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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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경질…'선수 탓하다' 1년 만에 OUT

기사입력 2024.02.16 15:38 / 기사수정 2024.02.16 16:02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마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사임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한준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마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사임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경질을 확정했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만에 감독직에서 잘리는 수모를 겪게 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실패한 뒤 후폭풍을 겪어왔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2무를 기록, 예상과 달리 E조 2위를 차지했다. 이어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진땀승을 거뒀고, 호주와 8강전에선 황희찬의 페널티킥 동점포와 손흥민 역전 결승포로 간신히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0-2로 충격패하면서 국민들에 큰 실망을 안겼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대표팀은 내분에 휩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대표팀 운영에 큰 문제를 드러낸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마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사임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한준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마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사임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한준 기자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협회 자문 기구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전날 감독 교체를 건의함에 따라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임원들이 논의 끝에 클린스만 감독과의 결별을 결정했다. 결정 내용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화로 통보됐다.

선수로는 세계적인 스타였으나 지도자로선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역량 부족과 잦은 해외 체류 등으로 지속해서 비판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며 우승 목표를 강조했지만, 손흥민(토트넘) 등을 앞세운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에 그쳤다.

조별리그에 이어 대회 중에만 두 번째로 만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 끝에 지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고, 대회를 마치고 8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떠난 것도 공분을 키웠다.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 간 내분이 있었던 점도 뒤늦게 드러나 팀 관리 능력마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전술 부재' 지적엔 동의하지 않고 선수단 불화가 준결승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력강화위원회는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사임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한준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사임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한준 기자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거취 등을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어서 이날 임원 회의를 통해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정 회장이 경질 결단에 이르렀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고 설명했다.

대표팀 안팎이 시끄러운 와중에도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한 적 없는 정 회장은 이날 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축구 관련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이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후임으로 클린스만 감독 영입을 결정한 정 회장 역시 아시안컵 여파 속 책임론에 직면해왔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주도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벤투 감독과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됐다"고 밝히며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16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김한준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16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김한준 기자


내년 초 '4선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회장 거취 관련 질문엔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내년 1월까지 3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이 답변에 대해선 4선을 포기하겠다는 해석과 4선을 강행하겠다는 해석이 엇갈린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이 확정되면서 대표팀은 격변의 시기를 맞게 됐다.

우선 새 사령탑 선임이 당면 과제다. 다만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21일), 원정(26일) 경기가 이어질 3월 A매치까지는 시간이 촉박해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공산이 크며, 국내 지도자가 맡을 것이 유력하다.

정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시안컵 기간 선수들의 갈등이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진 사건도 협회가 자세한 정황을 파악 중이라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향후 대표팀 구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마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사임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한준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마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사임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한준 기자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향후 대표팀 운영과 관련해 중대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과 시사할 부분이 크다고 본다"면서 "코치진 구성이나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유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축구회관,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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