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리오넬 메시가 보였다"
영국 현지에서 일본인 선수의 활약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앨비언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튼에 위치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5라운드 첼시와 맞대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 브라이턴이 앞서 갔다. 전반 27분 바트 페르브뤼헌 골키퍼 공을 잡고 있었다. 최전방에서 미토마 카오루가 침투를 시작했다. 골키퍼는 이 모습을 포착하게 공을 높게 넘겨줬다. 미토마는 이걸 환상적인 퍼스트 터치로 공을 안정적으로 잡았다. 이어 오른발로 파포스트를 향해 공을 감아차 득점을 터트렸다.
브라이턴이 격차를 벌렸다. 전반 38분 얀쿠바 민테가 첼시의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왼발로 슈팅했다. 공은 골문 오른쪽 하단으로 향했다. 그대로 골망을 흔들어 득점으로 인정됐다.
쐐기를 박았다. 후반 17분 브라이턴의 공격 상황, 민테가 데니 웰백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첼시 수비를 흔들었다. 이어 다시 첼시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민테는 왼발로 니어 포스트를 향해 슈팅했고 자신의 오늘 경기 멀티골을 신고했다.
이후 양 팀 추가득점 없이 경기는 브라이턴의 3-0 승리로 경기 종료됐다.
놀라운 결과다. 브라이턴의 무실점 완승을 예상한 축구팬들이 많지 않았다.
이번 맞대결 전까지 브라이턴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0위로 중위권에 있었다. 반대로 첼시는 4위로 상위권에 있는 팀이었다. 이름을 가리고 보면 중위권과 상위권 팀의 대결이었다.
심지어 첼시는 유독 브라이턴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첼시는 최근 브라이턴과 18번의 맞대결에서 11승 4무 3패를 기록해 맞대결 승률 61%를 자랑했다. 반대로 브라이턴은 첼시와 18번 붙어 겨우 3번(17% 승률) 이겼다. 최근 5번의 맞대결도 첼시가 4승 1패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딱 하나 브라이턴이 앞서는 것이 있었다. 브라이턴은 지난 8일 첼시와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4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가장 최근 맞대결에서 브라이턴이 이겼었다.
그 결과 브라이턴이 첼시를 무너뜨렸다. 영국 현지에선 이번 경기 브라이턴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미토마를 주목했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 스포츠' 소속 해설자 제이미 캐러거는 "미토마의 첼시전 선취골은 내가 본 득점 중 최고의 골 중 하나다"라고 극찬했다.
캐러거는 현역 시절 리버풀 수비로 뛰었다. 유소년 시절부터 프로 데뷔, 은퇴를 모두 리버풀에서 한 '원클럽맨'이다.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전설적인 선수로 팬들에게 평가 받고 있다.
캐러거는 미토마에 득점을 "이번 시즌 PL에서 볼 수 있는 그 어떤 퍼스트 터치보다 뛰어났다. 다시봐도 나쁘지 않다. 메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나는 지금 결코 가볍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다시 한 번 미토마의 득점에 박수를 보냈다.
미토마는 1997년생 일본 국적의 공격수다. 주로 좌측 윙어로 활약한다. 지난 2021년부터 브라이튼에서 활약하고 있다. 브라이튼에 입단하자마자 2021-2022시즌 루아얄 위니옹 생질루아즈(벨기에)로 임대를 다녀온 것 외 꾸준히 브라이튼에서 뛰었다.
미토마는 경기장 안과 밖에서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경기장 안에서는 결기력으로 증명한다. 밖에서는 브라이턴의 아시아 시장 공략을 도와주고 있다. 브라이턴은 실제로 일본에 프리시즌 투어를 진행했다.
미토마는 브라이턴의 핵심 선수다. 구단은 천문학적인 영입 제안이 와도 미토마를 매각할 생각이 없을 정도다.
실제로 이번 겨울 미토마에게 비슷한 제안이 들어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미국 스포츠매체 'CBS 스포츠'를 인용, "알 나스르는 브라이튼에 6700만 유로(약 1013억원) 상당의 이적료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알 나스르는 현재 최고의 스타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소속된 구단이다.
당시 브라이턴 팬들은 미토마가 매각될까봐 걱정했다. 브라이튼은 젊은 선수들을 키워서 빅클럽이나 돈 많은 구단에 파는 경우가 최근에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2023년 여름 브라이튼에서 뛰다가 첼시로 이적한 미드필더 모이세스 카이세도다. 카이세도는 2023년 초에 아스널로 이적하려고 했다가 좌절되자 브라이튼과 재계약을 체결하고는 6개월 뒤 첼시에 둥지를 틀었는데 이적료가 1950억원에 달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을 깨트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브라이턴은 사우디 구단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미토마를 지켰다. 잔류한 미토마는 곧바로 숙적 첼시를 무너뜨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앞으로 미토마가 어떤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축구팬들이 기대가 모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파브리지오 로마노 / 스카이 스포츠 캡처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