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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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때부터 긴장했어요"…'3이닝 무실점' KT 원상현의 '첫 실전' 비하인드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3.11 05:45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첫 실전 등판에 나선 신인 투수가 7000명 넘는 관중 앞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주인공은 KT 위즈 우완투수 원상현이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틀간 1승씩 나눠가진 두 팀의 시범경기 성적은 1승1패(0.500)가 됐다.

이날 선발투수는 원상현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원상현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 감독은 "오늘(10일) 40~45구 정도 던질 것"이라며 "변화구가 좋은 투수다. 150km/h까지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나쁘지 않다.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원상현은 1회초 1사에서 홍창기의 2루타와 김현수의 볼넷 이후 오지환에게 삼진을 잡아냈지만, 문보경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원상현은 박동원을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원상현은 2회초에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문성주와 이재원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맞은 뒤 구본혁의 삼진으로 한숨을 돌렸고, 박해민과 홍창기를 각각 뜬공과 땅볼 처리하면서 위기에서 탈출했다.

3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원상현은 수비의 도움까지 받았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내달리자 재빠르게 공을 전달한 야수진이 김현수를 2루에서 태그아웃으로 잡아냈다. 이후 원상현은 오지환, 문보경에게 삼진을 솎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사령탑은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은 원상현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 원상현이 프로 첫 등판을 하면서 경기 초반 긴장한 모습을 보였는데, 투구를 거듭할수록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원상현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많이 떨렸다. 숙소에서 야구장에 걸어올 때도 '오늘 진짜 어떡하지'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진짜 시작이구나'라고 생각해 엄청 긴장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초반 위기의 순간을 떠올린 원상현은 "자신감 있게 공을 던져야 하는데 계속 손에서 풀리다 보니까 마음대로 잘 안 됐다. 항상 타자가 아니라 스스로와 싸우는 기질이 있다 보니까 어떻게든 타자와 승부하고 차분하게 던지자고 생각했다"며 "3회초부터 긴장이 풀리고 변화구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복기했다.

'디펜딩챔피언'을 상대로 삼진을 5개나 솎아낸 원상현은 "(1회초에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좋았다. TV 중계나 야구게임으로만 보던 선배님을 상대로 직접 삼진을 잡으니까 엄청 좋았다"며 "김현수 선배는 항상 콘택트 능력이 좋아서 아무리 잘 던져도 공을 잘 맞힌다. 오늘도 안타성 타구를 만들어내셨는데, 그런 부분에서 '난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장성우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원상현은 "사실 장성우 선배님이 전날 7회쯤 날 더그아웃에 앉힌 뒤 약 20분 동안 내 장단점을 얘기하면서 내일(10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많이 말씀해주셔서 엄청 좋았다"며 "초반에 제구가 날려서 '큰일났다' 싶었는데, 선배님이 '항상 투수들은 좌우로 스트라이크를 넣으려고 하는데, 쉬운 게 아니니까 높낮이를 생각하고 던지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내 장점을 알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ABS(자동 투구 판정)에 대한 적응도 순조롭다. 원상현은 "일부러 커브를 좀 높게 던졌다. 낮게 한 번 던지니까 볼이 선언됐는데, 임찬규 선배님이 커브를 던지는 걸 보니까 약간 높게 들어간 게 스트라이크가 되는 걸 봤다. 임찬규 선배님의 커브가 좋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유심히 봤다"며 "양 팀 모두 불만 없이 공정한 스트라이크존이지 않나. 또 투수라면 어떤 환경에서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투구나 볼 판정에 대해 아예 불만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수원KT위즈파크에 입장한 관중 수는 7304명. 평일과 달리 유료로 관중석이 운영된 걸 감안할 때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방문했다. 원상현은 "처음에 엄청 긴장했는데, 팬분들께서 관중석을 많이 채워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잘 적응하는 스타일이라 앞으로 등판하는 날이 있다면 (많은 관중에 대해)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사진=수원, 유준상 기자 / KT 위즈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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