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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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속죄포+조현우 선방쇼…클린스만호, 사우디 승부차기 격파→호주와 8강 [아시안컵 현장 리뷰] 

기사입력 2024.01.31 04:01 / 기사수정 2024.01.31 08:08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조규성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조규성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알라이얀,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맞대결에서 승부차기까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장엔 4만2389명이 찾았는데 사우디 홈경기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상대팀이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한국은 후반 1분 선제골을 내줬으나 교체투입된 공격수 조규성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갔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조현우가 2번이나 선방하면서 4-2로 승리했다. 한국은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해 오는 2월 3일 오전 0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경기장에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한 호주와 8강 격돌한다.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 대회 첫 백3…클린스만 승부수 통할까

한국은 3-4-2-1 전형을 내세웠다.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이 백3를 구성했다. 좌우 윙백엔 설영우와 김태환이 배치됐고, 중원은 황인범과 이재성이 맡았다. 2선에 정우영와 이강인이 출전했으며, 최전방 원톱 자리에 손흥민이 이름을 올렸다.

사우디는는 3-5-2 전형으로 맞섰다. 아메드 알카사르가 골문을 지켰고, 알리 알불라이히, 왈리 라자미, 하산 알탐바크티가 백3를 형성했다. 좌우 윙백 자리는 모하메드 알브레이크와 사우드 압둘하미드가 차지했고, 중원은 모하마드 칸노, 압둘라 알하이바리, 나세르 알도사리가 지켰다. 최전방에서 살렘 알도사리와 살레 알셰흐리가 한국 골문을 노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파격 라인업을 내세웠다. 조별리그 동안 계속 백4 전술을 사용했는데, 16강전에서 돌연 백3를 들고 나왔다.

지난 조별리그 3경기에서 클린스만호는 4-4-2 전형을 내세웠지만, 이날 대회 기간 중 처음으로 센터백 3명을 내세웠다. 중요한 토너먼트 무대 첫 경기에서 꺼내든 백3 전술이 클린스만 감독의 승부수가 될지 관심이 쏠렸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황인범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황인범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원은 지난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 때와 마찬가지로 황인범과 이재성이 지켰다. 조별리그 1, 2차전에 모두 출전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는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윙백 자리는 김태환과 설영우가 맡았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던 이기제는 어느 정도 회복돼 훈련까지 받았지만 부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이날 벤치에서 출발한다.

공격을 책임질 3명의 선수로 손흥민, 정우영, 이강인이 선택됐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이견이 없는 한국의 핵심 공격 자원이고, 말레이시아전 때 선발로 나와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크로스를 헤더 선제골로 연결했던 2022 아시안게임 득점왕 정우영은 다시 한번 선발 기회를 받았다.

라인업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손흥민과 함께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최전방을 책임졌던 조규성의 벤치행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신임을 받아 조별리그 기간 동안 팀의 공격을 맡았던 조규성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여러 차례 놓쳐 1골도 넣지 못하는 부진한 활약을 보이면서 끝내 선발에서 내려왔다.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가 끝난 뒤 조규성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가 끝난 뒤 조규성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팬들은 경기 전 조규성을 대신해 황희찬이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황희찬은 다시 한번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엉덩이 부상을 입어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결장했던 황희찬은 부상에서 회복돼 말레이시아전 때 교체로 나왔고, 이후 사우디전 대비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했으나 후반전 출격을 명 받았다.

클린스만호는 라인업 26명 중 관중석으로 향하는 3명으로 십자인대가 파열돼 귀국한 김승규와 수비수 김주성 그리고 윙어 문선민을 택했다. 문선민은 조별리그가 끝나고 훈련 중 오른쪽 햄스트링 쪽에 통증을 입어 사우디전 명단 제외를 당했다.

경기가 열리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과 인연이 깊은 김영권이 선발로 나온 것도 눈길을 끌었다. 베테랑 센터백 김영권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 때 스코어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역전승과 16강 진출의 발판 역할을 했다. 당시 김영권이 골맛을 본 장소가 바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이다. 

