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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1루수 출신인데" 미소 뒤 뼈 있는 조언…"고명준·전의산, 더 독하게 하길" [대구 현장]

기사입력 2024.03.31 14:44

왼쪽부터 SSG 랜더스 1루수 고명준과 전의산.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SSG 랜더스 1루수 고명준과 전의산.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치고 올라와야 한다.

SSG 랜더스의 1루에선 주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고명준과 전의산이 실력을 겨루는 중이다.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숭용 SSG 감독은 "제가 1루수 출신인데 선수들이 못하면 안 되죠"라며 미소 지었다.

고명준은 세광고 졸업 후 2021년 2차 2라운드 18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1군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진 못했다. 지난해까지 2시즌 동안 5경기서 9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안타는 만들지 못했다. 대신 2군 퓨처스리그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경남고 출신인 전의산은 2020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지명받았다. 2022년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2시즌 간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2(375타수 87안타) 17홈런 66타점을 빚었다.

이숭용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1루수 최종 후보를 둘로 압축했다. 개막전엔 전의산을 1루수로 기용했고, 이후 고명준도 선발 라인업에 올리며 기회를 줬다. 고명준은 6경기서 타율 0.227(22타수 5안타) 1타점, 실책 1개를 기록했다. 전의산은 4경기서 10타수 무안타 1타점, 실책 1개를 만들었다.

이 감독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이런 젊은 선수들이 보다 견고하게 경기를 소화해 주면 팀은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한다"며 "속은 조금 타지만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믿고 기다려보려 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캠프 때부터 (전)의산이와 (고)명준이 모두 정말 열심히 했다. 수비 훈련을 많이 했고 타격도 계속 신경 썼다"며 "노력하는 게 너무 잘 보였다. 그래서 기회를 더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SSG 랜더스 1루수 고명준이 경기 중 주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SSG 랜더스 1루수 고명준이 경기 중 주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 감독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수들에게 '감독이 1루수 출신이고 나름대로 수비 좀 했는데 너희들이 못하면 감독 얼굴에 먹칠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공통의 장점은 '파워'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은 '홈런의 팀'이다. 그 명성을 되찾으려면 두 선수가 무조건 성장해 주전으로 올라와야 한다. 둘이 중심을 잡아주면 다시 한 번 (한 시즌) 홈런 200개를 때려내는 팀이 될 것이라 본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은 "발 빠르고 콘택트를 잘하는 타자들은 바로바로 효과가 나온다. 30홈런 이상 치는 타자는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며 "계속 인내하며 발전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우선 계속 경쟁을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언젠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전 한 명을 정해야 한다. 그래야 출전하는 선수가 조금 더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조금씩 앞서가는 선수가 보이기도 한다"며 "밀려난 선수에겐 동기부여와 피드백을 확실히 해줄 것이다. 열심히 해 경기력이 올라오면 또 기회를 주려 한다. 폭넓게 기용하며 선수들을 자꾸 업그레이드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1군에서의 경험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선수는 1군에서 써야 육성이 된다. 1군의 맛을 들여야 2군에 가서도 더 잘하고 싶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 이 감독은 "두 선수가 지금보다 더 독하게, 절박하게 했으면 한다. 기회는 계속 주어지는 게 아니다"며 "프로선수는 기회가 왔을 때 꼭 잡아야 한다. 물론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제는 결과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점점 좋아질 것 같으니 지켜보겠다"고 당부했다.

SSG 랜더스 1루수 전의산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SSG 랜더스 1루수 전의산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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