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6-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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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오요안나 母 울분 "MBC 근로자 아니라니, 유가족 가슴에 대못" [엑's 이슈]

기사입력 2025.05.19 14:41 / 기사수정 2025.05.19 14:4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기상캐스터였던 故 오요안나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오요안나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고인의 어머니가 고용노동부와 MBC를 향해 울분을 토했다.

1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고(故) 오요안나씨 특별감독결과 규탄 기자회견에서 故오요안나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오요안나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결정이며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규탄했다.

장연미 씨는 "가슴을 칼로 베어내는 고통 속에서 겨우 살아가고 있다. 딸이 남긴 뜻이 있으니 나중에 만나면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힘겹지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딸이 노동자가 아니라고 한다. MBC가 시키는대로 일했는데 노동자가 아니라고 한다”라고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장 씨는 “고용노동부는 MBC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이런 결정을 한 것인가. 제대로 조사한 것이 맞는가. 너무 억울하고 분통하다. 딸은 살고 싶고 일하고 싶어 발버둥치며 노력했다. 하지만 현실은 생떼같은 아이는 죽음으로 몰렸고,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MBC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유가족은 특별감독 결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모두가 외면하나. 고용노동부가 왜 존재하는건가. 딸의 억울함을 풀고 제대로 해결하기 원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참담하다. 가해자들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MBC가 책임질 수 있도록, 진실이 밝혀지도록 함께해달라”라며 토로했다.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이후 생전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MBC 기상캐스터 4명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고 오요안나의 유족들은 이들 중 한 명과 민사소송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이 MBC를 상대로 진행한 특별근로감독을 마무리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에서 괴롭힘으로 볼만한 행위가 있었다고는 판단했다. 통상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분류하면 괴롭힘 여부를 판단하지 않지만, 이례적인 판단을 내렸다.

노동 당국은 고인이 2021년 입사 후 선배들로부터 수시로 업무상 지도와 조언을 받아왔지만 단순히 지도·조언 차원을 넘어 사회 통념에 비춰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행위가 반복됐다고 밝혔다.

일례로 고인이 MBC를 대표해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게 되자 한 선배 기상캐스터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네가 유퀴즈에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고 비난했다.

노동 당국은 고인이 사회 초년생인 점, 업무상 필요성을 넘어 개인적 감정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발언들이 여러 차례 이어져 온 점, 고인이 지인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유서에 구체적 내용을 기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러한 행위가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기상캐스터인 오요안나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봤다. 기상캐스터는 한 방송사에 전속되지 않고 여러 곳에서 일할 수 있으며, 일부 캐스터가 매니지먼트 업무를 하는 기획사에 소속돼 자유롭게 개인 영리활동을 해 수입을 전액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MBC와 계약된 업무(뉴스 프로그램 출연) 외 다른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행정 등 업무를 하지 않은 점, 주된 업무수행에 구체적 지휘 및 감독 없이 기상캐스터가 재량권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임한 점,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으며 정해진 휴가 절차가 없는 점 등도 고려됐다.

19일 MBC는 입장문을 발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는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인다.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조직문화 개선, 노동관계법 준수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올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노동부에 제출한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개선계획서'를 바탕으로 이미 개선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미진한 부분은 없는지 거듭 확인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MBC는 특히 프리랜서와 외주사 직원 등 비정규직 구성원이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며"현재 운영 중인 클린센터를 확대 강화하여 괴롭힘이나 어려움을 곧바로 신고하고 개선할 수 있게 하겠다.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동료들이 이를 인지했을 때는 익명성을 담보 받고 신고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며 유족에게 사과했다.

사진= 故 오요안나, 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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