팬들은 경기장과 좋은 인연이 있는 김영권이 선발로 나왔다는 사실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벤치에 있는 조규성과 황희찬 역시 월드컵 때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득점을 터트렸기에 후반전 출격을 기대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시작에 앞서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사우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시작에 앞서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사우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클린스만 감독과 만치니 감독 간의 지략 대결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올랐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나이가 60세로 같고, 현역 시절 포지션이 공격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적으로 상대한 적도 있다. 이탈리아 출신 만치니는 현역 시절 삼프도리아에서만 15년을 뛴 레전드이다. 그는 삼프도리아 시절 566경기 171골 47도움을 기록해 구단 통산 출전과 득점 모두 1위를 차지 중이다.

만치니가 커리어 대부분을 조국 이탈리아에서 보낸 반면에 클린스만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등 다양한 리그에서 뛰었다. 1989년엔 이탈리아로 건너가 인터밀란 유니폼을 입고 3년간 뛰면서 3년 동안 123경기에 나와 40골을 터트렸다.

두 사람도 이를 기억해 서로에게 칭찬을 보냈다. 만치니 감독은 29일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 때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이탈리아에서 수 년전 서로를 상대해 본 적이 있다. 그는 뛰어난 공격수였지만 이제는 뛰어난 감독"이라며 "많은 대표팀과 구단을 거치며 경험을 많이 쌓았다. 그리고 알다시피 그 또한 축구를 잘 아는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도 "만치니를 선수로서 상대를 많이 해봤기에 잘 안다"라며 1964년생 동갑내기 친구와 재회한 것에 대해 반가움을 드러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우디 2연속 골대…전반 무실점 성공한 클린스만호

전반 10분 동안 양 팀은 조용한 경기 초반을 보냈다. 사우디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힘입어 사우디가 공을 가진 시간이 더 많았으나, 한국이 촘촘한 수비로 슈팅 기회를 주지 않았다.

양 팀 통틀어 첫 번째 슈팅은 전반 13분 사우디 쪽에서 나왔다. 좀처럼 만족할 만한 슈팅 기회가 나오지 않자 미드필더 알하이바리가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이때 힘이 잔뜩 들어가면서 알하이바리의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첫 번째 슈팅이 터져 나오자 사우디 팬들은 목소리를 더 키우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한국은 사우디 공격을 잘 틀어막았지만 별다른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20분 대표팀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이 이날 첫 번째 슈팅으로 시도했으나, 바로 앞에 있던 수비수 다리에 막혔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대표팀 원톱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이 전방부터 압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대표팀 원톱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이 전방부터 압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 22분 왼쪽 측면에서 설영우가 올린 크로스가 박스 안에 위치했던 이강인에게 연결됐다. 이때 이강인은 공을 가슴으로 받았는데, 황급히 수비로 복귀한 레프트백 알브레이크가 이강인 가슴 맞고 튀어 오른 공을 골키퍼한테 헤더 패스로 연결하면서 슈팅 기회를 차단했다.

계속 경기가 사우디 분위기로 흐른 가운데 전반 26분 손흥민이 이날 양 팀 통틀어 첫 번째 유효슈팅을 시도해 경기장 분위기를 바꿨다.

김태환이 전방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을 발견하고 정확한 롱패스를 넣었다. 공을 잡은 손흥민은 앞에 사우디 센터백 알탐바크티가 있었지만 따돌린 뒤, 선수의 다리 사이를 노리고 슈팅을 날렸다. 손흥민의 슈팅은 알탐바크티 다리 사이를 통과해 골문으로 날아갔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알카사르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전반 29분 사우디도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연출했다. 공격수 알셰흐리가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김영권이 그를 따라가다 미끄러 넘어졌다. 김영권을 따돌린 알셰흐리는 먼 포스트를 노리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크게 벗어나며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 31분 손흥민이 이번엔 박스 밖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는데, 슈팅이 센터백 라자미 발 맞고 위력이 줄어들면서 알카사르 골키퍼가 어려움 없이 잡아냈다.

