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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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웃는 자가 1류' 레알 크로스, 사우디 관중 야유에도→"즐거운 경기였다" 미소

기사입력 2024.01.11 16:15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다'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는 역시 일류였다. 관중들의 성난 야유를 가볍게 웃어넘기는 여유로운 태도로 팀을 결승전에 올려놨다.

레알은 1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위치한 KSU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23-24시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준결승전에서 도합 8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5-3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스페인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라이벌 관계답게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정규시간에만 양 팀이 3골씩 주고 받으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승리의 여신은 레알 편이었다. 연장전에서 호셀루, 브라임 디아스의 골이 터지면서 레알이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먼저 앞서나간 팀은 아틀레티코였다. 전반 5분 사무엘 리누가 박스 왼쪽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슛을 시도했고, 레알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쳐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앙투안 그리즈만의 크로스를 마리오 에르모소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레알이 균형을 맞췄다. 전반 19분 주드 벨링엄으로부터 시작된 코너킥에서 안토니오 뤼디거가 헤더로 아틀레티코 골망을 갈랐다. 내친김에 역전까지 성공했다. 전반 29분 다니 카르바할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페를랑 멘디가 방향만 살짝 바꿔놓는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아틀레티코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37분 수비 2명을 벗겨내는 움직임으로 슈팅 각도를 만든 뒤 오른발로 마무리지었다.

후반에도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로드리고 리켈메의 크로스가 뤼디거 몸에 맞고 골문으로 향했다. 케파가 공을 쳐내기 위해 쫓아갔지만 공은 골라인을 넘어간 후였다.

레알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39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일대일 기회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얀 오블락 골키퍼에게 막히자 벨링엄이 재차 슈팅을 시도했고, 수비가 막아낸 공을 카르바할이 달려들어 골문 상단에 찔러넣었다.

승부는 연장 후반에 갈렸다. 교체 투입된 레알 공격수 호셀루가 카르바할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어 연장 후반 추가시간 오블락 골키퍼까지 참여한 아틀레티코의 마지막 코너킥을 레알이 막아내고 역습에 나섰다. 디아스가 오블락보다 먼저 골문 앞에 도달해 빈 골대 안으로 밀어넣었다. 레알의 5-3 승리였다.



레알의 승리에는 베테랑 미드필더 크로스의 공이 컸다.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크로스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연장전까지 53분을 뛰면서 결정적 기회 창출 1회를 기록했다. 특히 패스 76개를 시도해 72개를 성공시키면서 성공률 95%를 기록했다. '패스 마스터', '교수님'이라는 별명답게 중원을 지배했다.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높았다. 볼 경합 6회 중 4회를 승리했고, 태클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34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변함없는 클래스를 뽐냈다.

이날 사우디 관중들의 거센 야유 속에서도 이뤄낸 놀라운 경기력이었다. 경기 전 크로스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 되면서 사우디 축구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크로스는 지난해 9월 라리가 대표 유망주 가브리 베이가의 사우디 이적에 대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이 커리어 말년을 보내는 선수들이 사우디로 가는 건 좋다. 하지만 유럽 최고의 팀에서 경쟁해야 하는 전성기의 선수들이 이런 결정을 하기 시작한다면 조금 어려워진다. 축구에 대한 야망? 결국은 돈 때문에 이적하는 것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소신발언 했다.

이어 "축구와 반대되는 결정이다. 난 사우디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난 유럽에서 뛰는 게 행복하고, 사우디에서 뛰는 내 모습은 절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사우디행 루머 역시 단번에 일축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날 경기장을 찾은 사우디 관중들은 크로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거센 야유를 보내며 흔들었다. 하지만 크로스는 일류였다. 힘든 상황에서도 오히려 웃어넘기는 여유로운 태도로 월드클래스 미드필더의 품격을 보여줬다.

경기 후에도 개인 SNS에 하트 눈 이모티콘과 함께 "정말 재밌는 경기였다. 관중들은 놀라웠다"라며 관중들의 야유가 오히려 즐거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결승에 진출한 레알은 통산 1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12일 예정된 바르셀로나-오사수나 경기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사진=연합뉴스, 크로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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