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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클린스만 어디 갔어?' 알맹이 빠진 임원 회의…KFA "감독 거취, 조속히 발표"

기사입력 2024.02.13 13:49 / 기사수정 2024.02.13 14:41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운명이 곧 결정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축구협회 소회의실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관련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를 진행했다고 알렸다.

김정배 상근부회장, 장외룡, 이석재, 최영일 부회장, 마이클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으며, 비공개로 진행됨에 따라 회의에 대한 별도 브리핑은 없었다.

KFA 홍보팀 관계자는 "오늘 회의는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를 시작으로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이번 주 내로 열릴 전력강화위원회가 있을 것이고, 최종적인 결정사항은 조속히 발표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번 회의는 이번 주 예정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 앞서 축구협회의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모여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결과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다만 정몽규 회장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지난 12일 KFA는 "금일 오전 황보관 기술본부장과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은 금번 아시안컵 관련 미팅을 실시했으며, 굼주 내 전력강화위원회 소속위원들 일정을 조정해 아시안컵 평가에 대한 리뷰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아시안컵 4강 탈락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대표팀은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목표로 아시안컵에 나섰으나 조별리그부터 4강까지 졸전을 거듭한 끝에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짐을 쌌다.

지난 대회 8강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둔 건 사실이지만 내용 자체가 좋지 않았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는 물론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사우디아라비아나 호주를 상대로도 명확한 우위를 가져가지 못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바레인전에서는 황인범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동점골을 얻어맞고 힘겨운 경기를 펼치더니 이강인의 멀티골을 내세워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는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나오며 일찌감치 리드를 잡고 편안한 경기를 펼치는 듯 했지만 잇따라 2실점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슈팅이 상대 몸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지 않았다면 패했어도 이상할 게 없는 경기였다.

3차전 말레이시아전은 더욱 심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에 불과한 말레이시아에게 무려 3실점을 헌납하는 졸전을 펼쳤다. 요르단전과 마찬가지로 선제골을 넣고도 1-2로 역전을 허용했고, 이강인과 손흥민의 골로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당초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조별리그 3경기가 모두 치러진 후 대표팀 순위는 2위였다. 일본을 피했다는 안도감이 있었으나 F조 1위를 차지한 사우디와의 16강전 역시 만만치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제 실점한 대표팀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패색이 짙었으나 조규성의 극장 헤더 동점골이 터지며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끝에 조현우의 2연속 선방이 나오면서 기적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만난 우승후보 호주에게도 먼저 실점을 내줬다. 후반 중반 호주가 수비 라인을 내려선 후에야 조금씩 공격 기회를 잡았다. 지친 몸을 이끈 캡틴 손흥민이 사력을 다해 페널티킥을 얻어넀고, 황희찬이 이를 성공시키며 사우디전에 이어 다시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어 연장 전반 13분 손흥민의 마법 같은 프리킥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극적인 4강 진출을 이뤄냈다.

그러나 요행이 계속될 수는 없었다.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었던 요르단과 다시 만났지만 상대 전략에 완벽하게 말려들면서 유효슈팅 0개라는 굴욕적인 경기를 펼쳤다. 2연속 연장전을 치른 여파 탓에 체력 저하가 눈에 띄게 드러났고, 패스 미스가 잦고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실점 장면에서는 요르단 공격수 야잔 알나이마트, 무사 알타마리를 자유롭게 놔두는 등 집중력도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요르단에 0-2로 패하면서 아시아 정상을 향한 도전은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 기자들은 결승전까지 숙소 예약을 연장하라"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던 클린스만 감독은 탈락이 결정된 후에도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요르단 감독과 악수를 나눌 때도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에 많은 분석을 통해 경기들을 돌아봐야 필요성이 있다"라면서도 경기 후 미소를 지은 것에 대해서는 "상대팀을 축하해 주고, 상대팀을 존중하고, 오늘 같이 더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을 때 축하해 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한다. 상대가 잘했을 때 그걸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데, 웃으며 축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관점에 따라 다른 거 같다"라고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으로 귀국했던 지난 8일 역시 환한 미소와 함께 공항에 들어섰다. 인터뷰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팀을 이끌고 있어서 상당히 행복하다. 나 또한 여러분 만큼 이번 대회서 우승하고 싶었다. 어쨌든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우리가 패배하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다.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사임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

이어 "대회 4강에 진출한 상황에서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얼마나 어려운 대회였는지 몸소 느꼈다"라고 이번 대회는 결코 실패한 대회가 아니었다고 자평했다.





또한 잦은 유럽 출장 같은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는 없을 거다. 여러분의 생각과 비판은 존중하지만 내 일하는 방식, 내가 생각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업무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기존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심은 최악으로 떨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축구계는 물론 정치권 등 여기저기서 빗발쳤다.

이번 주 예정된 전력강화위 논의의 초점은 경질 위기에 몰린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에 맞춰질 전망이다. 아시안컵에서 그가 보여준 지도력을 평가하고, 과연 그에게 북중미 월드컵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맡겨도 되는지에 관해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전력강화위에서 클린스만호에 대해 평가하고 (경질과 관련한) 의견을 정리하면, 집행부가 보고받아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서 "다음 달이 월드컵 예선인 만큼 전력강화위 일정을 최대한 빠르게 잡고 절차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력강화위에서 어떤 의견을 내든 최종 결정은 정몽규 회장이 내린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다면 지급해야 하는 거액의 잔여연봉, 그리고 다음 회장 선거까지 남은 1년이라는 시간을 고려해 클린스만 감독과의 동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회 간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기간은 북중미 월드컵까지로 대회 결승전까지 약 2년 5개월 정도 남아있다.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연봉 29억원으로 계산해 보면, 당장 경질할 경우 약 70억원을 클린스만 감독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는 축구협회의 올해 예산 1천876억원의 3.7%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클린스만 사단의 코치진에게 지급해야 하는 돈까지 더하면 축구협회가 부담해야 하는 액수는 더 커진다.





축구계에서는 정 회장의 '정치적 판단'도 경질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가 내년 1월 열리는 가운데, 정 회장은 4선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작 중요한 정 회장이 이번 회의에 불참하면서 실속 없는 회의였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한 평가 대상인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후 이틀 만인 지난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귀국 인터뷰에서 다음주께 출국한다고 밝힌 것과 달리 빠르게 한국을 떴다.

클린스만 감독은 "정 회장과는 현지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두 번 정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대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회를 치르면서 봤던 긍정적인 얘기들도 많이 했고, 우리가 지금 크게는 대회지만 한 경기 한 경기 분석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 좋았던 점들, 아까 말씀하신 실점이 많았던 그런 부분들은 분명히 우리가 보완을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지, 당장 코앞에 다가온 태국과의 2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얘기도 나누면서 다가올 월드컵 예선에서 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라고 정 회장과는 이미 이야기를 몇 차례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열리는 가장 중요한 리뷰회의에는 두 사람 모두 참석하지 않는다. 최종 결정권자와 평가대상자 모두 불참하는 가운데 KFA가 경질 혹은 유임 중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대한축구협회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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