전반 40분 사우디의 3연속 헤더 슈팅이 모두 무산되면서 한국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사우디 코너킥 상황에서 먼저 알셰흐리가 날린 첫 번째 헤더 슈팅은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이후 세컨볼을 잡은 라자미의 헤더도 골대를 맞았고, 마지막으로 공격수 알도사리의 헤더 슈팅은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면서, 사우디 선수들과 팬들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전반전 정규시간이 모두 종료됐고, 전반 추가시간이 경기가 멈췄던 시간이 거의 없었기에 2분 주어졌다. 전반 추가시간 동안 양 팀은 별다른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하면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전반 45분 동안 한국은 점유율 49 대 51, 슈팅 숫자 4 개 5를 기록하며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전반전 동안 골찬스를 만들지 못한 양 팀은 후반전을 위해 라커룸으로 돌아가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선취골을 넣은 사우디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선취골을 넣은 사우디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규성, 조별리그 부진 씻는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경기는 연장으로

한국의 킥으로 후반전이 시작된 가운데 후반 시작 1분도 안 돼서 사우디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사우디의 연계 플레이와 용병술이 빛난 장면이었다. 사우디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알셰흐리를 빼고 압둘라 라디프를 넣으며 공격수 자리에 변화를 줬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사우디는 한국으로부터 공을 탈취했고, 알브레이크가 전방을 향해 롱패스를 넣었다. 이때 공을 받기 위해 내려온 알도사리가 앞으로 쇄도하는 라디프에게 패스했고,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은 라디프는 먼 포스트를 노린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올렸다.

이로써 후반전 교체로 들어온 라디프는 투입된 지 1분도 안 돼서 득점을 터트리며 사우디에 리드를 가져왔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사우디에게 실점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사우디에게 실점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위기를 탄 사우디는 계속 한국을 압박했다. 후반 9분 미드필더 칸노가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밖으로 향하면서 한국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선제골을 내준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0분 교체를 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했다. 정우영이 빠지고,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을 터트리며 손흥민과 함께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 황희찬이 투입됐다.

황희찬이 들어갔지만 한국의 공격은 크게 나이지지 않았다. 후반 17분 미드필더 알하이바리가 박스 밖으로 흘러 나온 공을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조현우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후반 19분 한국은 교체카드를 2장 더 사용했다. 이재성과 정승현을 불러 들이고, 조규성과 박용우를 투입했다. 센터백인 정승현이 빠지고 미드필더 박용우가 들어가면서 클린스만호는 다시 백4 전술로 돌아왔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황희찬이 정우영과 교체 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황희찬이 정우영과 교체 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 23분 선제골 주인공 라디프가 다시 한번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사우디 역습 상황에서 박스 밖에 있던 라디프는 먼 포스트를 향해 낮고 빠른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라디프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나면서 한국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후반 25분 황희찬이 전방으로 달려가는 조규성한테 침투 패스를 넣었으나, 조규성이 공을 잡기 전에 알카사르 골키퍼가 먼저 나와 공을 잡아내면서 슈팅 기회를 차단했다.

후반 33분 조현우가 빠른 판단으로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가 라디프 앞으로 향했는데, 라디프가 공을 소유하기 전에 조현우가 빠르게 나와 걷어내면서 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41분 한국의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가 알카사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설영우의 컷백 패스를 황인범이 몸을 날려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알카사르 골키퍼가 다리를 쭉 뻗어 막아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양팀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 골문에서 공중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양팀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 골문에서 공중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1분 뒤 한국은 이강인과 손흥민이 두 차례 연속으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 앞에서 진을 친 사우디 선수들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이후 이강인의 크로스를 받은 설영우의 헤더 슈팅도 알카사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전 정규시간이 모두 종료되고 후반 추가시간이 무려 10분이나 주어졌다. 추가시간 때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머리에 맞추는데 성공했지만, 골대를 맞으면서 좀처럼 한국의 동점골이 터지지 않았다.

또 황인범의 크로스를 황희찬이 몸을 날려 다이빙 헤더로 연결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번에도 알카사르 골키퍼가 막아내며 동점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황희찬이 이강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반대쪽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는데, 골대를 살짝 벗어나면서 한국 팬들이 탄식하게끔 만들었다.

경기 막판 계속 사우디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을 약 2분 정도 남겨두고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동점골 주인공은 다름 아닌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활약을 펼쳤던 조규성이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른쪽에서 날라온 크로스를 설영우가 머리로 받아 골문 앞으로 연결했다. 이 헤더 패스는 골키퍼 손과 수비 머리를 지나 조규성한테 향했고, 조규성이 헤더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로써 조별리그 3경기 동안 1골도 넣지 못해 많은 비난을 받았던 조규성은 16강에서 중요한 순간에 속죄포를 쏘는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 카타르 월드컵 때 2골을 터트렸던 그는 다시 한번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골맛을 보면서 좋은 기억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었으나 경기 종료까지 남은 2분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주자 사우디 팬들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지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조규성의 골이 터진 후 심판은 후반전 종료를 선언. 양 팀은 정규시간 내에 승자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 승부로 돌입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승부차기 들어간 양 팀…'조현우 2연속 선방' 클린스만호, 혈투 끝에 8강 진출 성공 

