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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까지 흔들릴 선수 아닌데"…KIA '200안타 타자' 부활 믿는다 [캔버라 현장]

기사입력 2024.02.05 16:45

1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내야수 서건창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내야수 서건창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캔버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는 올겨울 이렇다 할 외부 영입 없이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의 재계약, 김선빈과의 FA 계약, 최형우와의 비FA 다년 계약 등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KIA가 남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놓고 고민하던 지난달 15일, 내야수 서건창과 1억 2000만원(연봉 5000만원, 옵션 7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서건창의 경험이 젊은 내야수가 많은 KIA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었다.

광주일고 출신인 서건창은 2008년 육성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그해 데뷔해 1경기에 출전한 뒤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부상 등으로 방출당한 그는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2011년 말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입단 테스트에 임했고, 육성선수로 계약을 맺었다.

2012년 정식선수로 전환된 서건창은 그해 넥센의 주전 2루수로 거듭났다. 127경기 433타수 115안타 타율 0.266 1홈런 40타점 70득점 39도루를 올리면서 KBO 신인상과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2014년에는 전 경기(128경기)에 출전해 201안타를 몰아치며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더불어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그해 서건창의 성적은 543타수 201안타 타율 0.370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출루율 0.438 장타율 0.547. 최다안타, 타율, 득점 부문을 모두 휩쓸었다. 정규시즌 MVP도 그의 몫이었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3회말 2사 LG 서건창이 중전안타를 날린 후 귀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3회말 2사 LG 서건창이 중전안타를 날린 후 귀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10년대 중반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건창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지난 2020년이었다. 성적에서 하락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듬해 7월 27일에는 키움이 LG와 1:1 트레이드를 단행, 서건창과 '광주일고 동기' 투수 정찬헌이 팀을 맞바꿨다. 키움은 당장 선발진을 보강해야 했고, LG는 2루 자원을 원했다. 그러면서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적과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서건창은 반등에 실패했고, 데뷔 첫 FA(자유계약) 자격 취득에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77경기 219타수 49안타 타율 0.224 2홈런 1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05, 44경기 110타수 22안타 타율 0.200 12타점 OPS 0.542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서건창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LG에 방출을 요청했고, 고향팀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KIA는 단순히 서건창의 경험만 본 게 아니다. 여전히 서건창이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심재학 KIA 단장은 "우리 팀은 부상을 안고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박찬호의 경우 개막 전까지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난해 부상을 당하지 않았나. 김도영의 경우 재활 중이라 초반에 내야 수비의 안정성을 가져가야 하는데, 서건창이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5일 오전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이범호 타격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5일 오전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이범호 타격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 도착 이후 타자들을 유심히 살피고 있는 이범호 타격코치는 기술적인 면보다 멘털적인 면이 서건창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코치는 "서건창은 최고의 성적을 찍었던 선수인데, 심리적인 부분이 힘들었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그 정도까지 흔들릴 만한 선수가 아니다. 생각이나 이런 게 흔들렸다고 해도 매년 2할8푼 이상 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3~4년 동안 타율이 떨어지다 보니까 통산 타율도 3할대에서 0.297까지 내려오지 않았나. 어떤 이유 때문에 그랬는지 계속 보고 있는 중"이라며 "서건창의 타격을 직접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까 기술적인 부분이나 타격 메커니즘도 한 번 찾아보고, 그게 주된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문제였는지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래 있던 선수들에 대한 걱정은 비교적 덜한 편이다. 이범호 타격코치는 "다른 선수들은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또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선수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스스로 잘 풀더라"고 전했다.

1차 스프링캠프 이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다. 정확한 진단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답을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건 코칭스태프도, 선수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서건창과 KIA는 호주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1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내야수 서건창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내야수 서건창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 엑스포츠뉴스 DB / 캔버라, 유준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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