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독일 현지 매체들이 잇따라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불확실한 거취를 짚고 있다.
김민재 측이 뮌헨 잔류 의사를 밝힌 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뮌헨 구단은 여전히 김민재를 매각 대상에 올려놓고 있는 상태이며, 팀의 향후 플랜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지난 2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김민재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구단 알나스르와는 어떠한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이 보도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여름 이적시장 계속됐던 김민재의 이적설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또한 해당 매체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민재와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알 나스르 FC와 협상은 사실이 아니다. 그는 전적으로 뮌헨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잔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민재는 오직 바이에른 뮌헨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의 유력 매체 '빌트' 또한 1일 김민재가 뮌헨에서 다시 주전 자리를 차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의 축구전문기자 크리스티안 폴크는 "김민재는 프리시즌 동안 감독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만약 다시 선발 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 뮌헨에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수의 의지와는 다르게, 뮌헨 수뇌부 측은 김민재의 매각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유력지 '스포르트1'의 슈테판 쿰베르거 기자는 11일(한국시간) 심층 보도에서 "김민재는 더 이상 뮌헨의 핵심 플랜에 포함되지 않으며, 구단 내부에서 명확히 매각 후보로 분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로테이션 차원의 문제를 넘어, 경영진이 향후 스쿼드 운용 전략에서 김민재를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보도에 따르면 뮌헨은 새 시즌을 앞두고 다요 우파메카노와 요나탄 타를 센터백 주전 조합으로 내정했다. 우파메카노는 이미 지난 몇 시즌 동안 뮌헨 수비 라인의 중심을 맡아온 선수이고, 타는 레버쿠젠에서 리그 우승을 이끈 수비 리더로 영입됐다.
여기에 현재 부상 중으로, 복귀에 전념하고 있는 일본 대표 수비수 이토 히로키가 곧 돌아올 예정이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 가능한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팀에 남아 멀티 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김민재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프리시즌에서의 기용 순서도 상황을 방증한다. 지난 토트넘 홋스퍼와의 친선전에서 김민재는 후반 23분이 돼서야 교체 투입됐다.
'스포르트1' 역시 이 장면을 두고 "요나탄 타는 이미 새로운 수비 리더로 낙점됐고, 우파메카노 역시 확실한 주전 카드다. 내부적으로 김민재는 불필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뮌헨에서 차가운 현실을 마주했다. 2024-2025시즌 초반 내내 주전 수비수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던 김민재는 어느 샌가 뮌헨 수비진 중 비판의 대상이 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인터 밀란전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와의 '데어 클라시커' 빌드업 과정에서의 실책과 수비 라인 컨트롤 미스로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비판을 받았다.
후반기에는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에도 불구하고 동료 수비진들의 연이은 부상에 출전을 강행해 점점 경기력이 떨어졌다.
결국, 뮌헨의 보드진은 이러한 김민재의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빌트'는 최근 "뮌헨 경영진은 김민재를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폴크는 "적정 오퍼가 없으면 잔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민재가 뮌헨에 남을 가능성 또한 적지 않은 이유는 바로 그의 고연봉 때문이다.
독일 '아벤트차이퉁'의 막시밀리안 코흐 기자는 "김민재의 연봉은 약 1600만 유로(약 260억원)에 달한다. 유럽 내에서 이 금액을 감당하면서 센터백 보강을 원하는 팀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알려진 구단은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토트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AC밀란, 갈라타사라이 등 다양하지만, 대부분 이적료와 연봉 부담으로 구체적인 협상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자금력으로 영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김민재 본인이 아직 유럽 무대에서 경쟁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져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
이 때문에 연봉 구조를 재조정하거나 임대 이적 형식으로 팀을 옮기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뮌헨이 거액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거래에는 부정적이어서 협상 난도가 높다.
결국 김민재가 뮌헨에 잔류할 경우, 새 시즌은 주전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우파메카노-타 조합이 기본 틀이 될 것으로 보이며, 김민재는 팀 내 3번째 센터백 자리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뮌헨의 센터백 뎁스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시즌 중 부상이나 경기력 저하 변수에 따라 출전 기회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실제로 뮌헨은 최근 몇 시즌 동안 핵심 수비수들의 부상 공백에 시달린 경험이 있어, 김민재가 대기전력으로라도 중요한 순간에 투입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김민재는 여전히 유럽 전역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수비수이지만, 뮌헨의 전술 구조와 기대치, 그리고 연봉 구조가 그를 애매한 위치에 두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남은 기간이 한 달도 채 안 남았다. 하지만, 김민재의 거취 문제는 그 시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뮌헨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