연장 전반 6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한국이 좋은 공격 장면을 연출했다. 이강인의 왼발 크로스를 박용우가 머리에 맞추는데 성공했지만 슈팅이 위로 크게 뜨면서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연장 전반 8분 이번엔 김민재가 헤더로 사우디 골문을 위협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노마크 상태에서 날린 헤더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알카사르 골키퍼가 쳐내는데 성공하면서 한국의 역전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김민재 헤더 슈팅이 나오기 전에 황희찬이 사우디 수비수 알볼라이히와 충돌해 눈길을 끌었다. 알볼라이히는 왼손으로 황희찬 목을 가격했는데, 심판은 구두 경고만 주고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연장 전반 10분 사우디가 좋은 득점 찬스를 날렸다. 압둘히미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후반전 교체로 들어온 레프트백 하산 카디쉬한테 향했는데, 카디쉬가 헛발질을 하면서 슈팅을 만들지 못했다.

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계속 사우디를 두드렸다. 연장 전반 8분 이강인의 크로스가 골대 앞에 있던 황희찬한테 전달됐고, 황희찬의 슈팅이 골대 위로 날아갔다. 이후 한국은 황인범을 빼고, 홍현석을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줬다.

연장 전반 15분과 추가시간 1분도 모두 종료되면서 양 팀은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연장 후반에 돌입했다.

연장 후반이 시작된지 1분도 안 돼서 동점골 주인공 조규성이 슈팅으로 사우디 골문을 위협했다. 역습 상황에서 조규성은 먼 포스트를 노리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는데, 슈팅이 골대 밖으로 향하면서 사우디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연장 후반 3분 한국은 절호의 역전골 기회를 놓쳤다. 한국의 역습 상황 때 황희찬한테 향한 침투 패스를 알카사르 골키퍼가 건드리는데 성공했지만 공이 조규성 앞으로 흘렀다. 이때 조규성은 직접 슈팅을 택하기 보다 옆에 있던 홍현석에게 넘겨줬는데, 홍현석도 슈팅이 아닌 패스를 택했다. 결국 손흥민이 슈팅으로 마무리했으나 굴절되면서 좋은 골 찬스가 무산됐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연장 후반 사우디 골키퍼 아흐메드 알카사르가 침대축구를 시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연장 후반 사우디 골키퍼 아흐메드 알카사르가 침대축구를 시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장 후반 9분 이강인이 상대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후반전에 김영권에 이어 또 한 명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으며 대회 기간 중 카드를 받은 태극전사가 10명으로 늘어났다. 

경고를 받고 1분 뒤, 이강인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노렸지만 알카사르 골키퍼가 다시 한번 환상적인 선방을 보여주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 한국은 김민재를 빼고 수비수 박진섭을 투입했다.

연장 후반 추기시간은 3분 주어졌다. 추가시간 종료까지 30초 남겨두고 역습 상황에서서 라디프의 슈팅을 조현우가 선방하면서 극장골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양 팀은 연장전까지 포함해 120분 동안 싸웠지만 승자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이강인이 경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이강인이 경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승부차기는 사우디부터 시작했다. 사우디 1번 키커 칸노의 슈팅은 깔끔하게 골망을 갈랐다. 조현우가 슈팅 방향을 읽었지만 슈팅이 골대 구석으로 향하면서 막지 못했다. 뒤이어 한국 1번 키커는 주장 손흥민이 나섰고, 손흥민도 시원하게 킥을 성공시켰다.

사우디 2번 키커 압둘하미드와 한국 2번 키커 김영권 모두 나란히 킥을 성공했다. 그러니 사우디 3번 키커 사미 알나헤이 슈팅을 조현우가 선방해내면서 한국이 승리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그리고 한국 3번 키커 조규성이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뒤이어 4번 키커 압둘라흐만 가리브도 조현우 선방에 막혀 킥에 실패했다. 이제 한국은 4번 키커가 킥을 성공시키면 승리가 확정된다. 4번 키커로 나선 건 황희찬이 이후 킥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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