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그 흔한 경연 프로그램 출연 한 번 없이, 지난 10년 간 꾸준한 활동을 통해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온 가수 윤수현에게 '현역가왕' 출연은 단순한 도전을 넘어, 스스로 걸어온 길을 무대 위에서 증명해낸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경연을 위해 만든 무대가 아니라, 지금껏 쌓아온 내공과 진심으로 완성된 무대였기에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트로트 가수 데뷔 11년차를 맞은 가수 윤수현은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중국 하이난 공식 공연에 오른 소감과 함께 그간의 활동을 되짚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14년 가요계 데뷔, '제2의 장윤정'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화려하게 가요계 출사표를 던진 그는 특유의 성실하고 진중한 태도로 트로트계에 자신의 이름을 차근차근 각인시켜왔다. 그렇게 10년 간 꾸준한 무대와 대중과의 진심 어린 소통으로 활동을 이어왔고, 이제는 '천태만상' '꽃길' '사치기 사치기' '니나노' '역마차 살롱'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윤수현'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그만큼 활동 경력이나 히트곡 면에서 아쉬울 것 없는 그가 지난 2023년, MBN '현역가왕' 도전에 나섰다는 것은 모두를 놀라게 만든 행보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단 한 번도 경연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적 없던 윤수현이기에, '현역가왕' 도전 자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처음에는 정중히 고사했어요. 워낙 바쁘기도 했고, 여러 집단 속에서 관계를 맺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골때녀'에서 축구도 그렇게 열심히 했던 제가, ‘현역가왕’을 한 번 나가보자고 결심한 건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바로 일본 진출이요.
소속사에서도 과거 박현빈 선배님, 장윤정 선배님 모두 일본 진출을 꿈꿨고, 배경 지식도 많았지만 일본이 워낙 보수적이고 진출이 어렵다는 걸 회사도 알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더더욱, 이 무대를 통해 도전하고 싶었어요."
일본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안고 도전장을 내민 '현역가왕'. 하지만 기대만큼 부담도 적지 않았다. 경연 도전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과 너무나도 달랐다. 더불어 언행에 있어서도 스스로 많이 신경을 썼고, 무대 하나하나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어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기에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모든 과정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말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어요. 정통 트로트부터 발라드까지, 매 경연 무대마다 '가요무대'에 서는 것처럼 임했죠. 초반에는 너무 담담하게 불러서 경연의 맛이 살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았는데,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어요. 부담도 었지만, 하나도 겹치지 않게 매 무대마다 새로운 장르를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게 저에게는 큰 의미였어요.
결국 결승전까지, 마지막 생방송까지 무대를 꾸밀 수 있었던 건 모든 기회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살려낸 결과라고 생각해요.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그 어려운 여정 속에서 저만의 무대를 하나하나 만들어냈고, 그걸 충분히 즐겼다는 점에서 너무 좋았어요. 결과적으로 TOP7에 오르지 못해서 일본 진출이 불발된 부분은 아쉽더라도, 이 과정들 모두가 저에게는 큰 자산으로 남았습니다."
최근 중국 남부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하이난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 행사에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윤수현이 공식 초청을 받아 무대에 올랐다. 이로써 윤수현은 한한령 이후 중국 공식 행사에 초대된 드문 사례의 트로트 가수로 주목받았으며, 트로트 스타로서 한한령의 벽을 넘어선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줬다.
지난 2016년 트로트 가수 최초로 전곡 중국어로 수록한 정규 앨범을 발매, 데뷔 초부터 중국 진출에 대한 꿈과 열정을 꾸준히 품어온 윤수현. 비록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활동의 꿈은 잠시 보류됐지만, 한국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노래로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그다.
"제 노래로 이루고 싶은 꿈은 단지 한국 무대에만 머무는 게 아니에요. 더 많은 사람들과 제 노래로 희로애락을 나누는 것, 그게 가수로서의 제 목표예요. 어떤 메시지든, 어떤 노래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죠.
사실 '현역가왕'에 나갔을 때, 한편으론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만큼 낯설고 부담감도 컸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 순간들조차 다 제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었구나 싶어요. 중국뿐 아니라, 앞으로도 제 노래가 더 넓은 세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에 따라 윤수현은 오는 6월, 베트남 공영 방송의 공식 초청을 받아 현지 방송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무대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아시아권에서 트로트 가수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국내 활동 역시 부지런히 이어갈 예정.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역마차 살롱'은 지난해 전국 노래교실에서 가장 많이 불린 곡 1위에 오르며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인기를 입증했다. 윤수현은 앞으로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트로트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윤수현이 이렇게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의 존재가 크다. 데뷔 때부터 10여 년 넘게 함께해준 팬들은 그의 활동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주며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5년에는 팬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늘 '우리 가수가 최고다', '우리 가수가 자랑스럽다'라는 말씀해 주시는데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 그동안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자주 인사드리고 싶고, 콘서트 같은 행사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제 노래를 알아주시고, 영혼을 담아 만든 앨범을 들어주시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그 자체로 가수로서 가장 큰 영광입니다.
얼마 전에는 팬분이 10주년 기념으로 지난 앨범 재킷 모형을 만들어서 선물해주셨는데, 그걸 보는데 제 인생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절대 잊지 않아요. 그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어요.
그래서 꼭, 어떤 방법으로든 그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고 싶어요. 좋은 노래로, 좋은 무대로 늘 여러분 앞에 서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진=소속사, 개인 채널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