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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위약금 1876억! 14개월 만의 경질이 대수냐?…'유럽대항전 출전' EPL 구단 입성 노린다

기사입력 2025.08.30 07:50 / 기사수정 2025.08.30 07:50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조제 무리뉴 감독이 또 한 번 짧은 임기를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유럽 주요 언론들은 30일(한국시간) 일제히 무리뉴 감독의 페네르바체 경질 소식을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무리뉴 감독이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 입성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이뤄진 것이며, 지난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벤피카에 패하며 조별리그 진출에 실패한 직후 내려졌다.

'BBC'는 "무리뉴가 부임 1년여 만에 페네르바체를 떠나게 됐다"며 "구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감독과 결별했다"고 발표했다.

매체는 "페네르바체는 짧은 성명문을 통해 무리뉴 감독의 그간 노고를 치하하고 향후 행보에 행운을 빈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구단과 감독 사이의 신뢰가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임을 인정한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무리뉴 감독의 경질은 단순히 최근 계속해서 이어진 경기력 문제만은 아니었다.

지난해 여름 무리뉴 감독이 입성한 이후, 페네르바체는 그의 지휘 아래 리그 2위에 그쳤고, 컵 대회와 유럽 대회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2014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리그 무관의 악몽을 끊어내지 못하면서 지지층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한, 이번 경질은 페네르바체 구단 내부의 정치적 상황과도 맞물린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BBC'는 "페네르바체는 오는 9월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알리 코치 회장과 이사회는 해당 선거를 앞두고 무리뉴와 관계를 더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팬심 관리와 정치적 판단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해 더해,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번 경질 배경에 구단과 무리뉴 감독 사이의 갈등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여름 이적시장 내내 구단의 영입 전략을 비판했으며, 특히 벤피카와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정말 중요했다면 페예노르트와 벤피카 경기 사이에 뭔가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후 페네르바체 구단은 무리뉴 감독이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제대로 특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고 알려졌다. 튀르키예 매체 '스포르 아레나' 인용한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이사회는 "그에게 여러 차례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물었으나, 밀란 슈크리니아르를 제외하고는 특정한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며 오히려 무리뉴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무리뉴 감독의 거침 없는 발언들이 곧 이사회와의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감독과 구단 사이의 책임 공방은 결별의 불씨를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다.



'BBC 튀르키예'의 부라크 아바타이 기자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은 조기 계약해지으로 페네르바체로부터 약 900만 유로(약 146억원)의 보상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그의 코칭스태프들 역시 200만 유로(약 32억원)가량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는 페네르바체의 재정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 '더 선'은 이에 대해 무리뉴가 이번 경질을 통해 경력 동안 받은 누적 보상금 규모가 1억 파운드(약 1876억원)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첼시에서 두 차례 경질되며 약 2630만 파운드(약 493억원)를 받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는 약 1960만 파운드(약 368억원),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1700만 파운드(약 319억원), 토트넘에서 1500만 파운드(약 281억원), 로마에서 300만 파운드(56억원)에 이어 이번에 페네르바체에서 받는 위로금을 더하면 약 1억 파운드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무리뉴가 다음 행선지로 어디를 택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유로파리그 경기 후 퇴장당한 뒤 "페네르바체를 떠난다면 유럽 대항전이 없는 잉글랜드 하위권 팀을 맡고 싶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복귀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맨유에서 후벵 아모림 감독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영국 언론은 무리뉴의 '맨유 복귀설'을 언급하고 있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구단주와 불화로 경질 위기에 놓은 노팅엄 포레스트 부임 가능성도 등장했다. 노팅엄은 올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출전하는 중이다.

무리뉴의 퇴진은 튀르키예 무대에서 또 다른 전 맨유 감독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경질 소식과 겹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솔샤르가 베식타시에서 불과 7개월 만에 경질됐고, 무리뉴 역시 14개월 만에 페네르바체를 떠났다"며 "UEFA 유럽대항전의 촘촘한 예선 체제 속에서 두 감독 모두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한 "무리뉴와 솔샤르 모두 맨유와 인연을 공유하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맨유 현 사령탑 아모림 역시 컵 대회 충격패로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이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리뉴는 과거 포르투와 인터 밀란에서 두 차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으며, 첼시에서 세 차례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섰다. 2017년에는 맨유를 UEFA 유로파리그 정상으로 이끌어 구단의 마지막 유럽 트로피를 안겼다.

그러나 페네르바체에서는 토트넘 시절 이후 두 번째로 무관에 그쳤다. 화려한 커리어에 비해 최근 몇 년간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친 셈이다.

한때 '스페셜 원'으로 불리며 유럽 무대를 호령했던 무리뉴의 퇴진은, 그의 지도력이 여전히 최정상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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