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몸이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뛴 김민재가 다시 한번 투혼을 강조했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과 그로 인한 통증, 피로에서 오는 기침 및 감기 때문에 원래대로 점프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눈을 질끈 감고 뛴다"며 소속팀을 위해 통증을 참고 뛰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언론 '타게스차이퉁(TZ)'은 28일(한국시간) "김민재가 수개월 동안 바이에른 뮌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 중"이라면서 "하지만 그는 많은 비판을 받았고, 심지어 여름에 판매 대상으로 고려되고 있다. 김민재는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김민재의 인터뷰를 전했다.
'TZ'에 따르면 김민재는 지난 26일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FSV 마인츠와의 2024-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홈 경기를 소화한 뒤 국내 유튜브 채널 '이스타 TV'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이날 김민재는 선발 출전해 마인츠의 미드필더 이재성과 '코리안 더비'를 치렀으나, 전반전이 끝난 뒤 교체되어 나왔다. 바이에른 뮌헨이 전반전에만 두 골을 넣으며 2점 차로 경기를 리드한 것도 이유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아킬레스건 부상과 통증을 고려해 김민재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뱅상 콤파니 감독의 선택이었다.
경기 후 김민재는 "아킬레스건에 여전히 문제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를 악물고, 눈을 질끈 감고 이겨내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실수를 두고는 "부상이나 경기를 너무 많이 뛴 것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며 "여전히 집중하고 있고, 그게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잘 대처할 수 있다. 아파서 실수가 있었지만, 결국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현재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도 계속해서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 뮌헨이 지난달 A매치 기간 이후 주전 수비수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알폰소 데이비스를 잃었고, 이후 백업 수비수인 이토 히로키까지 두 선수를 따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가 직접 휴식을 요청한 만큼 그에게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부여할 계획이었지만, 수비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어쩔 수 없이 김민재를 기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김민재에게 부하가 쌓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시즌 막바지 독일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팀의 상황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부상을 안고 있는 김민재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김민재는 시즌 초반에 비해 확연하게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부상으로 인한 김민재의 부진은 이달 중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경기와 인터밀란을 상대한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지난 17일 보도를 통해 "김민재가 때때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큼 점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때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였던 김민재는 지속적인 아킬레스건 문제 때문에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 "김민재는 몇 달 동안 팀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이미 42경기를 소화했다. 거의 쉬지 못했다. 이토 히로키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돼 항상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며 김민재가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무리하게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을 짚었다.
김민재의 몸상태는 지난달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홍명보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 관리에 대해 아쉬움을 표할 정도로 좋지 않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이를 알고도 김민재를 무리하게 기용해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김민재의 경기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바이에른 뮌헨의 스포츠 디렉터 막스 에베를 단장은 여론이 악화되자 그제서야 "김민재의 건강에 위협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그에게 문제가 있었고, 그가 제대로 훈련할 수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가 필요했다"며 꼬리를 내렸다.
스포츠 의학 전문가인 밀란 디니치 박사는 김민재의 부상이 장기화되면 김민재가 이전의 경기력을 되찾기까지 최대 12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그 우승은 자주 없을 기회지만, 전성기에 있는 선수에게 커리어의 정점에서 수개월을 포기하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은 없다. 애꿎은 김민재만 안타까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게 됐다.
한때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였던 김민재는 부상과 무리한 출전 강행으로 인해 이전의 폼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지금은 구단으로부터 전혀 보호받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김민재의 혹사를 방관하고도 이에 대해 굳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바이에른 뮌헨의 태도다. 구단은 올여름 김민재에 대해 적절한 제안이 올 경우 김민재를 매각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이적료로 5000만 유로(약 818억원)를 책정했다. 이는 2년 전 바이에른 뮌헨이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영입할 당시 나폴리에 지불했던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과 동일하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이자 바이에른 뮌헨 소식에 정통한 언론인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세리에A의 명문 유벤투스와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그리고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김민재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김민재의 이적료와 높은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도 김민재와 연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