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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허리 끊어지는 통증 버티며"…윤수현, '최초'라는 이름 뒤 사명감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5.04.20 07:00

김예나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윤수현은 언제나 '최초'라는 타이틀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트로트 장르의 경계를 넓히고, 낯선 무대 앞에서도 기꺼이 선두에 섰다. 단순한 도전을 넘어, 책임감과 사명감을 품고 한계를 넘어서는 행보를 이어온 그는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고, 그 어떤 순간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고 진심으로 노래하는 '뚝심의 트로트 가수'로 단단하게 자리매김했다. 

윤수현은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 중국 하이난 공식 공연에 대한 소회와 함께 지난 10년의 트로트 활동 여정,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최근 중국 남부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하이난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 행사에 윤수현이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공식 초청돼 무대에 섰다. 사드 배치 논란 이후 한·중 관계가 경색되며 한국 대중가수들의 중국 내 공연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 속 윤수현의 이번 공연은 장기간 단절됐던 양국 간 대중문화 교류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됐다. 



"이번 무대가 저에게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중국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의 첫 단초가 되었어요. 너무 부족하지만, 한중 관계에 있어서 소소하게나마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번 제 무대가 정치와 외교의 다리가 될 수 있다면, 트로트 가수로서 제가 그 작은 역할을 해낸다면 죽을 때까지 영광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한중 관계가 막혀 있던 지난 8년, 그 벽을 제가 조심스럽게라도 사르르 녹이는 첫 시작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무대는 제게 너무나도 큰 의미예요. 사실 무대에 오르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고, 긴장도 많이 했지만, 다행히 무대 위에선 담력이 발휘된 것 같아요. 이번 일을 통해 제 노래가 국가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요." 

돌이켜보면, 윤수현은 언제나 '트로트 가수 최초'라는 타이틀에 주저하지 않고 사명감을 안은 채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예능, 무대,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트로트라는 장르의 외연을 확장시켰다. SBS 라디오 역사상 최초로 황금시간대 트로트 전문 DJ로 발탁, 2년 여 간 자리를 지키며 트로트의 대중화에 힘을 보탰다. 또한 그 공로를 인정받아 트로트 가수 최초로 연예대상에서 라디오 DJ상을 수상했다. 



"사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행사도 많았고, 생방송 스케줄까지 지키려면 진짜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죠. 그래도 청취자와의 약속은 꼭 지키고 싶어서 어떻게든 자리를 지키려 노력했어요. 프로그램이 끝나서 아쉽지만, 후회는 없어요. 그 시간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했고, 트로트 가수로서 라디오 DJ라는 자리를 지켜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감사해요.

트로트는 원래 라디오와 가장 가까운 매체라고 생각해요. 귀에 익숙하게 들려야 하고, 자주 불려야 살아 있는 장르인데 공중파에 트로트 프로그램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윤수현의 천태만상'이 공중파 첫 트로트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시작될 때 책임감이 정말 컸어요. 제가 트로트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송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사명 같은 일이었어요."



지난해 약 2년 6개월 간의 라디오 DJ 활동을 마무리하자마자 윤수현은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오랜 시간 무리를 견디며 스케줄을 소화해온 끝에 결국 몸이 먼저 한계를 알린 순간. 

지난 10년 간 누구보다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그에게 이미 허리 통증은 일상이었고, 진통제를 삼켜가며 행사를 소화해야 했던 날들도 다반사였다. 방사통까지 동반된 상태에서 무대를 오르는 일은 말 그대로 버텨낸 시간, 그 고통의 절정에서 '허리가 끊어졌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만큼 상황은 심각했다.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던 그 순간에도, 솔직히 제 자신이 원망스럽더라고요. '왜 이렇게 나약할까, 왜 이런 몸밖에 못 갖고 있을까' 화도 나고, 속상했어요. 주변에서는 수술을 하라고 권유도 많았는데, 그냥 진통제 먹으면서 버텼어요. 버텨야만 했으니까요. 다행히 회복도 빨랐어요. 보통은 6개월 넘게 걸린다는데, 전 행사 뛰면서 움직이다 보니 한 달 만에 회복됐어요. 좋은 선생님 덕분에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한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윤수현은 무대 위 열정만큼이나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만큼, 이제는 자신을 돌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이제는 삶의 균형 속에서 사랑도 찾고, 소소한 일상도 누리며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크다. 노래뿐 아니라 사람 윤수현으로서의 삶 역시 더욱 깊고 풍성하게 채워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는 운동도 하고, 사랑도 하고 싶어요. 결혼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마음은 열려 있으니까, 누군가가 다가온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브레이크 없이 받아줄 의향도 있고요. (웃음) 제가 트로트 데뷔한 지 벌써 11년차가 됐더라고요. 중간중간 만남이 없었던 건 아닌데, 워낙 바쁘다 보니 결국은 유지가 어렵더라고요. 그런데도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바람은 여전히 있어요. 이제는 심신이 건강하신 분, 나이는 크게 상관 없고요, 말이 잘 통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정서적인 교감과 지지가 있는 관계,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소속사, 개인 채널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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