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리버풀이 독일 국가대표 공격형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 영입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적료는 기본 1억 파운드(약 1885억원)에 최대 1600만 파운드(약 296억원)의 보너스를 포함해 총액 1억 1600만 파운드(약 2152억)로,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이자 옵션이 모두 발동될 경우 영국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 기록이 된다.
이번 이적은 리버풀이 전폭적인 투자로 구단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사례로 평가되며 자연스럽게 비르츠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4일(현지시간) "리버풀이 바이엘 레버쿠젠과 비르츠의 이적에 최종 합의했다"며 계약 조건과 함께 전했다.
기본급과 함께 포함된 1600만 파운드 규모의 옵션에는 리버풀이 리그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발동로드 수상과 같은 비르츠의 개인상 수상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지급되며, 그 조건이 충족될 경우 영국 이적료 기록을 갱신하게 된다.
현재 영국 내 최고 이적료는 첼시가 2023년 벤피카에서 영입한 엔조 페르난데스의 1억 700만 파운드(약 1985억원)이며, 같은 해 첼시가 브라이턴에서 영입한 모이세스 카이세도는 1억 파운드로 시작해 최대 1억 1500만 파운드(약 2134억원)까지 상승 가능한 계약이었다.
비르츠의 이번 이적은 이 두 건과 나란히 유럽 축구 역사에 남을 '역대급' 거래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번 이적은 리버풀 구단의 체계적인 전략과 설득이 만들어낸 결과로 평가 받는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리버풀은 과거 비르츠가 쾰른 유소년팀 소속일 때부터 지속적으로 관찰해왔고, 그의 가족과도 오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레버쿠젠이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서 맞붙게 되면서, 그가 리버풀의 AXA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하며 구단 시설을 체험했던 것도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 계기로 작용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리버풀의 신임 감독 아르네 슬롯이었다.
'데일리 메일'은 "비르츠 가족과의 협상 과정에서 슬롯 감독이 중심 역할을 했고, 이는 비르츠가 리버풀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결국 비르츠는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등 유력 경쟁 구단들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리버풀행을 선택했다.
뮌헨은 한때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됐지만, 협상에 소극적이었고 맨시티는 천문학적인 비용에 부담을 느껴 중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르츠는 레버쿠젠에서 17세에 1군 데뷔한 이후 총 197경기에서 57골을 기록하며, 2023-2024시즌에는 레버쿠젠의 역사적인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이끌었다.
최근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리그 12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 도움 2위에 올랐고, 2시즌 연속 독일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격 지역 전진 패스를 기록한 선수다.
독일 국가대표팀에서도 2021년 데뷔 이후 31경기 7골을 기록 중이며,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는다.
'BBC' 독일 축구 전문가 라파엘 호니크슈타인은 비르츠에 대해 "그는 이미 거의 완성형 선수에 가깝다. 기민한 패스, 공간 창출, 공격 전개 능력에서 현존 최고 수준이며 프리미어리그 적응만 잘 한다면 폭발적인 활약이 가능할 것"이라 평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리버풀에서 4-2-3-1 포메이션의 중심인 '10번(공격형 미드필더)' 롤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호니크슈타인은 "슬롯 감독은 그를 공격의 축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창의성과 득점력을 겸비한 현대적인 플레이메이커"라 극찬하며 비르츠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현재 리버풀의 중원 자원인 도미니크 소보슬라이,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등이 비르츠의 등장으로 입지에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 선수들을 한 선발 명단에 모두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소보슬라이가 오른쪽 측면에서 모하메드 살라를 보조하는 형태로 배치되거나, 비르츠가 '폴스 나인(가짜 9번)' 형태로 최전방에서 연계 플레이를 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과거 리버풀의 레전드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수행했던 역할이기도 하다.
한편, 리버풀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레버쿠젠으로부터 오른쪽 풀백 제레미 프림퐁을 3400만 파운드(약 631억원)에 데려온 데 이어 비르츠까지 품에 안으며, 레버쿠젠과의 커넥션을 강화하고 있다.
또, 본머스의 헝가리 국가대표 레프트백 밀로시 케르케즈에 대해서도 4500만 파운드(약 835억원) 규모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이적시장은 리버풀의 명확한 중장기 플랜과 자금 운용의 결과이기도 하다.
'BBC'에 따르면 리버풀은 최근 몇 년간 큰 지출 없이 재정을 관리해왔고, 지난 여름에도 페데리코 키에사와 조르지 마마르다슈빌리 정도만을 영입한 바 있다.
반면 이번 여름엔 골키퍼 카오이민 켈러허를 브렌트퍼드에 매각했고, 다윈 누녜스와 조 고메스, 자렐 콴사 등의 이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리버풀은 비르츠라는 '완성형 스타'의 영입으로 유럽 정상 도전을 위한 초석을 다졌고, 감독 슬롯 체제 아래 본격적인 리빌딩과 전술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리버풀이 다시 유럽 무대에서 왕좌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