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홍명보호에서 맹활약한 이강인이 소속팀인 유럽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돌아가 모처럼 클럽 무대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이 32개팀으로 참가팀을 확대 개편한 클럽월드컵에서 한국인 최초로 득점포 쏘아올리는 기록을 남겼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로 '유러피언 트레블(특정 유럽 구단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자국 1부리그, 자국 FA컵에서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경우)'을 일궈낸 이강인은 다시 한 번 한국 축구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클럽월드컵에서도 우승할 가능성을 남겼다.
PSG는 4-0 대승을 기록했는데 상대팀이 유럽에서도 라이벌 구단이라고 할 수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여서 승리가 더욱 빛났다.
스페인 대표팀 사령탑 출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패서디나 로즈볼 경기장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파비안 루이스와 비티냐, 세니 마율루, 이강인이 연속골을 퍼부어 4-0 완승을 챙겼다.
PSG는 B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외에 보타포구(브라질), 시애틀 사운더스(미국)와 속했다. 가장 난적으로 꼽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완벽하게 이기면서 이번 시즌 또 다른 트로피를 향한 첫 출발을 잘 끝었다.
이강인은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후반 25분 루이스와 교대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PSG는 3-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52분)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 때 키커로 이강인이 나섰다. 이강인은 왼발로 상대 골키퍼를 완벽히 속이며 공을 골대 왼쪽으로 차 넣었다.
4-0 대승의 마지막을 장식한 골이 됐다.
이강인이 올해 소속팀에서 처음 넣은 골이다. 이강인은 2024-2025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PSG의 핵심 로테이션 맴버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리그1 초반 11경기에서 6골을 넣을 정도였다.
후반기 들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이적료 7000만 유로(1050억원)에PSG 유니폼을 입고, 엔리케 감독과 갈등 빚었던 우스만 뎀벨레가 불화설을 훌훌 털고 돌아와 득점 행진을 벌이면서 이강인의 입지가 급추락했다. 이강인은 PSG가 사상 처음으로 우승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결승 여정 7경기 중 6경기에 결장하면서 거의 전력 외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낳았다.
이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골은 이강인이 지난해 11월10일 리그1 앙제전 멀티골 이후 PSG에서 처음 넣은 골이다.
이강인은 공식전으로 계산하면 두 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렸다. 지난 10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최종전 쿠웨이트전에서 후반 5분 2-0으로 달아나는 왼발 골을 넣어 팀의 4-0 대승 주역이 된 그는 쿠웨이트전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소속팀에서도 득점 행진을 벌였다.
이날 PSG는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로 나섰으며,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키뉴스, 누누 멘데스, 윌리암 파초가 백4에 섰다.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중원에 포진했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곤살루 하무스, 데지레 두에가 스리톱을 형성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지휘하는 아르헨티나 출신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얀 오블락을 문지기로 세웠다. 클레망 랑글레, 하비 갈란, 로빈 르 노르망이 백3를 섰다. 로드리고 데 폴, 파블로 바리오스, 사무엘 리노, 마르코스 요렌테가 중원에 나섰다. 앙투안 그리즈만, 훌리안 알바레스, 지울리아노 시메오네가 스리톱을 이뤘다.
유럽 챔피언 PSG의 위력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PSG는 전반 18분 오른쪽 측면에서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상대 저항을 뚫어냈고 크바라츠헬리아의 패스를 아크 정면에서 루이스가 왼발 강슛으로 연결해 첫 골을 터트렸다.
PSG는 전반 추가시간에서 상대 수비가 흐트러진 틈을 타 크바라츠헬리아가 비티냐에 골문 정면으로 패스를 내줬다. 비티냐는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스페인 라리가 3대 명문 골망을 출렁였다.
엔리케 감독은 PSG가 2-0으로 앞선 후반 20분 마율루를 가장 먼저 교체투입하더니 5분 뒤엔 이강인과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투입했다.
후반 42분 마율루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강슛을 꽂아넣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이강인이 골 맛을 봤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총 29차례 볼 터치를 기록했다. 패스는 26번 시도해 24번 성공시키고 92% 성공율을 자랑했다. 그라운드 경합은 한 번 시도해 성공했으며 볼은 3번 빼앗겼다.
평점 7.4점을 받았다.
무엇보다 32개팀으로 확대 개편된 클럽월드컵에서 한국인 최초로 득점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첫 단추를 잘 꿴 PSG는 B조 1위를 통한 16강 진출을 노린다. 오는 20일 오전 10시엔 역시 로즈볼 경기장에서 보타 포구와 상대한다. 24일 오전 4시엔 시애틀 루멘 필드에서 시애틀 사운더스와 격돌한다.
PSG는 이번 대회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지난 1월 트로페 데 샹페옹(슈퍼컵)을 포함해 2024-2025시즌 5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