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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결승골+이강인 퇴장…한국, 이라크와 평가전 1-0 승리 [A매치 리뷰]

기사입력 2024.01.07 00:19 / 기사수정 2024.01.07 00:28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크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최종 리허설인 이라크와의 친선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뉴욕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이재성의 선제골을 잘 지켜 한 골 차 승리를 챙겼다.

클린스만호는 이날 승리로 A매치 6연승을 질주했다. 지난해 9월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1-0으로 이겨 첫 승을 챙긴 클린스만호는 이어진 10월 국내 A매치에서 튀니지를 4-0, 베트남을 6-0으로 대파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2차전에선 싱가포르(홈)와 중국(원정)을 각각 5-0, 3-0으로 완파했다. 그리고 이날 이라크까지 잡아내면서 A매치 6연승을 찍고 전장인 카타르에 입성하게 됐다. 6연승 거두는 동안 20득점 무실점을 기록했다. 무실점 행진은 사우디아라비아전 직전에 열린 웨일스와의 평가전까지 합쳐 7경기 연속이다.

FIFA랭킹 63위로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우승팀인 이라크는 최근 아시아 국가와의 A매치에서 14경기 9승 5무를 기록했으나 15번째 경기에서 강팀 한국을 맞아 패배를 맛봤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4-2-3-1 전형을 채택한 가운데 공격진에서 대거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한국은 김승규 골키퍼를 비롯해 이기제, 정승현, 김영권, 설영우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에 박용우와 황인범이 볼란테로 섰다. 2선은 이재성과 홍현석, 정우영으로 짜여졌다. 최전방은 오현규가 맡았다.

통상 클린스만호를 얘기할 때 주전 5총사로 꼽히는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조규성, 이강인이 모두 선발에서 빠졌다. 대신 홍현석, 정우영, 오현규 등 젊은 선수들이 공격 라인에 섰다. 베테랑 김영권이 김민재 대신 정승현과 센터백 콤비를 이루는 것도 눈에 띄었다.

최근 수개월간 소속팀 수원 삼성에서 경기를 뛰지 못해 엔트리 발탁 때 논란이 됐던 이기제도 이날 왼쪽 수비수를 맡아 선발로 나섰다.

소속팀에서 강행군을 소화한 주전급 선수들을 쉬게 하면서 후반전 출전을 모색하려는 클린스만의 구상으로 여겨졌다. 아울러 시즌 종료 뒤 한 달간 실전을 뛰지 못한 K리그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쌓아올리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였다.



이라크는 잘랄 하산 골키퍼를 비롯해 메르카스 도스키, 알리 아드난, 사드 나티크, 후세인 알리가 수비를 맡는다. 오사마 라시드, 아미르 알 아마리가 중원을 맡았고 2선은 이브라힘 바예시, 알리 자심, 몬타데르 마제드, 최전방에 모하나드 알리가 공격에 나선다. 이라크는 스웨덴, 독일 등 유럽에서 태어난 교포 출신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다.

전력 면에서 한국이 한 수 위인 것은 확실하지만 초반 주도권을 잡은 팀은 이라크였다.

한국은 전반 2분 실점할 뻔했다. 후방 침투패스를 바예시가 잡은 뒤 정승현을 순간 스피드로 제쳐 김승규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일대일 찬스를 허용한 것이다. 다행히 김승규가 먼저 나와 쳐내면서 실점을 면했다. 이라크가 만만한 전력이 아니라는 게 킥오프하자마자 드러났다.

이후 한국은 전열을 서서히 정비하면서 앞선에서부터의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라크도 한국의 전방 압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격을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다. 태극전사들은 하프라인 부근에선 반칙도 불사하면서 이라크의 기를 꺾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은 드리블과 돌파가 좋은 바예시에 뚫리면서 고전했다. 결국 전반 14분 아크 정면 먼 곳에서 프리킥 찬스를 내줬다. 아티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김승규가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전반 16분엔 이기제가 스로인을 했는데 곧바로 볼을 빼앗겨 코너킥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1분 뒤엔 주전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황인범이 그라운드에 누워 허리를 만져 클린스만호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한국도 조금씩 기운을 찾았다. 후반 19분 공격 가담한 설영우의 페널티지역 오른쪽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득점왕 정우영이 헤더슛으로 연결한 것이다. 슛의 세기가 약해 위협적이진 않았으나 일단 콤비플레이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한국은 4분 뒤에도 비슷한 패턴으로 슛을 만들어냈다. 이번엔 왼쪽 측면에서 이기제가 깊숙한 크로스를 올렸고 오현구가 오른발에 공을 맞힌 것이다.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이라크 수비라인을 조금씩 무너트리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 이어졌다.

