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타자 최주환이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6차전에서 8회말 결승 역전 3타점 2루타를 쳐내며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사진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드라마 같은 역전승과 함께 4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게임 후반 단 1이닝 만에 7점 차 열세를 뒤집는 무시무시한 집중력으로 KIA 타이거즈를 무너뜨렸다.
키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6차전에서 11-10으로 이겼다. 지난 3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시작된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키움은 이날 선발투수 케니 로젠버그가 수비 실책 여파로 5⅓이닝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지만 타자들이 힘을 냈다. 3-10으로 뒤진 8회말 8득점으로 KIA를 무너뜨렸다.
반면 KIA는 선발투수 황동하가 5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 붕괴 속에 3연승과 주중 3연전 스윕이 불발됐다. 오히려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9연전을 마감했다.
▲4연패 탈출 도전 키움, 에이스 로젠버그만 믿는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이날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가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키움은 최근 4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로젠버그가 연패 스토퍼의 임무를 완수해 주기를 바랐다.
로젠버그는 2025 시즌 페넌트레이스 개막 후 8경기에 나와 46⅔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7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키움이 투타 동반 부진 속에 동료들의 득점과 수비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준수한 피칭을 해주고 있었다.
로젠버그의 최근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2일 KT전에서는 5⅔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6차전에 선발등판, 5.1이닝 5실점 4자책을 기록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키움은 여기에 송성문(3루수)-최주환(1루수)-야시엘 푸이그(좌익수)-루벤 카디네스(우익수)-김웅빈(지명타자)-김태진(2루수)-김재현(포수)-어준서(유격수)-이용규(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9명 중 8명이 우타자, 로젠버그 공략 위한 승부수 던진 KIA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가운데 스윕과 함께 3연승을 노렸다. 우완 영건 황동하가 2025 시즌 개막 후 세 번째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이범호 감독은 키움이 좌완 로젠버그를 선발투수로 내세운 상황에서 선발 라인업 9명 중 8명을 우타자로 배치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고참 최형우, 한방이 있는 포수 한준수까지 좌타자들은 벤치에서 게임을 출발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6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2연승을 마감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KIA는 박찬호(유격수)-김선빈(2루수)-김도영(지명타자)-패트릭 위즈덤(1루수)-이우성(좌익수)-변우혁(3루수)-정해원(우익수)-한승택(포수)-박정우(중견수)로 이어지는 타선으로 로젠버그에 맞섰다.
이범호 감독은 "현재 우리 1군에 젊은 우타자들이 많이 있다. 최형우는 찬스가 걸리면 중요한 찬스 때 대타로 기용하려고 한다"며 "우타자들로 조금 더 승부를 걸어보려고 라인업을 짜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초반은 투수전, 좋은 컨디션 뽐낸 로젠버그와 황동하
게임 초반은 투수전이었다. 키움 로젠버그는 1회초 KIA 선두타자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어 김선빈을 2루수 땅볼, 김도영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삼자범퇴로 문을 열었다.

KIA 타이거즈 우완 황동하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6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1실점 호투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로젠버그는 2회초에도 선두타자 위즈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1사 후 이우성을 몸에 맞는 공, 변우혁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정해원과 한승택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 내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KIA 황동하도 1회말 1사 후 최주환을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기는 했지만 푸이그를 2루수 뜬공, 카디네스를 삼진으로 막고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2회말에는 김웅빈을 유격수 뜬공, 김태진을 2루수 땅볼, 김재현을 3루수 땅볼로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내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기선 제압 키움, 루키가 차린 밥상을 베테랑이 해결
기선을 제압한 건 키움이었다. 키움은 3회초 로젠버그가 2사 후 김선빈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김도영을 2루수 뜬공으로 막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뒤 타선이 침묵을 깼다.
키움은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고졸루키 어준서가 깨끗한 중전 안타로 출루, 공격의 물꼬를 터줬다. 이어 최고참 이용규의 희생 번트 성공으로 1사 2루 득점권 찬스가 상위 타선에 연결됐다.
