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배우 박탐희가 8년 전 암투병을 했던 사실을 뒤늦게 고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일 유튜브 채널 '새롭게하소서 CBS'에는 "최초 공개! 8년 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박탐희는 간증을 이어갔고, 그러던 중 8년 전 암투병을 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누가 그러더라 1학년 때 (학부모) 모임이 6학년 내내 간다더라. 1학년 때는 엄마들 모임에 꼭 쫓아다녀야 한다고 하더라. 갔는데 건너편에 앉은 분이 강남 세브란스의 교수였다. 사실 3년 전부터 몸에 추적하는 중인 게 있는데 병원에 갈 때마다 괜찮다고 했다고 했더니 '건강검진 꼭 받아야 한다'라고 하더라"라며 건강검진을 받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이어 "그랬는데 그분이 세브란스에 예약을 해버린 거다. 나는 돈을 많이 쓸 생각이 없었는데 100(만 원) 얼마더라. 30만 원짜리 하다가 손 떨리는 거다. 비싸다고 안 하기엔 너무 창피하고, 해주셨는데 거절하기도 미안하고. 10%(할인도) 해주셨더라. 그때 건강검진을 했다"라고 전했다.
박탐희는 "그 친구 아니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다. 왜냐면 조직 검사를 굳이 해야 하나 했는데 '언니 이건 무조건 해야 해. 1%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하는 거다'라고 하더라. 결과가 나오고 아무렇지 않게 살았다. 아이랑 다른 엄마들이랑 키즈카페에 있었다. 갑자기 전화가 와서 '언니, 지금 엄마들 없는 곳에서 받아'라고 하더라.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오더라. 목소리가 다르더라. (전화받으러) 갔더니 '언니 지금 애 거기 놓고 병원 빨리 와'라고 하더라. 결과가 안 좋냐고 물었더니 '언니 암이야'라고 하더라. 심장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쿵 소리가 나면서 지하로 빨려 들어갔다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암이라고?'. 저는 키즈카페에서 갑자기 암 환자가 됐다. 아이를 차에 태워서 운전을 하는데 눈물도 안 나오더라. 아이를 보는데 너무 아기인 거다. '어떡하지?'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라고 전했다. 당시 첫째는 8살이었다고.
박탐희는 "병원에 가서 정리해야 하니까 큰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언니 세브란스 병원으로 올 수 있어?' 했다. 내가 암이라고 했다. 내가 아이 데려다 놓고 왔으니까 빨리 와달라고 했다. (언니에게) 정신 안 차리면 안 된다고 시간 없다고 울면 안 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2017년 5월에 갑자기 암 환자가 되었고, 그때부터 제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가족력이 없는 상태에서 믿어지지 않았다. 영생이 있진 않으니까 언젠가 죽는 건 알지만 현실적으로 빡 다가오니까 굉장히 다르더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이었다. 사실 저는 제가 슬픈 건 제가 죽을까 봐 가 아니었다. 그것보다 우리 아이들, 얘네들 엄마 없이 자라야 한다는 게 너무 공포로 다가오더라"라고 말했다.
"가난을 경험하고 자랐지만 엄마 아빠 존재가 뭘 잘해줘서가 아니다. 한 번도 학원을 다닌 적도 없다. 그렇게 가난한 집에서 자랐는데도 엄마 아빠가 계신다는 존재만으로 단단하게 클 수 있었다"라며 부모님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데, 자신이 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다면 남겨질 아이들이 걱정이었다고 전했다.