이라크는 후반 26분 오른쪽 측면 프리킥을 알 아마리가 찼으나 길어서 김승규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 역시 후반 27분 측면에서의 패턴 플레이 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가 오른발로 슛을 했으나 높게 뜨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전이 끝나기 전 기어코 선제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패턴 플레이를 펼치던 한국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흘러나온 볼을 받은 이재성이 벼락 같은 왼발 슛을 날려 상대 골망을 출렁였다.

상대 골키퍼도 고개를 흔들 만큼 통렬한 왼발 슛이었다. 이재성은 지난 2021년 11월16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라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한 뒤 781일 만에 다시 이라크를 상대로 A매치 골맛을 봤다.



한국은 1분 뒤 자심에 노마크 찬스를 내줬으나 왼발 슛이 오른쪽 골대 바깥으로 흐르면서 1-0 리드를 지켰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에서 이재성이 첫 골이 터질 때와 비슷한 지점에서 왼발 슛을 시도했으나 세기가 약했다. 이 슛을 끝으로 한국은 공격을 마무리하며 후반전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은 전반전에서 볼점유율 55%를 기록했다. 슈팅 수는 8-3으로 앞섰으며 유효슈팅도 4-2로 2배 많았다. 코너킥은 이라크만 3개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줄기차게 공격 빈도를 늘리면서 오프사이드를 3개 기록했다.

후반전이 되자 클린스만은 유럽파들을 대거 집어넣으며 본고사 점검에 더욱 열을 올렸다. 터치라인에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이강인, 조규성 등 핵심 5총사를 줄줄이 투입했다. 이들 모두 터치라인에 나린히 서더니 그라운드에 일제히 뛰어들었다. 이라크 역시 선수들을 대거 바꿨다.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조규성의 묵직한 슛으로 몸을 풀었다. 이어 후반 9분엔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나갔다.

이후 잠잠하던 한국은 후반 21분 이강인의 침투 패스가 전방에 배달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강인은 하프라인 근처꺼지 내려오더니 한 번에 왼발 낮은 패스를 전방에 길게 찔러넣었다. 이를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받아 돌파하다가 상대 골키퍼에 걸려 넘어지는 듯 했으나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손흥민이 항의했으나 주심은 자신의 판단을 유지했다. 석연 찮은 판정이었지만 이강인의 엄청난 침투패스를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한국은 후반 17분 이번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을 터트리며 A급 공격수로 거듭난 황희찬이 상대 태클에 쓰러져 넘어지는 가슴철렁한 순간을 맞았다. 황희찬은 고통을 호소했으나 이내 일어나 제 플레이를 속개했다.

후반 28분엔 이기제가 깊숙한 중거리 패스를 조규성에 배달했으나 조규성의 볼터치가 매끄럽지 않아 추가골 찬스를 놓쳤다. 이후엔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깊숙한 곳까지 침투, 컷백 패스를 내줘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줬으나 황인범의 슛이 어느 새 들어온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나와 땅을 쳤다.

후반 41분엔 이강인과 상대 교체멤버 아흐메드 야히야가 충돌, 이강인이 경고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는 일이 일어났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강인이 볼을 잡아 돌파하려고 할 때 야히야가 달라붙어서 수비하다가 다툰 것이다. 이 때 둘이 격렬하게 다퉜고, 야히야가 머리로 이강인을 들이받았으나 심판은 둘에게 나란히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국 이강인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조치를 받았다. 야히야는 계속 뛰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에 다소 석연 찮은 판정이 몇 차례 나왔는데 야히야에게 옐로카드로 끝난 것은 상당히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한국은 이강인이 빠지면서 손흥민이 이강인 빈 자리를 매우는 4-4-1 포메이션으로 바뀌었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이라크가 좀 더 공격 비중을 늘렸으나 스코어는 변하지 않아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전후반 합쳐 볼점유율 60%를 기록했다. 슈팅 수는 14-6으로 앞섰으며 유효슈팅은 6-4로 조금 앞섰다. 코너킥은 후반에 한국이 많이 따내 5-5로 같았다. 오프사이드는 4-2로 한국이 2개 더 많았다. 반칙은 한국이 12개, 이라크가 7개를 범했다. 경고는 나란히 2개씩 나왔는데 한국은 이강인이 2개를 전부 받으면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국은 아부다비에서 훈련을 더 하다가 오는 10일 카타르에 입성한다.

