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축구는 물론 아시아 축구 역사까지 바꿀 가능성을 높인 이강인이 정작 시즌 직후엔 매각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미 올시즌 후반기 교체 후순위로 밀린 것에 이어 최근에는 리그1에서도 결장하는 경기가 생기면서 PSG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관측이 나온다.
PSG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플래닛 PSG'가 이런 견해를 내놨다.
매체는 19일(한국시간) PSG가 여름 이적시장에 이강인을 정리 대상으로 보고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매체가 지목한 선수는 3명이다. 우선 브라질 출신 베테랑 수비수 마르키뉴스가 PSG와 작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2023년 여름에 며칠 간격으로 입단한 이강인과 곤살루 하무스 등 두 공격수로 PSG를 떠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매체도 이강인이 PSG 정리 명단에 포함됐다고 했다.
'알레 파리' 역시 "PSG가 다가오는 여름 대규모 선수단 정리에 돌입한다. 몇 주 뒤 이적시장이 열리면 일부 선수들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PSG는 올 여름 대회에 계속 참가한다. 오는 25일 오전 4시에는 프랑스 생드니에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스타드 랭스와 2024-2025시즌 쿠프 드 프랑스 결승전이 열린다.
다음 달 1일 오전 4시에는 독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중요한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PSG는 사상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물론 사상 첫 유러피언 트레블(리그, 쿠프 드 프랑스,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강인 역시 출전 시간이 얼마나 될 지는 알수 없지만 아시아 최초로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어 내달 중순부터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나선다. 이강인 입장에선 아시아 최초로 유러피언 트레블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4관왕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강인의 이적이 빨리 결정될 수도 있어 클럽월드컵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알레 파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마르퀴뉴스와 몇 달간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이강인 또한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다른 매체 VIPSG도 이강인을 거론했다. "몇몇 바람직하지 않은 선수들의 이탈이 이미 진행 중"이라며 이강인을 가리켜 '바람직하지 않은 선수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이강인의 페이지도 넘어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몇 차례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선발 명단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확실한 제안이 이미 접수됐고, 이적은 분명 고려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이강인을 원하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만 있는 게 아니다.
축구종가 영국과 글로벌 스포츠매체들은 이달 들어 이강인의 아스널 입단 가능성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지난 9일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유럽 축구계 선수 이적과 관련한 여러 소문을 소개하면서 이강인 소식을 첫머리로 거론했다.
ESPN은 영국 대중지 '더 선'의 최근 보도를 인용, "PSG(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수 이강인이 아스널과 연결되고 있다. 예상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316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매체는 특히 지난해 11월 아스널의 스포츠 디렉터로 영입된 안드레아 베르타와 이강인의 인연을 언급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베르타는 전 직장인 스페인 3대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2년 전 이강인 영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엔 PSG가 등장하면서 베르타 단장과 이강인이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이번엔 다르다. 베르타가 지난해 11월 사임한 유명 디렉터 에두 가스페리니 후임으로 온 뒤 이강인을 다시 데려오려고 노력한다는 게 ESPN의 설명이다.
이강인은 스페인 중하위권 구단 마요르카에서 2022-2023시즌 두 자릿 수 공격포인트를 이뤄 시선을 모았다.
2023년 1월 겨울이적시장부터 이강인을 찾는 구단들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ESPN은 "베르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일하던 2023년, 마요르카 소속이던 이강인을 영입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가 다시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ESPN보다 먼저 이강인의 아스널 이동설을 보도한 '더 선'은 이강인이 현재 PSG에서 처한 상황을 조목조목 알리기도 했다.
신문은 "이강인은 파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구단에서 거의 두 시즌을 보낸 뒤에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 선수단에서 여전히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강인은은 이번 시즌에 리그1(프랑스 1부리그)에 총 18차례 선발 출전했는데, 이는 첫 시즌과 같은 숫자이지만 골은 6차례 넣으면서 두 배로 늘렸다"고 소개했다.
이강인이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출전 기회만 주어지면 어느 정도 제 몫을 해내는 등 실력 자체가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엔 런던 연고의 중위권 구단으로 지난 20일 맨체스터 시티를 누르고 FA컵 챔피언이 될 크리스털 팰리스도 이강인 영입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일단 이적료가 대폭 내려간 상황이다. 지난 1월 겨울이적시장 때만 해도 영국 언론은 3500만 파운드(650억원) 정도의 몸값을 추정했다.
지금은 달라져 PSG도 마요르카에 지불했던 이적료 수준만 돌려받을 수 있으면 이강인을 놓아줄 수 있다는 자세다. 원금 회수에 만족한다는 얘기다.
'더 선'은 "PSG는 1870만 파운드(345억원)의 이강인 이적료를 회수하고자 한다. 1700만 파운드(314억원) 이하의 제안은 듣지 않을 것이다"며 헐값 이적만 방지할 것으로 풀이했다.
사진=연합뉴스 / PSG / 이강인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