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와의 동행을 끝낼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차기 행선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혹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걸림돌은 김민재의 연봉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2일(한국시간) 한 팬의 질문에 "김민재의 다음 행선지는 사우디 또는 프리미어리그가 될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그러나 그는 엄청난 연봉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민재의 연봉은세전 1700만 유로(약 265억원), 세후 약 1100만 유로(약 165억원)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유럽 주요 구단들도 부담스러워할 수 있는 수준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김민재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사우디밖에 남지 않게 된다. 김민재가 유럽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아시아 무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27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시즌 전반기 바이에른 뮌헨 수비 라인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뮌헨은 김민재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의 활약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이로써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중 두 리그(이탈리아, 독일)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첫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김민재를 둘러싼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시즌 후반기부터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아킬레스건을 다친 김민재는 진통제를 맞으며 통증을 참고 출전했다. 결국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인터밀란전에서는 연이은 실수로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비판의 중심에 섰다.
결국 독일 언론들은 일제히 김민재를 여름 이적시장 방출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아예 김민재를 2025-2026시즌 바이에른 예상 베스트11에서 제외했으며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행복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뮌헨은 김민재를 진심으로 팔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슈포르트는 "뮌헨이 김민재의 이적료로 3000만~3500만 유로(약 469억~547억원)를 기대하고 있다. 김민재는 몇 주 전 팀을 떠나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당초 김민재가 이적할 경우 발생할 이적료는 5000만 유로(약 780억원)로 추정됐다. 뮌헨이 김민재를 나폴리에서 데려올 때 지불했던 바이아웃 금액을 회수할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하지만 슈포르트에 따르면 뮌헨은 김민재의 이적료를 예상보다 훨씬 낮춰 책정했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팔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뮌헨은 이미 대체자까지 물색한 상태다. 독일 매체 TZ는 "지난주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은 위원회로부터 다가올 이적 기간 동안의 모든 이적 계획을 공식적으로 승인받았다"며 "특히 중요한 건 전부터 원했던 요나단 타(바이엘 레버쿠젠)의 영입도 명시적으로 승인됐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독일 국가대표 센터백은 몇 주 동안 뮌헨의 주요 영입 명단에 올랐으며, 새로운 수비진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그의 프로필과 자유계약(FA) 가능성을 고려하면 타는 뮌헨이 새로운 수비 리더에게 요구하는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김민재의 입지가 날이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에서 차기 행선지로는 프리미어리그와 사우디 프로 리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근 첼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인 바 있으며, 사우디 리그에서는 호화군단 알힐랄이 김민재의 이름을 리스트에 올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민재는 "뮌헨을 떠날 이유가 없다"며 공식적으로는 잔류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뮌헨이 구단 차원에서 이미 방출 결정을 내린 만큼,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 팀을 찾는 과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단, 165억원에 달하는 연봉이 김민재의 새로운 행선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일부 상위권 구단을 제외하면 부담스러운 금액이기 때문에 오일머니로 중무장한 사우디가 유력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사우디는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 이름을 날리던 젊은 선수들이 이적할 정도로 금전적인 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평가되고 있다. 뮌헨에서 책정한 김민재의 이적료가 적지 않은 데다, 김민재가 연봉을 깎지 않는 이상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구단과 선수의 요구 조건을 모두 들어줄 수 있는 사우디가 대안으로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의 향후 선택에 축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