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환 기자) 서울 이랜드 FC가 또다시 수원 삼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8경기 무승에서 탈출, 적지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이랜드를 상대로 리그에서 5전 5패를 당한 수원으로서는 악몽 같은 징크스가 계속됐다.
김도균 감독이 이끄는 이랜드는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가브리엘과 정재민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얻은 이랜드는 승점 33점(9승6무7패)을 마크, 리그 6위를 유지한 채 5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34)와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혔다.
수원은 4-2-3-1 전형을 꺼냈다. 양형모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이기제, 레오, 황석호, 이건희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최영준과 이규성이 3선에, 파울리뇨, 강현묵, 세라핌이 2선에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은 김지현.
서울 이랜드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구성윤이 골문을 지켰고, 배서준, 김하준, 곽윤호, 김주환이 백4를 구축했다. 서재민, 오스마르, 백지웅이 중원을 책임졌고, 정재민이 측면의 가브리엘, 에울레르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이랜드는 전반 4분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오스마르의 중거리슛으로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으나, 오스마르의 중거리슛은 골문과 거리가 멀었다.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와중, 수원 후방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나온 게 이랜드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전반 14분 황석호의 백패스를 받은 양형모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가브리엘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고 공을 처리하는 데 실패, 가브리엘에게 공을 내주고 말았다. 양형모는 가브리엘의 슈팅을 막기 위해 황급히 다이빙을 시도했으나, 공은 쉽게 골라인을 넘어갔다.
수원은 전반 16분 이규성이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나선 이기제가 때린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이기제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이랜드는 선제골 이후 수비라인을 낮게 내린 채 수원의 공격을 막아낸 뒤 역습을 노리는 방식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24분 왼쪽에서 시작된 이랜드의 역습은 서재민의 전환 패스를 받은 김주환의 슈팅으로 마무리됐는데, 양형모가 김주환의 슈팅을 손끝으로 쳐내면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랜드의 패턴은 바뀌지 않았다. 전반 35분에는 낮은 위치에서 수원의 공격을 끊어낸 뒤 중원과 측면 자원들의 연계 끝에 에울레르의 슈팅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페널티지역 왼편에서 시도한 에울레르의 슈팅은 골문 옆으로 지나갔다.
수원은 전방의 김지현과 강현묵, 측면의 세라핌과 파울리뇨가 자리를 바꿔가면서 이랜드 수비를 끌어내려고 했으나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중원의 이규성과 최영준까지 가세해야 이랜드의 수비에 약간의 균열이 생기는 정도였다.
전반전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지만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은 채 끝났다.
수원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강현묵을 불러들이고 성남에서 영입한 신입생 박지원을 투입했다. 파울리뇨가 강현묵의 자리로 이동했고, 박지원은 측면에 배치됐다.
후반전의 포문은 수원이 열었다. 후반 3분 이규성의 패스를 받은 세라핌이 페널티지역 오른편에서 컷백 패스를 보낸 것을 파울리뇨가 슈팅까지 연결했다. 그러나 이 슈팅은 구성윤의 선방에 막혔다.
추가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원은 이른 시간 교체카드를 한 장 더 꺼냈다. 후반 8분 최영준을 대신해 이민혁을 투입해 3선에 전진 능력을 더했다.
이랜드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닥쳤다. 후반 10분 가브리엘이 갑작스럽게 그라운드 위에 주저앉은 것이다. 가브리엘은 앞서 공을 걷어내는 상황 이후 통증을 느꼈고, 경기를 더 이상 뛸 수 없다고 판단해 교체를 요청했다.
이랜드는 급하게 아이데일을 준비시켰다. 앞서 까리우스가 충북청주전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또다시 악재를 입은 이랜드다.
그러나 이랜드는 악재를 극복하고 정재민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후반 14분 서재민이 패스한 공을 골문 앞에서 받은 정재민은 레오를 앞에 두고도 상대 수비와 골키퍼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는 침착한 슈팅으로 수원 골망을 흔들며 이랜드의 추가골이자 자신의 시즌 6호 골을 성공시켰다.
물러설 곳이 없는 수원은 추가 실점 이후 교체카드를 추가로 사용했다. 올여름 수원에 합류한 김민우와 강성진이 후반 21분 이기제와 세라핌을 대신해 경기장을 밟았다.
수원은 후반 27분 파울리뇨가 상대 실책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한 골 추격하는 듯했으나, 부심은 파울리뇨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앞서 파울리뇨 방향으로 패스가 향할 때 파울리뇨가 이랜드의 최종 수비수보다 뒤에 있었다는 판정이었다.
후반 30분 프리킥에서 흘러나온 공을 황석호가 잡아 슈팅까지 쐈지만 이 슈팅은 구성윤 정면으로 향했다.
이랜드는 후반 34분 배서준과 김주환을 채광훈, 김오규로 교체하면서 수비에 힘을 실었다. 2점 차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따내겠다는 의지였다. 수원은 후반 39분 이건희를 정동균과 교체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후반 42분 수원이 다시 한번 이랜드 골문을 열었지만, 이번에도 오프사이드에 아쉬움을 삼켰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민혁이 세컨드볼을 밀어 넣었으나, 부심은 곧바로 깃발을 들어올렸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9분.
수원은 막판까지 이랜드를 몰아붙였으나 오스마르를 중심으로 탄탄하게 자리한 이랜드의 수비와 수문장 구성윤은 쉽게 득점을 내주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수원이 이랜드 페널티지역 안에서 연달아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이랜드 수비진이 몸을 던져 모두 막아냈다.
결국 이랜드는 리드를 유지하는 데 성공, 수원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8경기 무승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3연승을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4승1무를 달리는 중이던 수원의 승격 여정에는 제동이 걸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