박탐희는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주위에 얘기 안 했다고. 그는 "가족들도 몰랐고 큰언니만 알았다. 이게 너무 아프더라. 죽을 것 같이 힘들더라. 제가 죽을 것 같았다.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이 감정과 모든 것들이, 이걸 나만 아프면 괜찮은데 굳이 얘기를 해서 계속 걱정을 같이 하게 되는 거지 않냐. 이 걱정이 줄어들지 않을 거 아니냐.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도"라며 "언젠가 알게 될 테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큰언니에게 부모님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엄마 아빠는 알아야 하지 않니'라고 하더라. 그래서 '엄마 아빠 나이도 있으신데 큰일 난다'라고 했다. 남편 출장도 많고, '언니 나를 위해서 비밀로 해달라. 비밀로 안 하면 수술 안 하고 도망갈 거야'라고 협박을 했다. 언니가 저 도망갈까 봐 알았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지인들 중에는 성경 모임 부반장인 배우 유선에게만 말했다고. 그는 "제가 성경 모임 반장을 하고 있었다"라며 당분간 못 나간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박탐희는 "유선이가 담담하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하고 끊었다. 유선이가 항상 어른스럽고 담대한데 여리다. 눈물이 진짜 많다. 잘 참아줘서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그다음 날 전화가 와서 기도를 하면서 울더라. 왜 언니가 암에 걸렸냐고. 그래서 '부탁이 있는데 우리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들어갔는데 (말하지 말아 달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탐희는 "그때만 해도 연관검색어가 있지 않았냐. 아이들은 책임이 없는데 영향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지 않냐. 첫째 아들 초등학교 겨우 들어갔는데 주변에 기사가 나면 부담이 될 거 아니냐. 철저하게 숨기고 싶었다. 유선이에게 부탁을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수술하는 날, 남편과 부모님이 와있었고 사실 큰언니가 몰래 알렸었다고. 수술을 해보니 암이 전이됐던 상태라 얼마 뒤 항암에 들어갔다고. 그는 "항암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 항암을 하면 머리가 빠지지 않냐. 이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막 벌어지는데. 첫째 1학년이라 다 따라다녀야 하는데 큰일 났네 싶었다. 항암을 하게 됐다. 머리가 100% 빠지고 다시 나기 시작하고 그런 기간들이 되게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 거의 몇 년간은 활동을 못하는 상황이 온 거다. 너무 괴로웠다. 일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고 연기하는 게 제일 행복하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람인데 팔다리를 다 묶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털어놨다.
항암 두 가지 방법 중 케모포트를 심는 방법을 택했다는 박탐희는 "그날 진짜 실감 나더라. 암 환자라는 게"라며 "케모포트를 심는 날 병원을 들어가는데 제가 그때 처음으로 '저 딱 한 번만 울어도 돼요?' 했다. 그때 주저앉아서 울었다. 펑펑 울었다. 밖에 다 들렸을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눈물을 흘렸다. 박탐희는 "절대 안 울려고 했는데"라며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박탐희는 당시를 회상하며 "수간호사님도 같이 우시더라. 작은 배려들이 많았다. 보통 안전하게 하려면 윗선에 칼집을 내서 하는 게 편한데 배우니까 위험한데도 밑으로 해주시고. 몇 명 안됐지만 그분들이 완벽하게 지켜준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박탐희는 "다행히 둘째는 기억을 못 한다. 저희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너무 큰 걸 감당했어야 했다. '엄마가 아픈 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돼'라고 했다. 감춰야 하고. 집에서 첫 번째 항암을 했을 때 구역질이 그렇게 나고 몸에 있는 세포가 다 죽은 느낌이었다. 제가 70세 노인이 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또한 "관절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걷지를 못했다. 항암이 끝나고 2주간 죽은 사람처럼 산다. 구역질하면서 가다가 쓰러진다 팔로 기어간다. 첫째가 거실에 있다가 온다. 그럼 그게 너무 가슴이 아픈 거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탐희는 "화장실에서 구역질을 하고 겨우 나오면 (첫째) 시완이가 문 앞에 항상 서있었다. 시완이가 저를 안아준다. 지금 중3인데 지금까지도 미안한 게 보통 아들은 아빠한테 인정받고 싶어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어 하는데 시완이는 항상 저의 자랑이 되고 싶어 했다. 애가 너무 빨리 철이 들어서 투정도 없었고 해달라는 것도 없었고 사춘기가 온 나이인데 심하게 오지도 않았다. 그게 너무 미안하다"라며 목소리를 떨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박탐희는 2008년 사업가 남편과 결혼 후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유튜브 채널 '새롭게 하소서'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