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 성공 이후 정몽규 회장은 원대한 꿈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지만 한국 축구가 월드컵을 한 번 더 유차하기를 바라는 속내를 전했다.
정 회장은 지난 12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에 위치한 대한민국종합축구센터 건설 현장에서 가까운 미래에 월드컵을 대한민국에서 유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세 번째 임기에 추진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프로젝트가 잘 이뤄지고 있고 아시아 축구의 허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축구종합센터 프로젝트는 천안시와 같이 4000억원 투자 들어간 대형 프로젝트다. 천안시가 2200억원, 축구협회가 1800억원을 투자해 완공 앞두고 있고 아시아 축구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열렸는데 가까운 미래에 한국에서 월드컵 했으면 한다. 이 시설이 축구대표팀 성적 올리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축구센터 추진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주신 분들께 많은 감사를 드린다. 공사 진행에 대해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경선을 통해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뒤, 지난달 26일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허정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학교 교수를 압도적 표차로 제치고 4연임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착공한 축구종합센터 건립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여러 공약을 함께 내놨는데, 그 중 203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 203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유치를 꺼내기도 했다.
정 회장은 "2031 아시안컵, 2035 여자 월드컵 유치에 다시 도전해 국내 인프라 개선과 축구 산업 성장 기회로 만들겠다"라면서 국제대회를 통해 다시 축구계에 변곡점을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FIFA가 지난 6일 집행위원회에서 2035 여자 월드컵을 대륙간 순환 개최를 이유로 유럽과 아프리카로 한정해 유치 가능성은 바로 사라졌다.
일단 아시안컵 유치 준비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4연임 성공 직후인 28일 2031 아시안컵 유치 의향서를 AFC에 제출했다. 빠르게 국제 대회 유치를 통한 공약 실천은 물론 공약 이행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출마 기자회견 당시에 정 회장은 아시안컵 유치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번에 카타르(2023년 대회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2027년 대회 개최국)에서 많은 지원을 했고, 한국, 중국, 일본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도 관심을 표명했지만 한국이 가장 좋은 후보가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중국은 여러 사건 때문에 개최를 못 했고, 일본도 아직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한국이 조금만 AFC에 지원하면 가능할 거라 본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유치 가능성이 지금 당장 높다고 보기 힘들다.
외신에 따르면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등이 각각 단독 개최로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3개국은 공동 개최 의사를 제출했다. 특히 UAE의 공세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돼 4연속 중동 개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당시 2023 아시안컵 개최국 중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개최를 포기하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경쟁 상대 카타르가 막강한 자금력으로 AFC를 설득했고 정 회장은 외교력 부재 속에 방탄소년단 등 K-팝 스타들을 활용한 홍보에 매진하다가 완패했다.
중동의 오일머니 파워에 밀려 국제대회 유치가 어렵지만, 정 회장은 인프라 개선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축구종합센터 건립을 통해 꾸준히 U-20, U-23 아시안컵 유치 등 연령별 국제대회를 유치하며 경쟁력을 쌓고 한국 기후에 맞는 잔디 연구를 통해 환경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나아가 정 회장은 2029년 끝나는 회장 임기를 넘어 계속해서 국제 무대에 외교력을 행사하기 위해 2027년 FIFA 평의회 의원 선거에서 당선되겠다는 의지도 드러낸 바 있다. 회장에서 물러나더라도 국제 축구 무대에서 외교력을 행사하면서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과거 두 차례 FIFA 평의회 의원 선거에 낙선했던 정 회장은 지난해 여름 파리 올림픽 당시 프랑스로 날아가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을 접견했다. 지난해 말 인판티노 회장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등 외교 활동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에서 AFC 평의회를 열어 아시아 무대에서의 외교력 역시 늘려나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간 공약해 온 아시안컵 유치는 물론 향후 남자 월드컵까지 바라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자 월드컵은 2034년 사우디 대회까지 유치가 확정돼 있다. 이후 2038년 대회와 2042년 대회는 다른 대륙에서 유치될 가능성이 커 이르면 2046년 대회 때 유치를 바라볼 수 있다.
물론 변수는 당장 존재한다.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정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요구를 받았다.
현재 축구협회가 징계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진행해 집행정지가 인용된 상태이며 문체부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법원이 처분 취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정 회장은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나아가 정 회장이 자격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대한체육회의 승인도 필요한데,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5일 국회에 출석해 인준 보류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만 정 회장은 대한체육회 승인 여부, 문체부와의 갈등에 상관 없이 4번째 임기 수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월드컵 개최 꿈도 12일 처음 내놨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