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팀의 주장인 손흥민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손흥민의 부진한 경기력 때문이다.
최근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재점화됐다.
영국 매체 '커트 오프사이드'는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이티하드와 알힐랄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5000만 유로(약 752억원)의 제안을 건넬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유지하고 싶어하며, 그와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에 열려 있다. 손흥민 역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새로운 계약을 위한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도 "그래도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은 여전하다. 그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많은 돈을 제안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토트넘 역시 손흥민에 대한 5000만 유로 상당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영국 언론 'TBR 풋볼'은 19일 보도에서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하고 크리스털 팰리스의 에이스 에베레치 에제를 손흥민의 대체자로 영입할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TBR 풋볼'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구단에 손흥민을 대신할 수 있는 윙어(에제)를 영입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는 토트넘이 에베레치 에제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활약 중인 에제는 토트넘의 여름 이적시장 최우선 타깃 중 하나"라고 했다.
언론은 "토트넘의 여름 이적시장 계획은 이번 시즌의 부진을 다음 시즌에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미 시작됐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번 시즌 이후에도 토트넘에 잔류할지는 모르지만, 에제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구단 모두의 최우선 타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1998년생 공격수 에제는 현재 26세로 한동안 토트넘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할 수 있는 나이다. 손흥민처럼 직접 상대 골문을 타격하는 유형의 공격수는 아니지만, 유려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 능력으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TBR 풋볼'에 의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플레이 메이커 유형의 선수를 원하는 중이다.
에제의 계약 조건에는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TBR 풋볼'은 이 금액이 6000만 파운드(약 1090억원) 이상이라고 주장했고, 일각에서는 6800만 파운드(약 1234억원)라는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기도 했다.
확실한 것은 크리스털 팰리스가 에제의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되지 않는 이상 그를 매각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토트넘이 에제를 영입하려면 6000만 파운드 이상의 거액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큰 돈이지만, 토트넘은 그 돈을 마련할 수 있는 구멍이 있다. 바로 손흥민이다.
정확히는 손흥민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매각하는 방법이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손흥민을 매각해 이적료 수입을 올리고, 그 돈을 에제 영입에 투자하면 지출을 최대한 줄이면서 세대교체까지 이뤄낼 수 있다.
손흥민의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 많은 현지 언론들은 손흥민이 그동안 토트넘에서 쉽게 넘을 수 없는 기록들을 세우면서 팀을 이끈 레전드라는 점을 짚었다.
그러나 토트넘이 구단의 살아있는 전설인 손흥민 매각을 고민할 만한 이유는 그의 이번 시즌 부진한 경기력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현재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10골 8도움(리그 6골 7도움)을 기록 중이나, 경기력 측면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2차전과 10일 애스턴 빌라를 상대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라운드(32강) 2연전이 치명적이었다. 당시 손흥민이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경기장을 누빈 가운데 토트넘은 두 경기에서 모두 패배해 3일 만에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
손흥민은 이 두 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토트넘이 0-4로 무기력하게 패배한 리버풀전은 물론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치는 등 평소의 손흥민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 경기 이후 경기력 논란은 물론 손흥민이 토트넘을 이끌기에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리더십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리버풀전과 애스턴 빌라전이 아니더라도 이번 시즌 손흥민은 이전과 같지 않은 경기력으로 수 차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제이미 오하라, 제이미 레드냅 등 토트넘 선배들은 물론 과거 토트넘을 지휘했던 해리 레드냅 전 감독조차 손흥민의 부진을 지적했다.
손흥민이 좀처럼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자 토트넘 내부에서도 손흥민을 향한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지난 19일 "토트넘은 손흥민이 자신의 최고의 모습을 되찾기 힘들어할까 걱정 중이며, 이는 손흥민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발 명단에서 제외시킬 수도 있다"며 토트넘 내부에서 시작된 의심이 손흥민의 주전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팀토크'는 20일 '기브 미 스포츠'의 보도를 인용해 "손흥민은 다음 시즌에 토트넘에서 벤치 역할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면서 "최근 업데이트에 따르면 토트넘은 팀의 주장을 벤치에 앉히는 것보다 더욱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할 가능성도 있다"며 토트넘이 손흥민 매각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이티하드와 알힐랄 모두 다가오는 여름 손흥민을 영입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며 "두 구단들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최대 5000만 유로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 이는 기량이 더 떨어질 수도 있는 윙어(손흥민)에게는 엄청난 금액"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도가 정확하다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내리막길에 있다는 걸 아는 것"이라며 토트넘이 손흥민의 기량이 점점 더 하락하고 있다는 걸 인지 중이라고 했다.
'팀토크'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한 모든 접근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손흥민이 이번 시즌 남은 몇 달 동안 계속 부진하고, 5000만 유로 정도의 적절한 입찰이 들어온다면 토트넘은 재빨리 마음을 바꿔 이적시장 기간 동안 손흥민을 현금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