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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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1000억 '먹튀'도 신났다…리버풀전 동점포 뒤 "잊을 수 없는 날"

기사입력 2024.03.18 09:46 / 기사수정 2024.03.18 09:46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1000억원 공격수의 발 끝이 빛났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니이티드를 구해내고 자신의 SNS에도 당당하게 한 마디 적었다.

맨유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120분 혈투 끝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극적인 연장 후반 추가시간 득점으로 FA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 상대는 2부 리그 팀인 코벤트리 시티다.



맨유 팬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던 1000억원 사나이 안토니가 한 건 했다.

안토니는 맨유가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42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패스를 받아 골문을 향해 오른발 터닝슛으로 리버풀을 골망을 갈랐다. 자신의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때린 감각적인 슈팅이었다.

안토니의 득점은 지난 1월 FA컵 32강에서 4부 리그 팀인 뉴포트 카운티와의 경기 이후 시즌 2번째였다.

안토니는 리그에선 공격포인트가 1개도 없었지만 FA컵에서는 3경기 2골 1도움으로 맨유의 4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는 중이다. 이번 리버풀전에선 후반 26분 교체로 출전해 터뜨린 득점이라 더욱 값진 골이 됐다.

맨유는 안토니 득점에 힘입어 리버풀과의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전반 리버풀의 하비 엘리엇에게 다시 득점을 내주며 끌려갔으나 연장 후반 7분 터진 마커스 래시퍼드의 득점으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그렇게 승부차기로 이어질 듯한 격전은 후반 추가시간 1분 2002년생 맨유의 신성 아마드 디알로가 끝냈다. 



리버풀의 코너킥 상황에서 디알로가 볼을 끊어냈고 가르나초에게 패스를 내줬다. 가르나초와 디알로는 함께 상대 진영까지 달려갔고 수비는 한 명이었다.

가르나초는 페널티 박스 바로 밖에서 디알로에게 패스를 건넸다. 디알로는 페널티 박스로 들어가 자신의 왼발로 연장 120분 혈투를 맨유 승리로 만들었다. 디알로는 득점 이후 유니폼을 벗어 경고를 받았고 이전에도 경고를 한 장 받은 것이 있어 퇴장을 당했지만 리버풀이 동점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맨유는 4강에 오르며 FA컵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4강 상대가 2부 리그인 코벤트리 시티여서 결승 진출 가능성이 높다.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승자가 맞붙지만 결승 단판 승부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안토니는 지난 시즌 1억 유로(약 1449억원)라는 거대한 이적료를 기록하고 네덜란드 팀인 아약스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아약스에서 82경기 뛰며 24골과 22도움을 기록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는 리그 정상급의 윙어였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할지는 의문이었다. 그런 선수에게 1억 유로는 거대한 금액이었다.

맨유가 안토니를 영입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맨유는 아약스의 감독이었던 에릭 턴 하흐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앉혔다. 그가 새로운 감독으로 오며 그가 원하는 선수를 맨유가 영입해 줬고 그 선수 중 한 명이 안토니였다. 누구보다 안토니를 가까이서 봤기에 그를 프리미어리그로 다시 데려왔다.



텐 하흐는 첫 시즌부터 안토니를 중용했다. 맨유는 좌측 윙어에는 래시퍼드라는 든든한 자원이 있었으나 우측 윙어는 고민이 있었다. 안토니가 이 고민을 해결할 것처럼 보였다. 이적료로만 보면 안토니는 팀의 에이스가 돼야만 했다.

안토니는 첫 시즌 44경기에 출전해 8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렇게 나쁜 기록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적료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경기력은 더 안 좋았다. 자신이 공을 잡으면 오래 소유하면서 팀의 공격 템포를 잡아먹는 일이 많았고 창의성도 딱히 빛나지 않았다. 아약스 시절과 비교했을 때 번뜩이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 시즌은 더 심각했다. 지난 시즌 부진으로 우측 윙어로 확고하게 주전으로 올라서지 못했고 2004년생의 공격수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안토니의 자리를 차지했다. 안토니는 올해 리그 22경기에 출전했으나 선발 출전은 11경기에 불과하다. 이 경기를 제외하고는 어느 경기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하지만 리버풀과의 8강전에서 맨유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안토니에게 8강 경기는 올 시즌 최고의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토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은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마지막까지 힘들었지만 맨유는 해냈다. 팀에 도움이 돼서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계속 파이팅하며 열심히 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안토니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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