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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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태국에 졌던' 라자망갈라 참사 기억하라…방콕 원정, 결코 쉽지 않다

기사입력 2024.03.24 00:10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태국 원정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을 치른다. 지난 21일 홈에서 열린 태국과의 3차전서 아쉬운 경기력으로 1-1 무승부에 그쳤던 대표팀은 이번 원정 리턴 매치에서 승리를 따내겠다는 각오다.

앞서 대표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태국을 불러들여 승점 3점 사냥에 나섰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해외파를 총출동시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경기는 쉽지 않았다. 캡틴 손흥민이 전반 42분 124번째 A매치 출전을 자축하는 45호골이자 이날 경기 선제골을 넣었으나 교체투입된 수파낫 무에안타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아시안컵 4강 탈락의 아픔을 딛고, 대표팀 내분설까지 봉합한 뒤 태국전 승리로 완벽하게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자 했던 대표팀은 승점 1점을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이번 태국 원정에서 패하면 큰일 난다. 승점 7을 기록하면서 태국과 승점 동률을 이루기 때문이다. 여기에 같은 시간 열리는 중국-싱가포르전에서 중국이 이기면 한국, 중국, 태국 등 3팀이 2차예선 5~6차전을 남기고 승점이 같게 된다.

그만큼 26일 태국 원정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만 만만히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옛날부터 태국에선 브라질도 이기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만큼 태국의 홈 이점이 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이 태국 축구의 성지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 축구 역시 과거 같은 장소에서 참사를 겪었던 기억이 있다.

때는 1998년 태국에서 개최된 방콕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으로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2명이 퇴장 당한 태국을 상대로 당시엔 존재했던 연장 골든골을 얻어맞고 1-2로 무릎을 꿇으며 탈락했다. 당시 아시안게임은 지금처럼 23세 이하 선수들로 이뤄진 팀들이 참가한 게 아니라 성인 대표팀이 참가했던 대회여서 A매치 패배로 기록됐다.

대표팀은 김병지, 윤정환, 최용수 등 주전 선수들과 함께 이동국, 박진섭 등 어린 선수들이 더해진 1.5군이 출전했다. 태국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였던 만큼 주전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1.5군이 출전했다고는 하지만 전력 차가 분명했던지라 대표팀의 승리가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대표팀은 전반 45분 동안 태국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6분 키아티숙 세나무앙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교체 투입된 유상철이 후반 41분 극장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지만 연장 전반 5분 만에 타와차이 옹트라쿨에게 골든골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2명이나 퇴장 당한 태국을 상대로 수적 우세 속에 경기 주도권을 잡고도 패한 경기라 충격이 컸다. 6만명 관중 앞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큰 힘을 쓰지 못하더니 초장거리 슛 한 방이 터지면서 경기를 그대로 끝났다. 태국의 4강 상대가 조별리그에서 한 번 꺾은 경험이 있던 쿠웨이트였기에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태국 원정을 떠나는 황선홍호도 지난 날의 아픔을 되새기며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관중석이 축소돼 약 4만8900명이 들어올 수 있지만 벌써부터 전석 매진될 정도로 태국 현지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된다. 무더운 태국 날씨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특유의 '떡잔디'에서 태국 선수들이 개인기를 마음껏 부릴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할 점이다.

지난달 끝난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해 확인했 듯 동남아시아 팀들의 전력도 상향됐다. 1차전 무승부보다 충격적인 패배가 충분히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황선홍호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고아라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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