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투수 됐는데 "죄송하다"는 조영건, 압박 붕대 투혼으로 키움 3연승 이끌었다 [고척 현장]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우완 조영건이 강한 타구에 발목을 맞아 통증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팀 3연승을 견인하는 투혼의 역투로 영웅군단의 투지를 일깨웠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7차전에서 연장 10회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 4~5일 사직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이틀 연속 꺾은 기세를 몰아 올해 두 번째 3연승을 질주했다.

키움은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가 5회까지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다. 5회를 마친 뒤 왼쪽 고관절에 불편함을 호소, 6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교체된 건 우려스러웠지만 불펜진이 힘을 냈다.

키움 불펜은 이준우-이강준-주승우-원종현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8회말에는 이주형의 동점 솔로 홈런이 터지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조영건은 연장 10회초 키움의 여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오스틴 딘과 승부에서 강한 타구에 오른 발목 쪽을 맞는 돌발 상황을 겪었다. 



조영건은 오스틴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타구에 맞은 발목을 붙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키움 트레이닝 파트가 마운드로 올라가 조영건의 상태를 급히 살폈다.

조영건은 다른 투수로 교체될 것으로 보였지만 더그아웃에서 발목에 테이핑을 한 뒤 다시 마운드로 향했다. 후속타자 문보경을 헛스윙 삼진, 박동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조영건의 투혼에 키움 타자들도 화답했다.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캡틴 송성문이 LG 우완 루키 김영우를 상대로 끝내기 솔로 홈런을 작렬,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영건은 승리투수가 되면서 2025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송성문은 경기 종료 후 "조영건이 타구에 맞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교체될 줄 알았다. 그런데 테이핑을 하고 다시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영건이도 어떻게든 이닝을 막으려고 간절하구나'라고 느꼈다. 그런 투혼에 감동 받았다"고 치켜세웠다.

조영건은 이날 게임 전까지 2025 시즌 11경기 36⅔이닝 3패 평균자책점 7.61로 부진했다. 지난 5월 25일 1군 엔트리 말소 후 이달 5일까지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거쳤다.



조영건은 1군으로 돌아온 첫날부터 투혼의 역투로 팀 3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조영건 자신은 물론 키움 선수단에도 의미가 큰 1승을 수확했다. 

조영건은 "처음 발목에 타구를 맞았을 때 많이 저리고 투구할 때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며 "하지만 오늘 1군에 콜업 됐고,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끝까지 던지고 싶어 압박붕대를 하고 경기를 치렀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팬분들께 이전에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더 좋은 기량으로 던질 수 있게 많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조영건은 타구에 맞은 직후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던졌고, 이 모습은 선수단 전체에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