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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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역사' 日 자케로니, 75번째 한일전 본격 시험장

기사입력 2011.08.10 09:41 / 기사수정 2011.08.10 09:41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75번째로 펼쳐지는 숙명의 한일전이 11일 오후 7시 30분 일본의 삿포로돔에서 열린다.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는 누구보다 남다르다.

이번 한일전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열리는 세 번째 맞대결이다. 두 팀은 월드컵을 끝으로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포석이었다. 일본은 이탈리아 출신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을 선임하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자케로니 감독의 부임을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더욱 많았다. 그동안 자케로니 감독은 AC 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와 같은 명문팀을 지도하며 명성을 떨쳤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았던 탓이다.

자케로니 감독은 1997/98 시즌 우디네세의 3위 돌풍을 이끌었으며 1998/99 시즌에는 AC 밀란의 리그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2001/02 시즌 강호 라치오 사령탑으로 부임해 6위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고 2003/04 시즌 인터 밀란에서는 리그 4위, 챔피언스리그 실패에 따른 책임으로 8개월 만에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고집불통 성격과 선수들간의 원활치 않은 의사소통으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2009/10 시즌에는 위기에 빠진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았으나 아예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유벤투스는 당시 리그 7위의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고 자케로니 감독은 또 경질되고 말았다. 

물론 일본 대표팀에서 걸어온 자케로니 감독의 발자취는 기대치를 뛰어넘는다. 일본은 지난 해 10월 열린 강호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1-0 승리의 기세를 몰아 2011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빠른 경기 운영과 활발한 패스 플레이는 대표팀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놨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조광래 감독은 "일본이 세계 축구에 상당히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갔다"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그러나 자케로니 감독이 아시안컵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은 생각해 볼 문제다. 자케로니 감독은 스리백 전술의 신봉자다. 지난 1년 동안은 스리백 대신 전임 감독 오카다 다케시가 만들어 놓은 포백 전술을 토대로 좋은 성과를 거둬왔다. 

아시안컵에서 성공 신화를 써낸 4-2-3-1 전술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자신이 원하는 3-4-3의 공격 지향적인 전술 변화가 오히려 일본팬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일본은 지난 6월 자국에서 열린 기린컵에서 체코, 페루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자케로니 감독은 좌우 측면 풀백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와 우치다 야쓰토(샬케)의 오버래핑을 적극 활용하거나 중원에 포진한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의 많은 활동량을 주문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제각각 따로 놀았으며 새 포메이션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 공격수와의 조화도 매끄럽지 않았다. 카가와 신지(도르트문트), 혼다 케이스케(CSKA 모스크바)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소속팀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더구나 이번 한일전에는 나가토모의 부상으로 결장이 확정됨에 따라 왼쪽 측면 윙백 부재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자케로니 감독은 스리백 시스템으로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번 한일전에서 자케로니 감독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사진 = 자케로니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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