키움은 캡틴 송성문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2사 후 최주환이 해결사로 나섰다. 최주환이 황동하를 상대로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키움은 다만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푸이그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은 불발됐다.
▲곧바로 반격한 KIA, 키움 실책 틈 타 승부를 원점으로
KIA도 재빠르게 반격했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위즈덤이 로젠버그를 상대로 좌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면서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KIA는 이우성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난 뒤 변우혁까지 2루수 땅볼을 치면서 공격 흐름이 끊기는 듯했다. 하지만 변우혁의 평범한 타구를 키움 2루수 김태진이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2루 주자 위즈덤이 3루를 거쳐 홈 플레이트를 밟아 스코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태진이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6차전에서 4회초 수비 중 포구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로젠버그는 키움 야수진의 실책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1사 1루에서 정해원과 한승택을 연이어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대타' 최형우 카드 적중한 KIA, 푸이그 무모한 도전에 무너진 키움
팽팽하던 1-1의 균형은 KIA의 6회초 공격에서 깨졌다. KIA는 선두타자 이우성의 우전 안타, 변우혁의 2루타로 주자를 모은 상황에서 벤치에서 대기 중이던 대타 최형우가 대타로 나섰다.
최형우는 무사 2·3루 찬스에서 로젠버그를 무너뜨렸다. 좌익수 쪽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보냈다. 이때 키움 좌익수 푸이그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면서 최형우의 안타를 저지하려 했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6차전에서 6회초 수비 중 슬라이딩 캐치에 실패, 최형우에게 2타점 3루타를 내줬다. 사진 김한준 기자
하지만 푸이그는 최형우의 타구를 글러브 안에 넣는 데 실패했다. 타구가 워닝 트랙까지 흘러 갔고 주자 두 명이 여유 있게 득점, 스코어는 KIA의 3-1 리드로 바뀌었다. 최형우도 3루까지 당도한 뒤 환호했다.
KIA는 계속된 1사 3루에서 박정우의 1타점 적시타, 2사 1·2루에서 김도영의 1타점 적시타로 5-1까지 도망가면서 게임 주도권을 장악했다.
▲송성문 솔로포로 반격한 키움, 그러나 강공으로 응수한 KIA
키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6회말 선두타자 송성문이 KIA 좌완 이준영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작렬, 스코어를 5-2로 따라붙었다. KIA 쪽으로 급격하게 쏠릴 것 같았던 흐름이 묘해졌다.
키움은 이어 2사 후 카디네스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대타 임병욱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5-3으로 추격했다. 남은 이닝을 고려하면 충분히 동점,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임병욱이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6차전에 대타로 출전, 멀티 히트와 함께 팀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사진 김한준 기자
그러나 KIA는 8회초 공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오선우의 우전 안타, 한승택의 몸에 맞는 공, 박정우의 볼넷으로 잡은 만루 찬스에서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 김선빈의 행운의 내야 안타로 2점을 얻어내면서 7-3으로 도망갔다.
KIA는 기세를 몰아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슈퍼스타' 김도영이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김도영이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쳐내면서 스코어는 10-3까지 벌어졌다.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놓는 한 방이었다.
▲기적을 보여준 키움, 약속의 8회말 KIA 무너뜨렸다
키움은 패색이 짙던 8회말 기적을 완성했다. 1사 만루에서 김태진이 만루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순식간에 스코어가 10-8로 좁혀졌다. KIA는 황급히 투수를 조상우로 교체하고 지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조상우는 제구 난조 속에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KIA 벤치는 결국 마무리 정해영을 조기 투입, 급한 불을 끄고자 했다. 그러나 키움 송성문의 볼넷 출루로 2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태진이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6차전에서 8회말 만루 홈런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김한준 기자
키움은 여기서 최주환이 해결사로 나섰다. 최주환이 스코어를 뒤집는 3타점 2루타를 작렬, 키움이 11-1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키움은 이후 마무리 주승우가 9회초 KIA의 마지막 저항을 실점 없이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고척,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