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발롱도르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발롱도르 수상이 불발되자 시상식 '보이콧'을 선언해 강도 높은 비판에 시달렸으나, 이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11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는 2025년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9월22일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진행되는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미 2024년 발롱도르 시상식을 보이콧한 바 있다"고 전했다.
'레퀴프'의 보도대로 레알은 지난해 발롱도르 시상식을 보이콧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레알은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수상을 확신하고 있었는데, 시상식 직전 비니시우스가 아닌 로드리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행사 직전 불참 통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 외에도 레알은 올해의 팀에 선정됐고, 사령탑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게 됐으나 구단 전체가 불참한 탓에 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후 레알은 성명을 통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만이 아니라 다니 카르바할도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했다"며 "이는 발롱도르가 레알 마드리드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사실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존중받지 못하는 곳으로 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필요하다면 10배를 더 할 것이다. 그들은 준비되지 않았다"며 발롱도르를 저격했고, 그의 레알 동료들과 브라질 국가대표팀 동료들은 SNS로 비니시우스를 지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풋볼'에 따르면 로드리는 총점 1170점으로 1위, 비니시우스는 로드리보다 41점 뒤진 1129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 주드 벨링엄(917점)과의 차이는 200점 이상이었다. 투표 결과가 조금만 달라졌다면 비니시우스는 충분히 로드리를 제치고 발롱도르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3위 벨링엄과 4위 다니 카르바할, 9위 토니 크로스 등 다른 레알 선수들에게 분산된 표가 비니시우스에게 향했다면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수상과 관련없는 선수들이 종종 시상식에 오지 않는 경우는 있었으나, 소속 선수의 발롱도르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구단 전원이 시상식 불참을 결정한 것은 레알이 처음이었다. 실제로 축구계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도 세계 최고의 스포츠 클럽을 표방하는 레알이 발롱도르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은 것을 두고 치졸한 태도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레알 팬들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팬들은 레알의 주전 라이트백으로 뛰었던 카르바할이 풀백으로는 발롱도르 최고 순위인 4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팀 전원이 시상식 불참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을 두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풋볼'도 물러서지 않았다. '프랑스 풋볼'은 비니시우스와 벨링엄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두 선수의 명패를 자리에서 치우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레알은 이에 개의치 않는 듯하다. 레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레퀴프'는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의 보도를 인용해 "루드 굴리트와 케이트 스콧이 진행하는 발롱도르 시상식에 레알 마드리드가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 감독, 관계자 중 누구도 9월22일 파리 샤틀레 극장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해 로드리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제치고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을 계기로 마지막에 참석을 취소한 바 있다"고 했다.
언론은 "8월7일 '프랑스 풋볼'이 발표한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 명단에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 3명(킬리안 음바페, 주드 벨링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른 부문에서는 티보 쿠르투아가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 후보에 올랐다. 캐롤라인 위어는 여자 발롱도르 후보 중 한 명이다. 딘 하위선과 린다 카이세도는 여자 코파 트로피 후보"라며 소속 선수들이 시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레알이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