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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의 버밍엄 이적, 최준에게도 자극제…"도전할 수 있으면 도전하고파" [가고시마 인터뷰]

기사입력 2025.02.06 13:48 / 기사수정 2025.02.06 13:48



(엑스포츠뉴스 가고시마, 김환 기자) FC서울의 살림꾼 최준의 2025시즌 키워드도 '도전'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K리그1 무대에 도전했던 최준은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인 서울의 주전 풀백으로 거듭났고, 리그에서 보여준 활약 덕에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팀 사정으로 인해 주 포지션이 아닌 미드필더로 잠시 역할을 바꾼 것도 최준에게는 도전이었다.

최준은 2025시즌에도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데뷔 불발의 아쉬움을 곱씹으며 다시 국가대표팀 승선에 도전하고, 기회가 온다면 유럽 진출에도 도전하려고 한다. 후자의 경우 최근 영국 3부리그의 버밍엄 시티로 이적한 국가대표 풀백 이명재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은 모양이다.

5일 일본 가고시마 소재 호텔에서 만난 최준은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곧장 전지훈련에 합류한 탓인지 약간은 야윈 모습이었다. 최준은 훈련소에 다녀온 직후 김기동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 페이스를 따라가느라 애를 먹고 있다며 웃었다.

최준의 눈은 그의 입에서 국가대표 이야기가 나올 때 가장 반짝였다. 그는 "처음 K리그1에서 뛰는 시즌에 팀도 좋은 성적을 냈고, 나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다"면서 "그래서 올해를 어떻게 보내야 국가대표팀에 갈 수 있고, 팀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국가대표 재승선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

최준은 지난해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지만, 아쉽게도 데뷔하지는 못했다. 그래서인지 대표팀 발탁 열망이 더욱 커진 모습이었다.

최준은 대표팀 승선과 함께 유럽 진출이라는 꿈을 품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최준은 올겨울 백승호가 뛰는 버밍엄 시티로 이적하며 32세에 늦깎이 유럽파가 된 이명재의 도전이 최준에게 자극을 준 듯했다. 

그는 "(이)명재 형이 이번 겨울에 버밍엄 시티에 입단한 걸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명재 형은 그 나이에 도전을 선택했다"며 "나도 그걸 보고 도전을 할 수 있으면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최준과의 일문일답.



-훈련소는 어땠나.


3주가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많은 걸 배웠다. 나와서 핸드폰을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베트남에서는 일주일 안 되게 있었다.

-합류가 늦었는데 몸은 올라오고 있나.

쉽지가 않다. 왜 다들 힘들어하는지 알겠다. 그래도 조금은 올라온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는 아직 마음에 안 들어 하신다.

-다음 주가 개막인데 조급하지는 않나.

조급한 마음이 있다. 원하는 움직임이 안 나온다. 그래도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급할 때일수록 조절하면서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아프면 바로 멈춰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린가드와 형들도 비슷한 조언을 건넸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자면.

K리그1에서 처음 보낸 시즌이었다. 아무래도 기분이 좋은 시즌이었다. 처음 K리그1에서 뛰는 시즌에 팀도 좋은 성적을 냈고, 나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다. 그래서 올해를 어떻게 보내야 국가대표팀에 갈 수 있고, 팀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쟁쟁한 선수들이 많고, 올해에도 많을 거다. 내가 작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시즌 내내 똑같은 폼을 유지한다면 기회가 주어질 거로 생각한다. 

안 뽑혀도 아쉬움은 없다. 모든 선수가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 하겠지만 월드컵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기 때문에 기회는 계속 주어질 수 있다.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고 안 되면은 어쩔 수 없다. 아쉬워할 수 없는 노릇이다.

-팬들이 뽑은 MVP에 선정됐는데.

린가드가 될 줄 알았다. 다행히 팬분들이 좋게 평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작년에도 구단 선정 이달의 선수도 뽑혔고, 올해의 선수도 받아봤다. 상을 받아보니 또 받고 싶다.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싶고, 그렇게 하려면 더 잘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팬분들과 감독님께서도 알아주실 거다. 나는 있는 힘껏 다하는 수밖에 없다.

-서울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이야기에 대한 생각은.

우승 후보라는 이야기는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워낙 좋다. 같은 수비수인 (김)주성이, (김)진수 형, 야잔은 모두 국가대표 선수들이고 그 외에도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멤버로는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축구는 시작해 봐야 한다.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뚜껑을 열어볼 때까지 알 수 없다. 기대는 되지만 설레발은 안 된다. 첫 경기부터 집중하고 있다.

-투지 넘치고 사이드백과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승원과 느낌이 겹치는데.

팀에 에너자이저가 두 명이면 좋지 않을까. 감독님 입장에서도 활력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둘인데 굳이 한 명을 빼시지는 않을 것 같다. 두 명이 뛰고도 그 역할을 해내지 못했을 때라면 한 명을 빼실 것 같지만, 팀에 활력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둘이면 같이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실 거로 생각한다.



-다들 이번 전지훈련이 가장 힘들었다고 평가하는데 전지훈련의 효과는.

효과가 상당하다. 훈련소에 갈 때에는 늦게 합류하더라도 훈련을 쫓아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베트남에서는 따라가지 못했다. 첫 경기를 뛰고 1차 훈련을 하지 못한 게 크다고 느껴서 조급함이 많이 생겼다.

-조급함이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주변에서 그만하라는 말이 없으면 계속 할 것 같다. 다칠까 봐 겁도 난다. 그렇지만 안 할 수는 없다. 주닝요 코치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해주면서 흐름을 끊어준다. 외부에서 절제를 해주고 있다.

