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산, 오승현 기자) 배우 이수혁과 하윤경이 '파란'을 통해 선과 악의 구별이 없는 복잡한 성장기를 그렸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파란'(감독 강동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강동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수혁, 하윤경이 참석했다.
'파란'은 뒤바뀐 가해자의 아들과 피해자의 딸, 가족의 죄로 죽지 못해 살던 두 사람이 진심으로 살고 싶어진 뜻밖의 동행을 그린 감성 미스터리를 담은 영화다.
이수혁은 죄를 지은 아버지의 폐를 이식 받아 고통 받는 클레이 사격 선수 태화로 분했으며, 하윤경은 범죄행각을 벌이며 방황하면서 상처를 숨긴 채 피해자로 살아가는 미지를 연기했다.
강동인 감독은 "시작은 단편 아이디어로 먼저 시작했다. 단편의 질문은 범죄자의 장기 이식을 받게 됐을 때 죄의식을 감당해야 하는가에서 시작했다"며 "조금씩 아이디어 확장시켜 나갔고 거기서 인물들을 만들면서 한 인간이 어떻게 다른 인간을 정확히 믿을 수 있게 되는가, 믿음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나라는 질문도 생겨 섞어나갔다"며 영화를 만들며 했던 생각을 밝혔다.
강 감독은 "두 배우를 모두 알고 있었다"며 "이수혁 배우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도해보고 싶었다. 이수혁이 가졌던 기존 캐릭터에서 다른 걸 보고 싶었다. 현실에 붙은 배우의 얼굴이 궁금했다"며 "제 캐릭터가 가진 독특한 포인트들, 그게 조금은 비현실적이거나. 조금은 현실과 떨어진 지점이 있을 때 이수혁이 재밌게 소화해주실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안을 드렸다"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하윤경 배우는 제가 워낙 이전 작품부터 어떤 배역을 하셔도 소화 잘하는 걸 알았다. 걱정이었던 건 만 19세, 막 성인으로 접어든 시기의 캐릭터를 소화해야한다는 거였다. 하지만 그런 것도 연기적 신뢰가 있어 주저없이 제안드렸다"며 배우의 실제 나이와 10살이 차이나는 배역임에도 망설임이 없던 이유를 밝혔다.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수혁은 "평소 작업 때는 선배님, 감독님들에게 많이 배우면서 원하시는 게 뭘까 연구했었는데, 이번 '파란' 감독과는 선배와 어른에게 배울 때와 다르게 보고 자란 영화도 같았다. 이런 소통하는 지점에 있어서 너무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감독님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던 게 커 잘 해내고 싶었다"며 작품 선택을 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MBC '굿데이' 88즈로 활약해 예능에서도 인기를 끈 부분에 대해 "인기가 실감난 달라진 건 전혀 없다. 요즘도 집에 항상 있고 팬들은 항상 좋은 걸 봐 주신다"고 운을 뗐다.
이수혁은 "감사하게 이번년도에는 작품으로 많이 인사드릴 수 있을 거 같다. 기분 좋게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하윤경은 "처음 '파란'을 봤을 땐 살인자의 아들이 된 태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미지보단 태화라는 캐릭터가 저에게 다가왔고, 미지도 이면적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 방어적이지만 내면은 여린 면도 있고 순수한 면도 갖고 있다. 태화와 미지가 공통적 면모를 갖고있다고 생각한다"며 "둘이 엮이는 과정에 이 작품이 재밌겠다 생각하고 임했던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나이가 저와 10살 가량 차이가 나는 역할 제안이 와서 농담인 줄 알았다. 제가 부담스럽다고 했는데 감독님은 충분히 가능할 거 같다고, 자신없어 하지 않아도 될거같단 용기를 주셨다. 내 인생 마지막 가장 어린 친구해볼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솔직히 밝혔다.
하윤경은 "그렇다고 해서 어린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강박가지진 않았다"며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눈빛, 행동, 말투 어딘가에 미성숙하고 불안정한 모습 담는다면 큰 이질감 없이 보여드리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클레이 사격 국가대표로 등장했던 이수혁은 "제가 운동선수나 유니폼을 입는 역할을 좋아한다. 그런 것을 공부하며 힘을 얻는 거 같다"며 여유롭지 않던 기간에도 최대한 많이 공부하고 최선을 다했던 과정을 회상했다.
이수혁은 "나름 열심히 했는데 전문가들이 보시면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고 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하윤경 또한 "여유롭진 않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하나라도 공유하고 다져나가는 과정이 좋다"며 독립영화를 놓을 수 없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같이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동료, 스태프와 으쌰으쌰했던 점이 재밌게 다가왔다"며 공감을 표했다.
극 중 인물은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없다. 모두에게 선도 있고 악도 있다는 메시지를 의미있게 전달한다. 한 면만 가지고 있는 평면적인 캐릭터는 없는 것이 '파란'의 매력이다. 영화는 저마다 가진 다양한 죄책감을 각자의 마음으로 깨고 성장하는 모습들을 그렸다.
강 감독은 "선과 악은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할 때 그 (마음의) 비율이 얼마나 차지하냐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진다는 생각이다"라며 "꽤 오랜 시간 걸쳐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1차원적으로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고,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때도 그렇고 영화 형태가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에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어쨌든 관객은 (장르에) 상관 없이 똑같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오는 거다. 많은 관객에게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 되길 원한다"는 진심을 전해 기대를 모은다.
한편 '파란'은 4월 9일 개봉한다.
사진 = 메리크리스마스, 삼백상회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