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오를 주인공은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과 이탈리아의 인터 밀란으로 결정됐다.
그 중 PSG는 5년 만에 다시 결승 진출에 오르며 구단 숙원인 유럽 정상 기회를 잡았으나 미드필더 이강인은 또다시 벤치에 머물며 한국 축구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스페인 대표팀 사령탑 출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왕자공원)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아스널을 2-1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우스만 뎀벨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던 PSG는 이날까지 합계 스코어 3-1로 앞서며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결승전은 오는 6월 1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며, PSG는 인터 밀란과 우승컵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이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홈팀 PSG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누누 멘데스, 윌리엄 파초,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에는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포진했다. 최전방 스리톱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데지레 두에,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나섰다. 우스만 뎀벨레는 지난 경기 부상 여파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도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에서 지켜보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직전 경기인 프랑스 리그1 스트라스부르전에서 당한 부상을 금세 털고 대기명단에라도 포함된 것이 다행이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원정팀 아스널 역시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다비드 라야가 골키퍼 장갑을 낀 채, 마일스 루이스 스켈리, 야쿱 키비오르, 윌리엄 살리바, 위리옌 팀버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중원에는 데클런 라이스. 토마스 파티. 마르틴 외데고르가 선발 출전했고, 전방 스리톱에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미켈 메리노. 부카요 사카가 상대 골문을 노렸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긴장감이 팽팽하게 흘렀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아스널은 라이스의 헤더 슈팅, 전반 4분 마르티넬리의 왼발 발리 슛으로 이른 득점을 노렸지만 아쉽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8분에도 주장 외데고르가 박스 밖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돈나룸마 골키퍼의 슈퍼세이브가 팀을 구해냈다.
PSG는 전반 15분까지 사실상 아스널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전반 17분 흐름을 바꾸는 장면이 연출됐다. 역습 상황에서 두에의 패스를 받은 크바라츠헬리아가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는데, 이 슛은 골대를 강타하고 나갔다.
결국 PSG의 선제골이 전반 2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졌다. PSG가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아스널의 토머스 파티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페널티박스 바깥에 있던 파비안 루이스가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 골로 PSG는 홈에서 선제 득점을 올리며 합계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후반전에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아스널은 후반 18분 사카가 오른쪽 측면에서 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 왼발로 강력한 슛을 시도했지만 돈나룸마가 또다시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막아냈다.
아스널의 주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PSG가 쐐기골 기회를 잡았다. 후반 24분 PSG가 역습을 통해 하키미가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마일스 루이스-스켈리의 손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비티냐의 슛을 라야가 침착하게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PSG는 곧바로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7분 박스 근처 왼쪽 측면에서 크바라츠헬리아가 공을 중앙으로 연결했고, 이를 아스널의 파티가 건드렸지만 교체 출전한 뎀벨레가 성실한 압박을 통해 공을 빼앗은 뒤 오른쪽으로 패스했다.
패스를 받은 하키미는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로 회심의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수비를 뚫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추가골이 됐다. PSG는 이 골로 2-0 리드를 잡았고, 합계 점수 3-0으로 사실상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희망이 사라진 아스널이었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31분 측면에서 경합을 통해 공을 잡은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크로스를 받은 사카가 각이 없는 위치에서 발목만 꺾어 센스 있는 오른발 슛으로 마침내 돈나룸마를 뚫고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사카는 이후에도 결정적인 기회를 얻었다. 후반 34분 PSG 수비진과 돈나룸마 골키퍼가 넘어오는 크로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골문이 완전히 비어있는 상황에서 사카가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슛이 어이없게도 크로스바 위로 크게 벗어나며 동점 기회를 놓쳤다.
결국 아스널은 더 이상의 골을 넣지 못한 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경기는 PSG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번 승리로 엔리케 감독 체제의 PSG는 네이마르, 메시, 음바페 중심의 스타 선수 시대를 벗어나 팀 중심의 전술과 젊은 피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유럽 정상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한국 팬들의 관심이 쏠렸던 이강인은 또다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이강인은 부상에서 회복해 출전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벤치에만 머물렀다.
이로써 이강인의 UEFA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출전은 지난 3월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으로 남게 됐다.
비록 이강인이 결승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소속팀 PSG가 결승에 오르면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세 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경험하게 된다.
한편, PSG는 오는 6월 1일 오전 4시 뮌헨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FC바르셀로나를 꺾은 인터 밀란과 맞붙는다. 팀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노리는 PSG가 이번에는 과거의 아픔을 딛고 유럽 정상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PSG X 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