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과 강하게 연결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프리미어리그 두 명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우디 이적 가능성이 높아보였던 김민재의 미래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게 됐다.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는 13일(한국시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김민재 영입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맨유와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모두 김민재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역대 최저 승점을 기록한 맨유는 다음 시즌을 대비해 수비진을 강화하는 걸 고려하고 있으며 김민재를 적임자로 결정했다"면서 "뮌헨은 이미 김민재가 없어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후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올 여름 뮌헨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뮌헨이 2년 전 5000만 유로(약 783억원)라는 거액을 투자해 나폴리에서 영입했지만 두 시즌간 김민재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 시즌에는 혹사 논란 속에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이번 시즌에는 아킬레스건 부상과 발목 낭종 문제로 100%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뮌헨은 수비진 강화를 위해 라이벌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독일 국가대표 센터백 요나단 타를 영입했다. 김민재에게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셈이 됐다.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가 타에게 밀려 팀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뮌헨 역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김민재를 매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나폴리에게 지불했던 이적료보다 훨씬 낮은 이적료에 김민재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등 현지 매체는 3000만~3500만 유로(약 470억~548억원)면 김민재를 팔 것으로 예상했다.
막스 에베를 단장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고통 받았다"면서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가 돌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점까지 상황이 좋지 않았다. 구단에서는 김민재의 상황을 잘 관리하고 있었다"며 김민재의 컨디션 난조가 구단 때문이 아니라고 냉정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재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팀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나스르였다.
독일 매체 푸스발트랜스퍼는 "김민재의 에이전트가 현재 여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알나스르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사우디 구단은 최근 며칠 동안 끈질기게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선수측과 합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민재 역시 사우디 이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김민재가 사우디 이적에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독일 매체 스폭스(SPOX) 역시 "김민재와 뮌헨의 작별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으며, 김민재가 놀라운 이적 의사를 밝혔다"면서 "그가 의외의 구단을 자신의 희망 행선지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김민재 에이전트와 알나스르 사이에 논의가 진행 중이며 개인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적이 단순히 구단 간의 논의를 넘어 선수 측과도 구제척인 대화가 이뤄졌다는 것에 주목했다.
하지만 리버풀이나 맨유가 영입전에 참전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두 구단 모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리버풀은 최근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강팀으로 올라서며 옛 명성을 되찾았다. 그에 반해 맨유는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영국 최고의 명문 구단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커트오프사이드는 "결국 누가 돈을 낼 준비가 돼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사우디 프로 리그가 관심을 확대할 경우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이적료 부분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알나스르와 리버풀, 맨유의 자금력 경쟁이 김민재의 행선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맨유나 리버풀의 관심이 구체적인 제안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커트오프사이드는 "맨유에게 필요한 건 득점력이다. 그러기 위해 이미 울버햄프턴에서 마테우스 쿠냐 영입을 확정했고, 브렌트퍼드의 브라이언 음뵈모와도 이적설이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며 "맨유가 김민재를 영입할 기회를 활용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회의적인 시선으로 봤다.
맨유는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15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54골을 실점한 수비도 문제였지만, 단 44골에 그친 공격력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울버햄튼에서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를 영입했고, 브렌트퍼드의 브라이언 음뵈모와 강하게 연결되는 등 맨유의 최우선 과제는 수비가 아닌 공격진 보강이다.
또한 매체는 앞서 뮌헨에서 영입했던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였다는 점도 '뮌헨 출신' 선수 영입에 구단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리버풀에 대해서도 "리버풀에게는 김민재가 필요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버질 반 다이크와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모두 건강할 때 리버풀 센터백에게 주전 자리는 없다"면서 "조 고메스의 부상 문제로 백업 영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재가 리버풀에서 백업 역할을 받아들일 거라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민재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를 위해 뮌헨 선수단과 함께 미국으로 향했다. 뮌헨도 클럽월드컵까지는 김민재를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민재의 거취는 클럽월드컵이 끝나는 7월 중순부터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