조별리그 E조에 속한 한국은 바레인(1월 15일),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대회 목표는 우승이다. 1956년 초대 대회, 1960년 제2회 대회 연속 우승한 한국은 이후 정상 제패한 적이 없다. 64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한국은 지난 1956년 홍콩에서 열린 초대 대회, 1960년 한국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했으나 이후 64년간 '아시아의 맹주'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단 한 번도 아시안컵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1988년 카타르 대회와 2015년 호주 대회에선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에 결승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렸다. 2000년 레바논 대회, 2007년 동남아 4개국이 공동개최한 대회,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선 각각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일본에 패한 뒤 3~4위전으로 밀려 3위에 머물렀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9년 UAE 대회에선 우승을 목표로 당차게 도전했으나 8강에서 카타르에 한 방을 얻어맞고 무릎을 꿇어 씁쓸히 귀국했다. 1992년 일본 대회에선 예선에 실업 선발을 내보냈다가 태국에 패하고 본선에도 오르지 못한 굴욕을 당했다. 1996년 UAE 대회 8강 이란전에서 상대 간판 스트라이커 알리 다에이에 4골을 내주며 2-6으로 참패한 기억도 있다. 좋은 기억이 그렇게 많지 않다. 매번 참가할 때마다 우승을 기치로 내걸고 도전했으나 도중 탈락 혹은 준결승 및 결승에서의 패배로 금의환향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엔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화려한 진용을 갖추고 있어 충분히 우승을 노릴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으로 이뤄진 2선이 전세계 어느 대표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고, 세계적인 수비수로 올라선 김민재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축구계 인사들은 독일을 적지에서 4-1로 대파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일본과의 결승 격돌을 예상하기도 한다.

실제 한국과 일본 양국이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한 뒤 토너먼트에서 계속 승리하면 결승에서 만난다. 일본은 지난 1일 홈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국내파와 해외파가 섞어 뛴 가운데 태국과의 평가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의 한판 승부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핵심 멤버가 깔린 한국의 수준 높은 선수단을 믿었다. 클린스만은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있어 한국 팬들에게 뿌듯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를 뒀다. 이탈리아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은 김민재를 뒀다. 이탈리아에서 많은 성장을 했고 리더로써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우리는 아주 강한 미드필더를 뒀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이 공격진에 포진했다. 이강인은 어린 재능으로 이제 꽃을 피웠다. 이재성도 베테랑으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런 선수들을 포함한 26명의 선수가 있어 우리가 아시안컵 유력 우승 후보라고 본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은 예상대로 E조 1위를 차지할 경우, D조 2위와 16강에서 만나는데 이번에 평가전을 치른 이라크와 격돌한 가능성이 높다. 이어 8강에 오르면 중동의 강호 이란 혹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와 붙을 수 있다. 준결승에선 카타르나 우즈베키스탄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에서나 만날 전망이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GK : 김승규(알 샤바브) ,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

DF : 김영권(울산) ,김민재(뮌헨), 정승현(울산),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퍼드), 설영우, 김태환(이상 울산), 이기제(수원), 김진수(전북)

MF : 박용우(알 아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순민(광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PSG),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 양현준(셀틱)

FW :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편성

A조=카타르, 중국, 타지키스탄, 레바논

B조=호주,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인도

C조=이란, 아랍에미리트연합, 홍콩, 팔레스타인

D조=일본, 인도네시아, 이라크, 베트남

E조=한국,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

F조=사우디아라비아, 태국, 키르기스, 오만


사진=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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