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2010년 프로에 데뷔한 손흥민의 트로피 진열장에 우승 트로피는 없다. 토트넘 홋스퍼에서의 10년 헌신에도 우승이 없는 가운데, 우승이라면 밥먹듯이 하는 구단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가 1일(한국시간) 분데스리가 거함 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과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손흥민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토트넘 캡틴 손흥민의 계약은 내년에 만료될 예정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손흥민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토트넘은 부상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비와 골키퍼 포지션에서 많은 선수가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13위라는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라며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뮌헨은 이러한 상황을 주시하며 움직일 준비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인에서도 갑작스럽게 비슷한 내용의 보도가 등장했다.
'피차헤스'는 "손흥민이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뮌헨과 계약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토트넘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앞둔 그가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로 뮌헨이 나왔다"라며 뮌헨이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뮌헨이 다음 시즌 공격진 보강을 계획하고 있다. 손흥민은 뮌헨이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부합하는 선수다. 손흥민은 뮌헨에서 그간 없었던 우승 트로피를 들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손흥민이 뮌헨으로 가면 우승컵을 추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해 올해로 10년 차를 맞은 손흥민은 아직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 지난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준우승으로 우승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리그 준우승도 있을 만큼 전성기를 달렸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를 지나면서 토트넘은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우승 청부사들을 영입했지만, 번번이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고 빅네임 영입을 하지 않으면서 결국 이들을 모두 경질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10년간 우승을 목말라했던 건 손흥민만이 아니었다. 토트넘 유스 출신인 해리 케인도 토트넘에서 우승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2021년 여름,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시도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2023녅 여름 바이에른 뮌헨 이적에 성공해 우승 도전에 나섰다.
지난 2023-2024시즌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우승에 실패한 뮌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뱅상 콤피나 감독을 선임했고 분데스리가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런 케인이 지난해 말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47골)을 합작했던 파트너 손흥민과의 재회를 꿈꾸는 인터뷰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케인은 지난해 12월 중순 "쏘니(손흥민 애칭)와의 관계는 정말 좋다. 우리는 토트넘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친구가 됐다"라며 "내 생각에 우리는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긍정적이었던 토트넘에서의 호흡을 떠올렸다.
독일 신문 '아벤트 차이퉁'은 당시 손흥민 영입이 케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거라고 전했다.
아벤트 차이퉁은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전 동료 손흥민과 재회를 바란다. 크리스마스는 항상 간절한 소망을 기원하는 때"라며 "케인은 에베를 단장에게 자신의 위시 리스트를 보냈다. 그의 소원은 전 동료 손흥민의 이름"이라고 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도 이에 대해 "케인이 원하는 선수는 한국의 폭풍 스타 손흥민"이라면서 "손흥민은 뮌헨에 올 여건을 갖췄다. 독일에서 뛰었고, 독일어도 잘 한다. 내년 6월에 토트넘과 계약도 끝난다. 막스 에베를 단장은 어떤 생각을 할까. 긍정 검토할 수 있다"라고 알렸다.
손흥민이 토트넘 입단 전, 독일에서 성장한 점이 독일에서 매력 있게 보는 이유다. 2010년경 독일 명문 함부르크 아카데미에 입단한 뒤, 프로로 데뷔했고 구단 역대 최고 공격수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그는 이후 2013년 여름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했고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어를 오가며 분데스리가에서 안정적으로 활약하는 공격수가 됐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성장을 이어가며 대단한 공격수 반열에 올랐다. 현재 그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327경기 126골 7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구단 통산 최다 리그 도움을 기록 중인 그는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여덟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고 통산 세 번의 리그 10-10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손흥민은 2022-2023시즌에는 리그 23골을 기록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이 오를 만큼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제 33세가 되는 손흥민은 지난 1월 계약에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을 뿐, 아직 재계약 논의는 없다. 이 점 때문에 손흥민의 이적설이 계속 커지는 중이다.
영국 '타임즈'는 "토트넘과 손흥민은 이적설에 미래 계획을 놓고 충돌했다"라며" 토트넘은 올해 초 손흥민의 계약을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해 2026년 여름까지 늘렸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의 장기 계약 제안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조만간 토트넘과 동행을 끝낼 거라는 충격적인 주장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은 논란을 일으키는 선수가 아니지만, 새로운 계약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새로운 계약 대신 1년 옵션을 발동하며 손흥민의 미래를 유보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토트넘의 접근 방식은 논리적일 수 있지만, 손흥민과 팬들에게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결국 이번 여름에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미래에 대해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다. 구단은 손흥민 이후의 시대를 준비할지, 손흥민과 동행을 더 이어갈지 판단해야 하고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할지, 혹은 다른 곳에서 우승에 도전할지 선택이 남았다.
2010년부터 15년간 무관인 손흥민이 여름에 자신의 영혼의 파트너와 재회해 '손케듀오' 시즌2를 만들어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