-김진수와의 훈련을 통해 얻은 것은.

선수들의 크로스 스타일이 저마다 다르다. 진수 형이 '크로스 스타일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거쳐갔던 감독님들 중에서는 특정 선수를 맞춰주거나 특정한 포인트에 크로스를 보내라는 감독님들도 계셨다. 감독님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지금의 스타일이 됐다. 진수 형은 스타일을 바꾸지 말고 추가하라고 하셨다. 확실히 효과가 있다.

-여전히 미드필더보다 측면 수비수가 더 편한가.

그렇다. 타이밍 잡기가 정말 편하다. 중원에 있으면 수비할 때에는 괜찮은데 공격 작업이 익숙하지 않다. 돌아서는 상황이나 그런 게 많이 아쉽다. 그렇다고 옆에 미드필더에게 몰아주면 상대에게 쉬운 상황이 된다. 그런 게 부담스러웠다.

-지난해 김진수 선수와 한 차례 이슈가 있었는데 최준 선수의 설명도 듣고 싶다.

경기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라커룸에서 (김)진수 형의 연락을 받았다. 소고기를 보내주시면서 '미안하다, 일부러 한 게 아니다'라고 하셨다. 당연히 안다. 일부러 하려고 했으면 충돌 직후에 일어나지 못했을 거다. 형이 일부러 파울을 하셨다면 난 다쳤을 거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고기도 보내주시고 사과를 하셨다.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그렇게 사과를 했을까 생각했다. '신기하다,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슈가 많이 커졌더라. 왜 그럴까라는 생각이 강했다. 이것보다 더 심하게 태클당하고, 퇴장당하는 사례들도 있는데 '왜 (김)진수 형에게만 그러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치지도 않았고, 진수 형도 퇴장을 당했으니 그에 합당한 페널티를 받은 건데 왜 과열됐는지 이해가 안 됐다.



-김진수 선수의 이적 소식을 듣고 어땠나.


좋았다. 배울 게 많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훈련할 때 훈련의 분위기를 많이 잡아주신다. 말도 많이 하려고 하신다. 훈련장에서 파이팅도 많이 외치신다. 훈련 분위기가 굉장히 활기차게 변했다.

-김진수와 문선민의 이적 이후 팀 분위기가 달라진 건가.

두 형들이나 (기)성용이 형, 린가드, (정)승원이 형처럼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형들이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시니까 동생들도 자연스럽게 따라가려고 한다. 형들이 잘 끌어주니까 분위기가 점점 좋아진다. 끌어주는데 안 끌려가면 선수가 잘못이다.

-중간에서 팀의 밸런스를 잡아줘야 하는 나이인데.

묵묵하게 형들을 따라가면서 후배들에게 따라오라고 이야기하는 게 내 역할이다. 우리 나이대의 선수들이 틀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지난 시즌에 잘했으니, 부담감이 더 크지는 않나.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있다. 발전은 하고 싶고, 내가 더 잘해야 내 가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이기 때문에 (이)명재 형이 이번 겨울에 버밍엄 시티에 입단한 걸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명재 형은 그 나이에 도전을 선택했다. 나도 그걸 보고 도전을 할 수 있으면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잘해봐야 한다.

-여름에 열리는 동아시안컵을 염두에 두고 있나.

아직은 아니다. 국가대표팀에 가고는 싶은데 '내가 준비됐을까'라는 마음이 있다. 작년에 국가대표팀에서 데뷔했으면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못 했다. 이후 연말까지 대표팀에 뽑히지도 못했다. 그래서 동아시안컵까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발전을 위해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작년에 비해 패스 미스나 크로스 실수를 보완하고 싶다. 지금도 계속 훈련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짚어주신다. 내가 어떻게 훈련해서 보완할지는 나에게 달렸다. 올해가 지나도 똑같다면 열심히만 뛰는 선수로 낙인찍힐 것이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면 올라갈 수 있을 거다.

-이명재의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까.

모든 선수의 마음이 같지는 않겠지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유럽 이적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이드백인 내 입장에서도 '정말 도전을 해볼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지난 시즌에 많은 경기를 소화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몇 경기나 뛰고 싶나.

모든 경기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나는 눈앞에 닥친 걸 본다. 이 경기에서 잘해야 다음 경기에 뛸 수 있다. 못하면 빼실 분이 감독님이다. 감독님 아래에서는 선발 자리를 보장받는 선수가 없다. 열심히 안 하면 나오라고 하시는 분이다. 린가드도 교체로 들어갔다가 빠진다. 나도 나태해질 수 없다. 매 경기 잘해야 할 것 같다.

-본인을 포함해 김기동 감독 때문에 온 선수들이 많은데 감독님의 매력이 있다면.

포항 스틸러스에 계실 때부터 전술적으로 이름을 날리셨다. 포항 축구를 보면서 재밌다고 느꼈다. 마침, 감독님께서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 선수들은 아무래도 감독님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경기에 뛰고 싶고, 좋은 감독님이 날 원한다면 이적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힘든 훈련을 버티는 이유가 확실한 성과에 대한 기대보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인가.


그렇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남기고 싶은 게 있다면.

한 경기, 한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시즌이었다는 생각이 들면 좋겠다. 작년에도 시즌이 끝났을 때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서울에서의 인기를 실감하나.

많이 난다. 2라운드 홈 경기 데뷔 때 교체로 들어갔는데, 당시에는 팬분들의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시즌 끝날 때 치른 김천 상무전에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사진=가고시마, 김환 기자 / FC서울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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