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회의실에서 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선출된 유승민(43) 당선인이 취임에 필요한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업무 파악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전체 투표수 1209표 중 417표, 득표율 34.49%의 지지를 얻어 신임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됐다. 이후 유 당선인은 취임 승인에 필요한 서류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고, 지난 6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취임을 승인하는 결재를 한 뒤 통보한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체육회 대의원총회가 열리는 오는 28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유승민 당선인은 체육회장 취임 전 업무 파악을 위한 활동을 진행한다. 유 당선인은 지난 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초청으로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현장을 찾은 바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관람하며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 당선인의 취임 전 첫 공식 행보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방문이다. 그는 14일 오전 진천선수촌을 찾아 현황 보고를 받은 뒤 훈련장 시설을 둘러볼 계획이다. 그는 이어 진천선수촌에서 일하는 국가대표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선수촌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할 예정이다.
유 당선인은 회장 당선 직후인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진천선수촌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해외 많은 분과 교류하다 보면 우리나라 진천선수촌 시스템을 배우고 싶어 한다. 자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선수들의 훈련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관광 프로그램 등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변한 바 있다.
국가대표선수촌 강화 훈련 시스템에 대해서는 "엘리트 체육 시스템은 위기이며, 더 소외돼 있다.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 위주의 선수촌 시스템 폭을 넓히고 싶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국가대표 지도자협의회는 유 당선인이 회장으로 선출되자 성명을 내고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체육회장 당선을 환영한 뒤 "대한체육회가 국내외적으로 더 큰 성과를 이뤄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16일 오후 서울 순화동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서울에서 '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한편 유승민 당선인은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기쁘지만은 않다. 정말 무거운 책임감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어떤 리더가 될지 관심을 가지시겠지만, 여태까지 경험하고 보여드렸던 과정에서 두 배, 세 배 진정성을 보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한다. 역대 훌륭한 회장님들이 계셨지만, 힘들게 끌고 오신 것들을 뛰어 넘어 가장 부지런한 체육계의 일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얘기했다.
유승민 당선인은 선수 시절이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난공불락' 중국의 왕하오를 만나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선 많은 이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IOC 선수위원으로 당당히 당선되어 활동했다. 대한체육회장 당선은 유승민 당선인의 '세 번째 기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유승민 당선인은 이 중 어떤 것이 가장 어려웠나 묻는 질문에 "상대로 보면 왕하오가 가장 셌다. 두 번째로 이번 선거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다. 유 당선인은 "보통 대회를 앞두고는 약간의 후회가 남는다. '이 연습을 더 할 걸, 다른 걸 더 해 볼 걸' 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 소견 발표 후 대기실에서는 세 시간 정도를 기다리면서 유튜브 동영상을 봤다"고 털어놨다.
유 당선인은 "많은 것들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긴장되는 것도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고 생각이 든다. 진정성이 통하지 않았나 한다"라면서 "지금까지 왔던 게 기적이라면, 앞으로 대한민국 체육을 바꿀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2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