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초구 공략' 이정후 첫 홈런 대폭발!→SF도 흥분했다…"LEE가 돌아왔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실전에서 손맛을 봤다.

이정후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은 5타수 2안타 타율 0.400 1홈런 1타점이 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스플릿 스쿼드로 콜로라도전, LA 에인절스전을 소화했다. 콜로라도전 라인업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이정후(중견수)-맷 채프먼(3루수)-윌머 플로레스(지명타자)-케이시 슈미트(2루수)-루이스 마토스(우익수)-웨이드 메클러(좌익수)-맥스 스태시(포수) 순으로 구성됐으며, '베테랑' 저스틴 벌렌더가 선발투수로 나섰다.



이정후는 직전 경기였던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타수 1안타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1회초 2사에서 텍사스 선발 타일러 마흘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정후의 초구 노림수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정후는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도 적극적인 타격을 선보였다. 팀이 0-1로 지고 있던 1회말 2사에서 콜로라도 선발 체이스 돌랜더의 초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해 4월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이후 310일 만에 홈런을 생산했다.

상승세를 이어간 이정후는 두 타석 만에 멀티출루를 달성했다. 3회초 1사 1·2루에서 태너 고든의 볼 4개를 침착하게 골라내면서 볼넷을 만들었다. 다만 채프먼가 플로레스가 각각 삼진,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5회말 2사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선 이정후는 6회초를 앞두고 조나 콕스와 교체되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의 시범경기 첫 홈런을 주목했다.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이정후의 타격 및 주루 사진과 함께 "이정후가 돌아왔다(Jung Hoo Lee is so back)"고 전했다. 그만큼 팀이 오랫동안 이정후의 활약을 기다렸다는 의미다.



이정후는 지난해 빅리그 첫 시즌을 소화하던 중 예상치 못한 부상에 좌절했다. 2024년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 도중 뜬공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펜스에 강하게 충돌했다. 완전한 회복을 위해 수술을 받기로 했고, 왼쪽 어깨 관절 와순 봉합 수술을 진행하면서 2024시즌을 마감했다. 이정후의 2024시즌 성적은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41.

이정후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외야진 운영, 타순 배치 등 공·수 양면에서 샌프란시스코의 계획이 완전히 꼬였기 때문이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과 인터뷰를 진행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가 너무 이른 시점에 다치면서 그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했다. 대형 계약으로 영입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했지만, 빨리 다쳤다. 그를 잃은 건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돌아봤다.

팀 구성원 모두 이정후가 하루빨리 그라운드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렸고, 재활 및 회복 과정을 끝낸 이정후는 시범경기 초반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최근 현재 취재진과 만난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는 지난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조금밖에 보여주지 못했고,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편안하고 안정된 이정후의 모습을 보는 것이 재밌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진=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