 완승을 챙겼다는 점에서 팀 전력 향상에도 의미가 크다.
미트윌란에서는 조규성과 함께 활약한 중앙수비수 이한범도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미트윌란은 이번 덴마크컵 3라운드 승리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으며, 두 한국인 선수의 나란한 활약은 국내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다가오는 경기들에서도 조규성과 이한범의 '코리안 듀오'가 덴마크 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조규성의 복귀와 득점은 팀뿐 아니라 한국 축구계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조규성의 부활은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 대표팀과 클럽 모두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사진=미트윌란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